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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심판은 없다?
작성자이인옥 쪽지 캡슐 작성일2004-07-27 조회수1,236 추천수3 반대(0) 신고

독서: 예레 14,17ㄴ-22
복음: 마태 13,36-43

"좋은 씨를 뿌리는 이는 사람의 아들이요, 밭은 세상이요, 좋은 씨는 하늘 나라의 자녀요, 가라지는 악한 자의 자녀를 말하는 것이다. 가라지를 뿌린 원수는 악마요, 추수 때는 세상이 끝나는 날이요, 추수꾼은 천사들이다."

오늘 복음은 좋은 씨를 뿌리는 이도 사람의 아들이고, 최후의 날에 심판자로 오실 분도 사람의 아들이라고 한다. 바로 며칠 전에 '사람의 아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칭호인지에 대해 쓴 적이 있다. 그리고 예수님은 자신을 스스로 '사람의 아들'이라고 부르셨다고 했다.

세상을 갈무리 하실 분, 하늘 나라의 자녀를 거두고 악한 자의 자녀를 벌하실 분, 그분이 바로 재림하실 예수 그리스도라는 것이다.

오늘 독서에서 하느님은 유다에 내릴 응벌을 기정사실화 하신다. 이 응벌에 대해 예레미야는 백성의 죄에 대해서는 인정하면서도 다시 한번 주님께 간청한다.

"어찌하여 우리를 죽도록 치셨습니까? 평화가 오리라고 기다렸더니, 좋은 일 하나 없군요. 행여나 병이 나을 때가 있을까 하고 기다렸더니, 무서운 일만 당하게 되었군요. 주님, 우리는 스스로 어떤 못할 일을 하였는지 잘 압니다. 우리는 바로 주께 죄를 지었습니다."

그러나 이어지는 그의 간청은 모세가 주님께 자주 써먹던 말투 그대로다. 간청이 아닌 약간의 협박이 가미된 논조.
"그러나 주님의 명성을 생각하셔서라도 우리를 천대하시지는 마십시오. 우리와 맺으신 계약을 마음에 두시고 깨뜨리지 말아 주십시오."

한술 더 떠 어린애 다루듯 어르기까지 한다.
"다른 민족들이 받드는 허수아비들 가운데 비를 내려 줄 신이 있습니까? 그렇다고 하늘이 단비를 내려 줄 수 있습니까? 주님 말고 누가 비를 내릴 수 있습니까? 그것을 다 하실 수 있는 분은 주님뿐이시기에, 우리는 우리 하느님만 바랍니다."

모세의 그런 협박과 어리광에는 슬쩍 져 주셨다. 마치 그런 말도 안돼는 말이나마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이유는 자명하다. 그분이 당신 백성에게 아무리 실망한들 '죽도록 치고' 싶지 않으셨기 때문이다. 왠만하면 그냥 슬쩍 눈감아주시고 싶으셨던 것이다. 그러나 언제까지 그런 식으로 해주셔야 하나?

형, 이스라엘이 산산조각이 나고 말았는데도 동생, 유다마저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
이젠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냥 놔두었다간 그 유다 마저도 제 하느님을 우습게 알고 눈에 보이는 허망한 것들의 노예가 될 것이 뻔하다. 이제는 눈물을 머금고 회초리를 들어야 한다.

그 회초리에 먼저 마음 찢어지는 쪽은 누구인가?
"내 눈에서는 밤낮으로 눈물이 흘러 울음을 그칠 수가 없구나. 처녀 같은 내 딸, 이 백성이 심하게 얻어맞아 치명상을 입었다. 들에 나가 보면 칼에 맞아 죽은 사람들뿐이요, 성안에 들어와 보면 굶어서 병든 사람들뿐, 예언자들이나 사제들은 알지도 못하는 나라에 끌려들 가는구나."
당신 백성이 당하는 고통을 보며 탄식하시는 하느님의 절규이다.

이런 날이 올거라고 그렇게 많이 예언자들을 보내고 그렇게 많이 당신의 마음을 찢어보였건만 백성들은 듣지 않아, 오늘 주님은 손수건이 펑펑 젖도록 눈물을 흘리고 계신다. 어찌 옛 유다 백성에게만이랴?

예수 그리스도, 사람의 아들이 최후의 날에 추수꾼들을 데리고 오기전에 나의 행실을 고쳐야 한다. 그분의 마음 약한 사랑을 약점삼아 얄팍한 협박과 흥정과 어리광으로 달래려는 그런 유치한 술수는 어제까지로 족했다.

왜 아직도 깨닫지 못하는가? 나의 목숨을 쥐고 있는 분이 내가 아님을....
'그 날, 거기에서 가슴을 치며 통곡할 것인가? 아니면 아버지의 나라에서 해와 같이 빛날 것인가?' (42-43ㄱ)

'사랑 자체라는 그분이 우리에게 그런 날을 마련할 리 있냐'고 우리를 꾀는 그런 악한 자들의 꾀임에 넘어가지 말라고 오늘 독서와 복음은 단단히 경고하고 있다.

 

언제나 '오냐오냐' 하는 부모가 자식을 어떻게 망치는지를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그렇다면 그분이 <사랑이시기 때문에 '심판'은 있다>는 사실을 믿을 수 있는가?

"들을 귀가 있는 사람은 알아들어라." (43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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