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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람의 마음"(7/30)
작성자이철희 쪽지 캡슐 작성일2004-07-29 조회수935 추천수7 반대(0) 신고
 

연중 제 17 주간 금요일 - 짝수 해

              예레미야 26,1-9      마태오 13,54-58

      2004. 7. 30.

주제 : 사람의 마음

어떤 사람이든지 자신의 잘못을 꾸짖는 사람을 좋아할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그런 기본적인 사실을 알면서도 잘못을 꾸짖고 책망해줘야 할 일은 분명 있습니다.  그런 일을 우리가 해야 한다고 할 때 문제는 바로 거기에 있는 것입니다.  해야 할 옳은 일인데도, 받아들이는 사람이 옳은 자세가 아닐 때, 위협적인 일을 한 그 사람은 그 현상을 어떻게 인내해야 하느냐는 것입니다.


아무리 옳은 일이라고 판단하더라도 이런 현상에 대한 자신감을 찾지 못하기에 침묵으로 묵시적인 동의를 쉽게 하는 것이 세상의 모습입니다.  그런 일에 대해서 시간이 지나고 나면 달라진 판단기준으로 과거의 역사를 새롭게 해석합니다.


30년 이상을 한국인이면서 국외자로 살아왔던 독일의 철학교수(=송두율)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 얼마 전에 있었습니다.  유신시대 정치 상황이 만들었던 일이었지만, 세월이 흐른 다음에 유신시대를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던 재판관에 의하여 그는 형집행정지로 풀려났고, 그 일에 대하여 요즘 정치계에서는 시끄러운 말싸움이 오고갑니다.  서로들 자기가 잘났다는 것입니다.  그런 사람을 풀어줬기에 반공과 멸공을 국치로 하는 우리나라에서는 살 수 없다는 판단을 하고 있을 것입니다.

오늘 예레미야 예언서에서 볼 수 있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엄청난 현실에 인간적으로 혼자 맞섰던 예레미야에게 다가온 것은 위협이었습니다.  네가 뭔데 감히 하느님의 이름을 들먹이며 우리를 위협하느냐는 것입니다.  물론 예언자가 했던 행동은 그렇게 반항하던 사람들을 향하여 삶의 자세를 고치지 않으면 쓰디쓴 열매를 맛봐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상황을 견디어냈을 예레미야 예언자가 대단한 사람으로 보이기도하고, 한편으로는 아주 어리석은 사람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하느님의 뜻에 끝까지 충실하려고 했기에 대단한 사람이 된 것이며, 자기 주변을 감싸고 있던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행동했고 그것이 목숨에 대한 위협이 되도록 현실과 타협하지 않았기에 어리석은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세상 삶에 양다리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것 아니면 저것을 선택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회색분자로 살아가는 것이 더 훌륭하다는 이론을 말하고 다른 사람들도 자신처럼 따라 살기를 바랍니다.  고향 사람들로서, 예수님에 대해서 잘 안다고 생각했기에 함부로 판단했던 나자렛 사람들의 태도에서도 그 모습은 읽을 수 있습니다.  그들에 대한 예수님의 반응은 ‘별로 기적을 베풀지 않았다’는 것으로 끝났습니다만, 그 삶의 의도를 알아듣는 우리가 비슷하거나 같은 행동을 한다면 아마도 하느님의 판단은 그 옛날의 모습과는 같지 않을 것입니다. 


사람의 마음이 올바로 드러나도록 해야 할 일입니다.  진정으로 자신을 위한 것이 무엇인지 바르게 판단해야 할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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