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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내마음의 고향, 그곳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04-08-02 조회수1,053 추천수4 반대(0) 신고

 

 

 

갑작스런 나들이를 떠나게 되었습니다. 죽마고우들과 함께 고향의 인근에 있는 화양계곡을 찾았습니다. 핸드폰을 진동으로 해놓고 받지 않아서 다음주 쯤으로 미뤄지리라고 생각되었던 일정이 갑작스럽게 당겨져서, 간단히 준비를 하고 나섰습니다.

 

제가 막 입교를 하고 주님께 대한 열정으로 불탔을 무렵에 전교를 하였던 친구집에서, 오랫만에 마음속내 이야기를 나누고, 이튿날인 토요일에 새벽미사를 드리려고 친구와 함께 성당을 찾았으나 미사가 없었습니다.

 

또다시 가까운 성당으로 찾아간 곳은, 제가 막 입교를 하고 대학에 다니던 시절, 학교를 오가는 길에 들러서 기도를 하고 혼배성사도 받았던 성당이었습니다. 그곳에도 새벽미사가 없는 것을 알고, 그제서야 친구는 그날이 토요일인 것을 알고 새벽 미사가 없다고 하였습니다.

 

성당문이 열려 있기에 들어가서 성체조배를 하며 복음묵상을 하였습니다.

 

그 성당은 1932년에 세워진 유서깊은 성당이었습니다. 제가 영세를 받았던 무렵의 제대위에는 감실이 놓여져 있었고, 예수님의 십자가 뒤로 커다란 십자가 모양으로 나무를 파내어 뒷편에서 초록색 커튼을 드리운 것과 나무로 조각되어 있는 14처가 약 40년전과 변함이 없었습니다. 그것만으로도 향수를 불러 일으키기에 족했습니다.

 

게다가 가장 순수하게 주님께 기도했던 그 시절의 열렬한 마음이 되살아나는 것 같았습니다. 몇년전의 성지 순례시보다도 오히려 더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오후 4시에 어린이 미사가 있는 것을 알고, 성당을 나왔습니다. 친구 2명과 합류하여 화양계곡에서 맑은 계곡물에서 마음의 찌꺼기들을 흘려 보내면서 즐거운 시간을 가졌습니다. 수원에서 온 친구도 늘 새벽미사를 다녔는데, 당일날 첫차로 오는 바람에 미사를 다녀오지 못했던 터라 4시미사를 드리기 위해 계곡에서 아쉬운듯하게 일찍 나왔어도 이의가 없었습니다.

 

어린이 미사를 드리면서, 저는 제 마음의 고향을 찾은 것 같이 편안 하면서도 또다시 젊은 날의 주님께 드렸던 순수하고도 오롯한 마음으로 가슴이 벅차올랐습니다. "천국에 갈때도 이와같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제 갈라지고 빗 바랜듯한 믿음에서 다시 새로와지는 느낌이었습니다. 고향에서 만난 한친구도 그 미사에 참여하면서 몸과 마음이 아파서 주일도 못나왔었는데, 저희와 함께 미사를 드리면서 새로운 마음을 갖게 되었다고 하였습니다.

 

제가 늘 기도하였던 성당인 연유도 있겠지만, 70여년간 신부님, 수녀님과 많은 교우들이 미사를 드리고 기도 드렸던 곳이기에 거룩한 기운이 감도는 것이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제가 다니던 시절에는 메리놀회 소속 신부님들께서 계셨던 곳입니다.

 

주님께서는 짧은 휴가길에서도, 제가 기대하지 않았던 감회를 허락해 주신것입니다. 주님은 찬미를 받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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