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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신앙인의 삶에 대한 반성"(7/4)
작성자이철희 쪽지 캡슐 작성일2004-07-03 조회수1,093 추천수4 반대(0) 신고
 

성 안드레아 김대건 사제 순교자 대축일

(7월5일은 1925년 79위 시복일)

              2역대 24,18-22       로마 5,1-5      마태 10,17-22

      2004. 7. 4. (주일). 퇴계원

주제 : 신앙인의 삶에 대한 반성!

찬미 예수님!

오늘은 무더운 여름 7월에 들어선 첫 번째 주일입니다.  (비가 오는 관계로) 밖의 기온은 그다지 오르지는 않았습니다만, 7월이라는 소리만 들으면 자동적으로 높은 기온과 휴가를 생각할 시기가 됐습니다.  또한 주 5일 근무제의 시행에 따라 신앙생활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올 것이라 생각합니다.  훗날 걱정을 미리 앞당겨서 할 필요는 없지만, 준비할 내용은 분명 있을 것입니다.


오늘은 이 땅에서 태어나 처음으로 사제로서 삶을 살았던 ‘김대건 안드레아’를 기억하는 날입니다.  본래 기념일은 내일이지만, 7월 5일이 김대건 사제 개인과 특별한 관련이 있는 날은 아닙니다.  순교하신 날도 아니고, 탄생한 날도 아닙니다.  이 날은 79년 전, 교황 비오 11세께서 이 땅에서 순교하신 79명의 순교자들을 복자로 선포한 날입니다.  물론 그 순교자들 가운데에는 사제로 살았던 김대건 안드레아가 포함돼 있습니다.


지난 금요일 7월 2일에는 서울교구의 사제서품식이 있었습니다.  모두 31명의 사제들이 탄생했습니다.  우리본당 소속은 대상자는 없었지만.  7100석이 넘는 공간(=시설안내 7185석)이 거의 채워진 곳에 우리본당 사람들은 성소후원회 위원 몇 명이 전부였습니다.  지난 주일에 제가 여러분에게 서품식에 관해서 말씀드렸지만, 제가 못 봤어도 다녀오신 분이나, 그 시간에 함께 기도하신 분은 있으시리라 믿습니다.


오늘 우리가 들은 첫 번째 독서는 하느님의 뜻을 전하던 사제 ‘즈가리야’가 백성들의 시기에 몰려 성전 마당에서 순교한 이야기를 전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 독서만 생각한다면 하느님에 정성을 앞세워 신앙을 이야기하는 것이 얼마나 큰 모험인지 짐작할 수 있는 일입니다.  그래서 신앙인들에게 말하는 사제들의 이야기는 재미없는 경고내용을 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요즘 사람들은 성당에 와서 미사가 재미없으니 나오고 싶지 않다는 소리를 자연스럽게 합니다.  그것이 무슨 의미인지 알고 하는 것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반복합니다만, 사람으로 살면서 하느님의 뜻을 알고 실천하는 일에는 ‘인간적인 흥미나 재미’가 끼어들 여지는 없습니다.  그래서 흔히들 하느님을 섬기는 경신례는 엄격하다는 소리를 합니다.  사제로 살아가는 저도 그것을 느끼기는 해도 여러분과 함께 봉헌하는 이 미사를 흥미 있고 즐거움이 넘치는 웃음의 잔치로 바꿀 수 있는 지혜는 아직 찾아내지 못했습니다.


하느님의 뜻을 알려주고 해석해주는 신앙에 근거한 소리에는 웃음이 함께할 공간은 없습니다.  애석한 일입니다.  그래서 신앙인인 사람들도 둘 중의 한 가지를 선택하게 됩니다.  때로는 무뚝뚝하고 딱딱한 신앙에서 새로운 결심을 하고 현실로 돌아가서 하느님의 뜻을 전하는 사람이 되기도 하고, 역대기 말씀에 나온 것처럼 부담스러운 소리를 하는 사제를 향하여 내던질 돌을 손에 드는 사람이 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신앙인으로 산다는 것은 분명 어려운 일입니다.  무늬만 신앙인으로 살고 복을 빌 때만 신앙인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현실에 닥쳐오는 위험을 감수하면서 실제로 신앙인으로 산다는 것은 매우 힘든 일입니다.  예수님도 말씀하십니다.  박해 때가 되면 주변의 사람들이 신앙인들을 곱게 대하지 않을 것이며, 그 신앙은 가족들 사이를 갈라놓을 수도 있고 그 신앙 때문에 서로 죽고 죽이는 결과를 만들 수도 있다고 말입니다.  이런 요소만 있다면 신앙인으로 살겠다고 말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인간의 현실을 넘는 다른 의미는 쉽사리 찾아낼 수 있는 간단한 일은 아닙니다.


오늘이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성인 개인과는 특별한 관계가 있는 날은 아닙니다.  하지만, 김대건 안드레아는 25살의 나이로 1846년에 순교하신 분입니다.  사제로 산 기간은 1년이 될까 말까 하지만 반드시 삶의 길이가 길어야만 훌륭한 본보기를 남기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 필요는 있습니다.  그 간단한 사실을 알게 된 우리가 다짐해야 할 것은 하느님의 뜻을 실천할 자세를 갖추는 일입니다.


로마인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바오로 사도는 ‘그리스도 예수님을 믿고 그분의 뜻을 실천하는 신앙인들이 세상에서 사는 자세가 어떠해야 하는지’를 알려줍니다.  하느님의 사랑을 힘입어 어려움 가운데서도 용기를 잃지 않고, 하느님을 향한 올바른 희망을 갖고 살아야 한다고 말입니다.


일찍이 오랜 세월 전에 짧은 생애를 살다가 우리 땅에서 삶을 마친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성인을 기억하며 진정한 마음으로 신앙을 올바르게 증거 할 힘을 주시기를 청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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