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십대는 사회의 허리입니다

컴퓨터를 하지 못하고 영어도 못하고 기능적인 면에서 후진적이라 하더라도
사십대의 허리가 없으면 사회는 움직여지지 않습니다

계산기를 가지고, 혹은 컴퓨터를 가지고 사는 세대는 일종의 장애자들입니다
그런 기구가 없을 때 그 세대들이 보이는 불안장애를 보신 적이 없으시지요?
기계에 의존하는 것과 의료보조기구에 의존하는 것은 유사한 모습입니다

그러나 사십대는 거의 모든 것을 손으로 만들어낼 줄 아는 세대입니다
그만큼 몸에 축적된 정보가 많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사십대를 사회의 허리라고 합니다

사십대는 인생의 상담자 역할을 할 수 있는 세대입니다
삼십대 이하는 인생의 연륜이 짧습니다
상담계에서는 젊은 사람들에 대해서 그리 기대를 걸지 않습니다

우리나라의 사십대를 두고 외국의 어떤 상담가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한국의 사십대는 참으로 대단하다

그들은 일제시대 육이오를 겪은 기성세대의 마음을 알고
본인들은 배고픔과 권력의 비정함을 온몸으로 체험하였으며
다른 나라에서는 몇 백년에 한 번 일어 날까말까한 역사적인 체험들을
짧은 인생 안에서 여러 차례 겪는 학습을 하였다
그래서 그들은 삶이 무엇인지를 아는 사람들 같다고 말입니다

내가 겪은 역사적인 사건들,
주산과 컴의 갈등기와 같은 과도기를 살아낸 사람들은
생각의 폭이 넓습니다

그래서 사십대는 누구나 상담가로서의 기본적인 자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자기 자질을 얼마나 보는가,
얼마나 개발하는가 하는 것이 문제이지요
나는 그냥 아무 쓸모 없는 존재야 한다면
길거리를 지나가는 의미 없는 아줌마로 인생을 마감하는 일만 남아있을 뿐...

선택하십시오
사회의 허리로, 이 땅의 공동체가 살아나도록 내 인생을 잘 쓸 것이냐,
사회에서 소용없다고 버리는 그런 휴지조각 같은 인생으로
끝낼 것이냐는 선택의 문제입니다
선택을 하시고 나면 쓸모가 있도록 노력을 하셔야지요

-도반신부님 강론집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