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세상의 모습"(7/2)
작성자이철희 쪽지 캡슐 작성일2004-07-01 조회수1,163 추천수5 반대(0) 신고
 

연중 제 13 주간 금요일 - 짝수 해

               아모스 8,4-6.9-12    마태 9,9-13

       2004. 7. 2. 퇴계원

주제 : 세상의 모습

우리가 살면서 세상의 모습을 보고 실망하는 일은 아주 쉬운 일입니다.  지난 국회의원 선거를 통하여 뭔가 새로운 일을 하리라는 기대를 갖고 국회위원들을 뽑았더니 그들이 하는 일이라는 것이 옛날 사람들과 하나도 다르지 않다는 것도 실망하기 좋은 일입니다.  이라크에 군인들을 보내겠다고 결정해놓고 국민의 반대에 부딪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딱한 정치가들을 보면 그것 역시도 실망하기 좋은 일입니다.  실망할 줄 알면서 일을 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겠습니까마는 ‘밥그릇 챙기는 일’과 관련된 일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그렇게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면서 우리가 세상이 어찌하여 이렇게 됐느냐고 묻는다면, 그 질문에 대답해줄 사람은 누가 있을까요?  나는 그런 문제가 생기는 데에 조금도 협력하지 않았다고 말하기 쉬운 것이 사람들이 입을 열면 하는 소리라는 것은 쉽게 알 수 있는 일입니다.


어제는 ‘투모로우’라는 제목의 영화를 봤습니다.  새로울 것 없는 내용이었지만, 끝부분에 대통령으로 나오는 사람이 한다는 연설의 내용은 이랬습니다.  자연이 갑작스레 우리를 위협하고 빙하기가 잠시 몇 주간 동안 휩쓸고 지나간 것은 우리가 한 잘못 때문에 생긴 일이라는 고백이었습니다.  말로 몇 마디 한다고 해서 지난 순간들의 일들을 모두 돌이키는 것은 아닙니다만, 그 영화를 보면서 떠올랐던 생각의 하나는 ‘호미로 막을 수 있는 일은 시간이 가기 전에 빨리 호미를 들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아모스 예언자는 정의를 설파한 분이라고 어제 말씀드렸습니다.  새로운 사실은 아닙니다.  하지만 우리는 성서의 말씀을 들으면서 그것이 나의 생활과는 관련이 없는 ‘과거에 일어난 이야기의 한 가지’라는 생각을 쉽게 합니다.  역사는 돌고 돈다는 지혜를 배우지 못한 사람들의 행동일 것이며, 미래의 삶을 위하여 과거에서 배울 것은 아무 것도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일 것입니다.  아모스 예언자가 비판하던 시대는 지금부터 2800년 전의 세상입니다.  그러나 요즘 일어나는 일들이 그 오랜 옛날의 상황과 별로 다르지 않다는 것은 조금만 돌이켜보면 쉽사리 아는 일입니다.  이렇게 제가 말한다고 해서 세상이 갑자기 바뀌는 것은 아니지만 그런 일들을 우리는 역사에서 배우면서도 그렇게 얻은 지혜를 내 삶으로 만들지 못하는 어리석음을 범합니다.


세상의 변화는 비판과 비난으로 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내가 그 와중(渦中)에 서 있는 사람이라면 뭔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지금 답답하게 여기는 현상을 내가 만들지 않았다고 큰소리치는 것만으로는 일이 조금도 달라지지 않습니다.  그런 일은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아주 쉬운 일입니다.  그러나 세상의 변화는 호미로 막을 수 있는 일이라는 판단을 했을 때, 재빨리 호미를 드는 사람에 의하여 시작된다는 것을 알아야 할 일입니다.  예수님이 오셔서 우리 삶에 남기신 흔적을 깨닫는 일이 중요할 것이고, 그것을 알아듣고 실천에 옮기는 일도 중요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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