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

베드로가 주님께 묻습니다
다른 사람이 잘못을 저지를 경우 몇 번을 용서해주어야 하는지...
일곱 번이면 되겠습니까, 주님?

이 말은 베드로 자신이 다른 사람을 일곱 번씩이나 용서하고 있다는

일종의 자랑이었지요
베드로는 스승의 칭찬을 듣고 싶어서 그런 이야기를 한 것입니다
사실 베드로의 행동은 칭찬을 들을만합니다

보통 사람들은 다른 사람이 나에게 잘못을 저질렀을 때

그렇게 용서하기가 어려운 법입니다
여러분은 누군가 여러분에게 잘못했을 경우 몇 번이나 용서합니까?

삼세번이라는 말이 있는데 일곱 번이면 아주 많이 용서한 것이지요
그런데 예수께서는 베드로를 칭찬하시기는커녕
오히려 일곱 번씩 일흔 번이라도 용서하라고 하십니다

왜 이렇게 무리한 요구를 하신 걸까요?
용서는 남을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신을 위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사람을 용서하지 않을 때의 마음속 감정은 어떤 것인가?

분노입니다
이 분노라는 것은 사람의 마음을 흐트려 놓을 뿐만 아니라
분노하는 사람은 자신의 인생을 살지 못합니다

여러분이 어떤 사람 때문에 화가 났던 때를 기억해보십시오
머릿속에 들어찬 생각이 무엇이었습니까?
여러분 자신의 인생이었습니까?
아닙니다

분노하는 동안 나는 내 건강, 내 인생을 낭비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께서는 자기 자신을 위하여
일곱 번씩 일흔 번이라도 용서하는 마음을 가지라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도반신부님 강론집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