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무기력증
작성자박용귀 쪽지 캡슐 작성일2004-07-30 조회수1,322 추천수13 반대(0) 신고

 


살다보면 내 힘으로 어쩔 수 없는 상황을 만나게 됩니다
어떤 상황들일까요?
세상이 나를 무기력하게 만듭니다


아무리 외쳐도 변하지 않는 세상
착한 사람은 손해를 보고
법을 어기는 자들이 권력과 부를 움켜쥐고 있는 것을 보면 무기력해집니다


또 아무리 야단을 쳐도 공부는 하지 않고 뺀질거리며
놀러다니기만 하는 자식들이 나를 무기력하게 합니다


남의 집을 수십평짜리 아파트인데
결혼초부터 지금까지 여전히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내 신세가
나를 무기력하게 합니다


그러나 가장 힘이 드는 것은
아무리 노력해도 고쳐지지 않는 내 성질이 나를 가장 무기력하게 합니다

 

그런데 무기력증에 빠져있는 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함으로 짜증이 납니다


자기들만이 그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넋두리를 들으면
공감이 가거나 도와주고 싶어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엄살 좀 그만 부리시지 하는 생각이 드는 것입니다


무기력증에 걸린 분들은 얼른 일어나셔야 합니다
그러지 않으면 아무도 쳐다보지 않는 지경에 빠질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무기력증을 고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복음서에서 무기력증에 빠진 병자들에게 예수께서 무엇이라고 말씀하셨습니까?
네 믿음이 너를 살렸다라고 하십니다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을 갖는 것입니다


무기력증에 걸린 분들은 자기 자신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부정적인 평가는 자기 힘을 소진시킵니다
그래서 자기 자신에게 긍정적인 소리를 들려주는 훈련을 하셔야 합니다

 

두번째로 무기력한 분들은
이것만 되면 행복할텐데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자식이 공부를 못하는 분은 자식이 공부를 잘하면 좋을텐데하는 생각,
돈이 없는 분들은 돈이 있으면 행복할텐데 하는 생각,
이런 식으로 끊임없이 내게 주어지지 않은 것들에 대해 불평을 일삼습니다


그런 생각이 정말 현실적인 것인가?
"만약 ...이라면"하는 말이 입에 붙어있는 한 절대로 무기력증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세번째 무기력증에 걸린 분들은 대부분의 시간을 낭비해버립니다
자기 자신을 성장시키기 위한 어떤 프로그램도 없이
그저 골방에서 쓸데없는 생각을 하느라 시간을 보내기 일쑤입니다
그렇게 비생산적인 삶을 사는 것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무엇인가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거기에서 힘을 얻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면 봉사활동을 통하여 다른 사람들로부터 칭찬도 듣고
인정도 받아서 마음의 힘을 키우는 일이 중요합니다

 

끝으로 무기력증에 걸린 분들 중 많은 경우 욕심이 지나치거나
비현실적인 것에 대한 기대가 큰 분들이 많습니다

 

옛날에 어떤 교구에 계신 주교님이 두 사람의 신부를 시골로 보냈다고 합니다
두 사람이 모두 공부도 많이 하고 능력도 있는 신부들이어서
차기 주교감이라는 말을 듣고 있었습니다
다른 신부들이 주교님을 비난했습니다
자기 자리를 빼앗길까봐 능력있는 사람들을 시골로 쫓아냈다고요


그러나 주교님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자신의 다음 대를 이을 사람을 고르기 위해 그런 방법을 택한 것입니다
몇년이 지난 후 주교님은 두 신부를 다시 불렀습니다


그런데 두 신부를 본 사람들은 모두 놀랐습니다
한 사람은 아주 건강하고 밝은 모습으로 돌아온 반면
다른 신부는 폐인이 되어서 돌아온 것입니다


폐인이 되다시피한 신부는 떠나는 날부터
자기 같이 능력있는 사람을 깡촌으로 보낸 주교님과 하느님을 원망하고
자기는 이런 시골에서 살 사람이 아니라고 푸념하면서 술이나 축내고
골방에서 뒹굴거리며 몇 년이라는 시간을 죽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그동안 공부한 것도 다 잊어버리고
이제는 불평만을 늘어놓는 무기력증 환자가 되어버린 것입니다


반면에 다른 신부는 시골에 살면서
그동안 공부하느라고 기도도 못하고 운동도 못했는데
주교님이 자신을 사랑해서 이런 좋은 곳에 보내주셨다고 감사하면서
너무나 즐겁게 하루하루를 보냈다고 합니다


자, 주교님이 이 두사람 중에서 누구를 후계자로 삼으셨을지 너무나 뻔하지요

 


가끔씩 처녀들이 어떤 남자를 만나야 평생 후회하지 않고 살 수 있는지 묻습니다
그럴 때마다 돈도 좋고 학벌도 좋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마음이 긍정적인 사람
세상을 긍정적으로 보는 사람을 만나야 한다고 얘기해줍니다


실제로 결혼한 사람들을 보면
돈 문제보다 배우자가 무기력증에 빠져 있어서
살맛이 나지 않는다고 하는 분들이 더 많습니다

 

복음을 보면 첫째가 꼴찌되고 꼴찌가 첫째 된다는 내용이 나옵니다
바로 무기력증에 대한 말씀입니다

그러나 그 무기력증에서 벗어나려고 하지 않을 때
자칫 꼴찌의 자리조차 차지하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이제 여름으로 접어드는데
덥더라도 운동도 하시고 많은 묵상을 하셔서
힘을 기르시고 무기력한 삶에 빠지지 않기 바랍니다

 

 

-도반신부님 강론집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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