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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하느님이 알아주시는 삶"(6/24)
작성자이철희 쪽지 캡슐 작성일2004-06-24 조회수1,154 추천수3 반대(0) 신고
 

세례자 요한 탄생 대축일 [0624]

              이사야 49,1-6        사도 13,22-26        루가 1,57-66.80

      2004. 6. 24. (목)

                                   주제 : 하느님이 알아주시는 삶

우리는 세상을 살면서 많은 일을 내 힘으로 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렇게 움직입니다.  그 생각과 판단대로 일이 진행되면 다행이지만 사람의 생각대로 진행되지 않는 일을 만나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입니다.  그런 일을 겪는 사람에게 충고할 수 있는 몇 마디의 말은 ‘분수를 알고 그 분수를 지키고 사는 일이 필요하다’는 것인데, 그것이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닙니다.


경쟁의 세계로 들어선 듯 한 세상, 서로 많이 배우고 남보다 조금 더 가지려고 애쓰는 세상에서 신앙인의 가르침을 기억하여 분수를 알고 그 분수에 맞게 산다는 것은 왠지 모르게 손해 보는 듯하고, 왠지 모르게 남보다 뒤처지는 생활이라고 여기기 쉽기에, 때로는 그렇게 사는 것이 좋고 편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우리는 만사를 제쳐놓고 경쟁의 세계로 뛰어듭니다.


오늘은 세례자 요한의 축일입니다.  예수님에게서는 ‘여자의 몸에서 태어난 사람 중에 가장 위대한 사람’이라는 칭송을 받았던 요한이었지만, 그의 탄생을 전하는 배경 이야기는 그다지 기쁜 모습은 아닙니다.  그가 태어날 때 아버지 즈가리야는 말을 하지 못하던 사람이었기에 칠판에 글씨를 씀으로 해서 자신이 범한 과거의 잘못을 인정하고 벗어난 사람이었습니다.  사람이 자기 맘대로 살기는 쉬워도 바라는 결실을 얻고 싶다면 항상 자기 생각만을 앞세워서는 곤란한 일입니다.  세상의 일이라는 것이 혼자만 잘한다고 만사가 일사천리로 형통한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세상에 태어나 하는 일은 참 많습니다.  굳이 어떤 것이라고 손꼽지 않아도 잘 아는 일입니다.  의식주에 관련된 것이라고 쉽게 정리할 수는 있어도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일의 종류는 무척이나 많습니다.  오늘 기억하는 세례자 요한처럼 인간의 입장에서는 별 볼일 없는 사람이 될 수도 있고 자기 착각과 연민에 빠져서 세상의 모든 일에 다 관심을 가져야 속이 시원하다는 ‘구세주 콤플렉스’를 갖고 살 수도 있습니다. 


하느님이 알아주시는 삶은 세상의 입장에서 보면 그다지 눈에 띄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왜 그런지는 함부로 말할 수 없지만, 하느님이 행동하시는 삶의 방식은 사람들의 기대와는 흔히 다르게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기억하는 세례자 요한의 삶에 관해서 우리가 알아듣는다면 그가 어떤 삶을 보냈는지, 그러면서도 사람들 앞에 드러난 자신의 삶에 대해서 후회하는 마음을 갖지는 않았다는 것을 배울 수 있었으면 합니다.


세례자 요한은 지는 별이었고, 그의 선포로 준비되었던 예수님은 떠오르는 별이었습니다.  우리가 각자의 삶을 사랑하는 일은 좋은 것이지만, 그 삶이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는 것이 되어야 좀 더 만족할 수 있게 된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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