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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복음산책) 성 요아킴과 성녀 안나
작성자박상대 쪽지 캡슐 작성일2004-07-26 조회수1,140 추천수6 반대(0) 신고
 

◎ 2004년 7월 26일 (월) - 성 요아킴과 성녀 안나 기념일

▣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부모


  성모 마리아의 부모이며, 예수님의 조부모이신 요아킴과 안나에 관한 기록은 예수님의 족보(마태 1,1-17; 루가 3,23-38)에서도 신약성서의 어디에서도 찾아 볼 수 없다. 이름이 없다고 해서 마리아의 부모님이 없을 수는 없는 일, 다만 거론되지 않았을 뿐이다. 초대교회에 이르러 마리아에 대한 신심이 앙양되는 가운데 마리아와 관련한 서적이나 기도문에서 요아킴과 안나의 이름이 마리아의 부모님으로 등장하기 시작한다. 안나(Anna)라는 이름은 사무엘의 어머니 한나(Hanna)를 연상케 하며(1사무 1,2-2,21), 남편의 사랑과 하느님의 은총을 받은 여인이다. 그 후 두 성인에 대한 신심은 동방교회를 중심으로 확산되었고, 10세기경에는 서방교회로 퍼져갔다. 1972년 개정된 로마 미사경본에서 종전 8월 16일 요아킴의 축일과 7월 26일 안나의 축일을 오늘 7월 26일로 합쳤다.


  두 성인의 성덕과 신앙의 모범적 행위는 마리아와 예수를 둘러싸고 있는 가정 분위기로 충분히 추정할 수 있다. 마리아가 성서를 통하여 보여주는 의사결정에 대한 결단력, 끊임없는 기도 행위, 율법에 대한 모범, 위기의 순간에 드러나는 확고부동함, 친척들에 대한 헌신 등은 두 성인의 가정이 하느님께 얼마나 깊은 신심을 가졌는가를 잘 보여준다. 두 성인은 예수님의 조부모로서의 역할도 틀림없이 충실히 수행했을 것이다. 어린 시절의 예수가 - 물론 마리아와 요셉으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을 것이지만 - 할아버지 요아킴과 할머니 안나를 통하여 구약의 율법과 율법의 정신을 배우고 익히며, 야훼 하느님께 대한 신심을 키우고, 인간으로서 그리고 메시아로서의 자의식을 고취시켜나갔을 것이다.◆


[오늘의 복음]  마태 13,31-35

<겨자씨는 공중의 새들이 그 가지에 깃들일 만큼 큰 나무가 된다.>


  31) 예수께서 또 다른 비유를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하늘나라는 겨자씨에 비길 수 있다. 어떤 사람이 밭에 겨자씨를 뿌렸다. 32) 겨자씨는 모든 씨앗 중에서 가장 작은 것이지만 싹이 트고 자라나면 어느 푸성귀보다도 커져서 공중의 새들이 날아와 그 가지에 깃들일 만큼 큰 나무가 된다.” 33) 예수께서 또 다른 비유를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어떤 여자가 누룩을 밀가루 서 말 속에 집어넣었더니 온통 부풀어 올랐다. 하늘나라는 이런 누룩에 비길 수 있다.” 34) 예수께서는 이 모든 것을 군중에게 비유로 말씀하시고 비유가 아니면 아무 것도 말씀하지 않으셨다. 35) 그리하여 예언자를 시켜, “내가 말할 때에는 비유로 말하겠고, 천지창조 때부터 감추어진 것을 드러내리라.” 하신 말씀이 그대로 이루어졌다.◆


[복음산책]  완성을 향한 겨자씨와 누룩의 보이지 않는 노력


  오늘 복음은 마태오복음의 비유설교 집성문에 실려 있는 7개 비유 중에서 ‘겨자씨의 비유’와 ‘누룩의 비유’를 들려준다. 이는 ‘씨 뿌리는 사람의 비유’와 ‘밀과 가라지의 비유’에 이어 제자들과 군중이 함께 예수님으로부터 듣게 되는 세 번째와 네 번째 비유이다.


  예수께서 계시하시려는 하느님 나라는 신비(神秘) 그 자체이다. 신비는 인간의 이성을 초월하는 것이기에 예수께서는 이를 설명하시고자 비유를 학습도구로 삼으신다. 오늘 비유의 소재는 겨자씨와 누룩이다. 이는 사람들이 세상에서 가장 작은 것으로 여기는 것들이다. 어떻게 보면 하찮아 보일 수도 있다. 겨자씨는 씨들 중에 가장 작은 씨이지만, 밭에 뿌려져 성장하면 그 어떤 나물종류의 푸성귀보다 크게 자란다. 최고 3m까지 자란다고 한다. 마태오는 여기서 ‘나무’가 된다고 했으나 이는 좀 과장된 표현이다. 그러나 하늘의 새들이 와서 둥지를 틀려면 푸성귀가 나무 정도는 되어야 할 것이다. 이는 종국(終局)에 세상의 모든 백성이 하느님 나라에 쇄도하게 될 것을 암시하는 표현일 수 있다. 누룩도 마찬가지이다. 누룩은 술을 만드는 효소를 가진 곰팡이를 곡류에 번식시킨 것이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누룩이지만 밀가루 속에 들어가면 밀가루 반죽 전체를 부풀리게 만든다. 이렇게 겨자씨와 누룩은 너무 작아 잘 보이지도 않는 하찮은 것들 같지만 그 안에 숨겨져 있는 능력은 결코 간과할 수 없는 것들이다. 그 능력은 필히 자신의 목적을 달성해 낸다.


  오늘 복음에서와 같이 예수께서는 당신이 선포하시는 하느님의 나라를 작디작은 겨자씨와 누룩에 비유하셨다. 예수님을 통해서 이 땅에 하느님의 나라가 건설된다면 참으로 위대하고 놀라운 일들이 벌어져야 할 것이다. 실제로 예수께서는 장엄하게 하늘나라를 선포하셨고, 하느님 임재(臨齋)의 표징으로 마귀를 쫓아내시고 병자들을 고쳐 주셨다. 예수님의 이 모든 말씀과 행적들은 참으로 위대한 것이고 또 놀라운 일들이었다. 그분은 제자들을 부르시어 사도로 삼아 교회를 세우심으로써 하느님 나라의 건설을 위한 초석을 마련하셨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하느님 나라의 성장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였다. 예수님 당대에도 그랬지만 사도들의 복음선포가 기대만큼 효과를 거두지 못하였고(씨 뿌리는 사람의 비유), 제자단의 배반은 물론 선인과 죄인이 함께 살아야 하는 것(밀과 가라지의 비유)이 교회의 현실이다. 그렇다고 해서 하느님의 나라가 스스로 성장하기를 포기하는 것은 아니다. 하느님 나라는 마치 겨자씨와 누룩과도 같이 서서히 그러나 확실히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뿌려진 씨 가운데는 열매를 가져오기도 하고, 때가 되면 추수의 기쁨도 있다.


  이렇게 하느님의 나라는 아직 완성되지는 않았으나 이미 시작되었다. 예수님의 말씀과 업적들 안에는 하느님의 숨은 힘이 현존한다. 누구든지 예수님의 말씀을 마음에 새기고, 새긴 것을 행동으로 증언한다면 그는 완성될 하느님 나라를 위한 일꾼이다. 그는 곧 큰 푸성귀(나무)가 되기 위해 밭에 뿌려진 겨자씨요, 빵이 되기 위해 반죽 속에서 열심히 일하는 누룩과도 같은 사람이다.◆[부산가톨릭대학교 교목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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