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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샤를르 드 푸꼬의 울타리
작성자정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4-07-02 조회수1,127 추천수3 반대(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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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 앞에서

모든 인간은 동등하다.

즉 천부적 인권성은

인간에 있어

그 어떤 상황에서도 보장받는 최소한의 바탕이다.

그것은 하느님께서 그를

명확히 보증해 주고 계신 까닭이다.

우리의 인권은 진정

하느님께서 보증해 주시는 것이다.



인권은 어떤 의미에서

일용할 양식과도 같은,

최소한의 생존조건이 된다.

그분 앞에서

인간은 누구나 다 똑같이

귀하고 가치 있는 존재이다.

따라서 인간이라면

누구나 ’반(半) 세겔’(출애 30,15)을 바쳐야 할 의무가 있고,

동시에

누구나 ’한 데나리온’(마태 20,10)을 받아야 할 권리가 있다.

즉 하느님과의 친교는

누구에게나 개방되어 있고

모두가 다 가능하다는 이야기이다.

그뿐 아니라

그분으로부터의 은총도

누구에게나 똑같이 온다(마태 5,45)는 의미이다.



단지 인간 개개인 응답 여하와 정도에 따라

그 드러나는 결과의 차이는

’달란트의 비유’에서 볼 수 있듯 분명 있지만,

구원의 보편성은

결코 부인할 수 없는 진리이다.



더 나아가

참으로 어느 누구도 소외됨 없이 더불어 살 수 있는 참 공동체는

'한 사람이라도 더 참여시켜 함께 하려는

자모적 마음'의 바탕 위에서만 이뤄질 수 있다.

값싼 동정이나 시혜가 아니라

가난한 이들 모두가 힘에 겹지 않을 만큼(레위 27,8)

떳떳이 사회 속에 참여시켜 통합할 수 있는,

참으로 있으나 마나 한

샤를르 드 푸꼬의 사막울타리와 비슷한

최소한의 동참조건만을 그 공동체가 지니고서,

그들이 상대적 빈곤감이나 소외의식에 젖지 않고

힘이 없으면 힘이 없는 대로

존재적 삶을 능력껏 온전하게 떳떳이 살 수 있도록

자상한 배려를 하는 공동체야말로 복지공동체이다.



결국 한 사람이라도 내치지 않고 끌어들이려는

공동체의식이야말로

복지공동체의 근본조건이 된다는 의미이다.



교회가 진실로 말그대로 ’모든 이의 성지’라면

모든 이에게 동등하게 한 데나리온이 주어지도록 되어야 할 것이며

참으로 누구일지라도 그 울타리 속에 기꺼이 동참할 수 있도록

기본적인 바탕이 온전히 배려되어 있어야 할 것이다.



공동체의 울타리가

언제라도 누구일지라도 꺼리낌없이 드나들 수 있었던

샤를르 드 푸꼬의 사막울타리처럼

친교의 통로가 되지 않고

그것이 기껏 구별의 벽으로만 된다면

결국 그 공동체는

무덤과 같은 폐쇄적 집단 ’게토’가 되고 말 것이다.



사실 가장 고요한 곳은 무덤이다.



= 다음 카페 어둠 속에 갇힌 불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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