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6/23)
작성자이철희 쪽지 캡슐 작성일2004-06-22 조회수1,145 추천수3 반대(0) 신고
 

연중 제 12 주간 수요일 - 짝수 해

              2열왕기 22,8-13; 23,1-3             마태 7,15-20

      2004. 6. 23.  퇴계원

주제 :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

세상살이에서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여러 가지입니다.  다른 사람에게서 받은 감사의 마음자세일 수도 있고, 내가 빌려주고 베풀어준 돈이나 선행일 수도 있습니다.  이 소리를 듣는 순간 내 기억에 무엇이 먼저 떠올리느냐에 따라 나의 지난 삶을 돌이키면서 웃음을 지을 수도 있고, 새삼스레 다른 사람에게 받지 못한 특별한 것을 떠올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받을 것을 더 많이 기억하는 사람의 삶은 힘겹다는 것입니다.


받을 것을 기억한다는 것은 내가 지난날이나 지난 시간에 선행을 많이 했다는 좋은 징표일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한번 베풀고 지난 선행이 아니라 내가 한 행동을 자꾸만 되새기는 것이라면 분명 권장할 만한 방법은 아닐 것입니다.  그런 사람이 없다는 것은 아니지만, 내가 그 행동을 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나는 ‘미래를 바라보는 사람이 아니라 과거에 붙잡혀 사는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과거에 붙잡혀 사는 사람을 지난 과거를 효과적으로 이용하지 못하는 사람일 것입니다.


오늘 독서는 지금부터 2600년 전 쯤에 있었던 요시야 임금의 개혁을 알려줍니다.  요즘 우리나라도 법제도 정비와 그것의 주도권 때문에 국회의원들이 서로 싸우고 있습니다만, 애석하게도 그렇게 싸우는 사람들에게도 월급은 나갑니다.  엊그제 신문에 보니, 그렇게 싸우는 국회의원 한 사람 한 사람에게 850만원의 월급이 나간다고 하는 기사를 봤습니다.  물론 우리가 사용하는 온갖 물건에 붙어있는 세금으로 만들어지는 돈입니다.  이들이 돈을 그렇게 받고 명예를 찾으면서도 올바른 행동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면서 참 갑갑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허물어졌던 성전을 수리하는 과정에서 찾은 하느님의 뜻이 담긴 율법을 발견하자 요시야 임금은 개혁을 선언합니다.  누구의 비위를 맞추기 위한 것도 아니고, 누구의 좋은 평가를 기대하면서 한 행동도 아니었습니다.  하느님의 뜻을 들으면서 그 뜻에서 멀리 지냈던 삶을 돌이켜보고 겉으로 드러나는 명예와 권력의 옷을 찢으며 새로운 다짐을 봉헌합니다.  하지만 습관의 동물이었던 사람들은 자신의 행동을 진정으로 고치지 않습니다.  요시야 임금이 이러한 개혁을 선언했지만 결국 마음이 온전히 바뀌지 못한 유다국가는 그로부터 24년이 지난 다음에 역사의 무대에서 퇴장합니다.


복음에 나오는 이야기를 근거로 말을 한다면, 자기들에게 솔깃한 말만 해주는 거짓 예언자들을 따랐다는 것이고, 겉으로 드러나는 잠시의 일에만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는 말이 될 것입니다.  세상 삶에서 옳고 그른 사람은 몇 마디의 말로 드러나는 것이 아니라 일관된 행동으로 드러난다는 것을 알아들어야 할 것입니다.  그것이 자신과 다른 사람의 삶을 슬프게 만들지 않는 방법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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