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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복음산책) 12사도 선발의 기준은 무엇인가?
작성자박상대 쪽지 캡슐 작성일2004-07-07 조회수1,516 추천수6 반대(0) 신고
 

◎ 2004년 7월 7일 (수) - 연중 제14주간 수요일


[오늘의 복음]  마태 10,1-7

<너희는 이스라엘 백성 중의 길 잃은 양들을 찾아가라.>


  1) 예수께서 열두 제자를 불러 악령들을 제어하는 권능을 주시어 그것들을 쫓아내고 병자와 허약한 사람들을 모두 고쳐 주게 하셨다. 2) 열두 사도의 이름은 이러하다. 베드로라고 하는 시몬과 그의 동생 안드레아를 비롯하여 제베대오의 아들 야고보와 요한 형제, 3) 필립보와 바르톨로메오, 토마와 세리였던 마태오, 알패오의 아들 야고보와 타데오, 4) 가나안 사람 시몬, 그리고 예수를 팔아넘긴 가리옷 사람 유다이다. 5) 예수께서 이 열두 사람을 파견하시면서 이렇게 분부하셨다. “이방인들이 사는 곳으로도 가지 말고 사마리아 사람들의 도시에도 들어가지 마라. 6) 다만 이스라엘 백성 중의 길 잃은 양들을 찾아가라. 7) 가서 하늘나라가 다가왔다고 선포하여라.”◆


[복음산책]  12사도 선발의 기준은 무엇인가?


  오늘 복음은 예수께서 많은 제자들 가운데 12명을 선발하여 그들을 사도로 명하고, 이들에게 권능을 주어 파견하시면서 하신 말씀을 주제로 한 내용이다. 갈릴래아를 무대로 본격적인 전도활동을 시작하시던 예수께서는 곧바로 사람들을 당신 곁으로 부르셨다. 그것은 예수님의 인류구원사업이 예수님 단독으로 이루어지는 사업이 아니라 인간의 협조가 있어야 함을 암시하는 것이다. 물론 구원의 주체는 하느님이신 예수님이시다. 그러나 구원의 대상이 인류, 즉 사람이라는 점이 그리스도 강생(降生)의 핵심이다. 인간의 구원협조는 하느님의 소명(召命)아래 천지창조 때부터 구약시대와 신약시대를 거쳐 오늘에 이르기까지 여러 가지 모양으로 수행되어왔다. 하느님 소명의 절정(絶頂)은 두말할 것 없이 성모 마리아의 소명이다.


  성모 마리아를 어머니로 모신 교회(敎會)의 소명은 갈릴래아 호수에서 고기를 잡고 배를 손질하던 어부출신 시몬 베드로와 동생 안드레아, 제베대오의 아들 야고보와 요한, 이 네 사람을 사람 낚는 어부로 부르신 것(마태 4,18-22)으로 시작되었다. “회개하라, 하늘나라가 다가왔다.”(마태 4,17)는 예수님의 복음과 수많은 병자치유의 기적을 귀로 듣고, 눈으로 본 사람들이 갈릴래아와 데카폴리스와 예루살렘과 유다와 요르단강 건너편에서 몰려와 무리를 지어 예수님을 따르게 된다.(마태 4,25) 이로써 사람들은 예수님의 제자로서의 길을 걷기 시작한 것이다.


  오늘은 예수께서 그 많은 무리의 제자들 중에서 정예부대를 선발하셨다. 제자(弟子)들은 많았지만 사도(使徒)로 뽑힌 사람은 열둘이었다. 열둘은 이스라엘의 열 두 지파를 의미한다. 그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왜 많은 제자들 중에 오늘 복음에 거명(擧名)된 사람들만 사도로 선발되었는가? 그 이유는 예수님의 마음에 물어보아야 할 것이지만 마태오복음사가의 의도 또한 수긍해 볼만하다. 사도선발의 기준은 어떤 특별한 조항에 있는 것이 아니라, 앞서간 복음에 들어 있다. 그것은 바로 산상설교(5-7장)와 기적사화 집성문(8-9장)에 있다는 말이다. 즉 예수님의 가르침과 행적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고, 또 이들을 통하여 예수님께 놀라움 이상의 믿음을 마음에 간직한 사람, 적어도 이 믿음을 위하여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놓을 수 있는 사람, 자신을 돌보기보다는 예수님께서 행하신 가르침과 행적을 지속적으로 돌보고 전파할 수 있는 사람, 바로 그런 사람이 사도(使徒)로 선발되는 것이다. 그들 가운데는 배반자도 포함되어 있다. 예수께서는 가리옷 사람 유다가 당신을 배반할 것을 뻔히 알고 계시면서도 왜 사도로 선발하셨을까? 이렇게 따지자면 베드로도 멀리 못 간다. 베드로도 유다에 못지않게 스승을 배반하였다.(26,69-75) 그러나 유다는 뉘우치면서 스스로 목숨을 끊어 잘못에 대한 대가를 치렀지만(27,3-5), 베드로는 회개의 눈물을 흘린 후 다른 방법으로 대가를 치러는 이상의 가치를 지닌 순교(殉敎)로 스승을 따라갔다. 결국 선발은 예수께서 하시지만 사도로서의 실존(實存)은 스스로의 태도에 의해 좌우되며, 사도로서의 진가(眞價)는 삶의 마지막인 죽음이 밝혀 줄 것임을 우리가 배우게 되는 것이다.


  모든 그리스도인은 세례성사와 견진성사를 바탕으로 제각기 그리스도의 사도직에 참여한다. 사도로서의 진정한 태도는 세상의 악한 세력에 항거하여 이를 물리치고, 병자와 노약자, 가난한 자와 억압받는 자 등 세상의 소외된 자들의 편에 서서 그들에게 위로와 용기를 베풀며, 길 잃은 양을 찾아 세상 끝까지라도 가서 그들에게 예수 그리스도와 하늘나라의 복음을 전파하는 것이다. 이런 일을 소홀히 하는 사도는 그에게서 이름만 있을 뿐 아무 의미도 없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부산가톨릭대학교 교목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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