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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에집트로 피난가신 아기 예수 이야기
작성자박용귀 쪽지 캡슐 작성일2004-08-05 조회수1,114 추천수11 반대(0) 신고

 

 

마태오복음 2장 13절~


-에집트로 피난가신 아기 예수 이야기-

 

 

이 대목에서 시비를 거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느님이 전능하시다면서 어떻게 예수를 에집트로 피난을 보내시는가?

여기에는 깊은 하느님의 뜻이 숨겨져 있습니다

 

1. 첫 번째 뜻은 '하느님께서는 자연의 법칙을 거스르려고 하지 않으신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신앙 안에서 기적을 많이 원합니다만, 그러나 주님은 기적을 별로 원하질 않으셨습니다

특히 그 중에서도 '폭력적인 기적'은 아예 거절을 하셨습니다


예를 들어 제자들이 주님께 "주님, 저희들이 벼락을 불러서 저 사람들을 칠까요?"

하는 말을 했을 때에도 주님은 거절을 하셨습니다

또 주님은 자신의 수난을 그저 받아들이셨습니다


왜 그러신 것인가?

만약 여러분이 집에서 규칙을 만들었는데, 여러분 자신이 그 규칙을 깬다면,

자녀들이 여러분을 어떻게 보겠습니까?


하느님도 마찬가지 이십니다

당신 자신의 위업은 당신 자신이 만드신 자연계의 법칙을 지키실 때에 더 크게 드러나는 것입니다

그래서 기적과 같은 초자연적 현상을 만들지 않으시고 자연계의 순리를 따르셨던 것입니다

 

2. 두 번째로 '하느님은 어려움, 최악의 상황 속에서도 은총을 주시는 분'이란 메시지입니다


마리아와 요셉은 아기 예수로 인하여 자신들의 고향을 버리고 타향으로 도망 길을 떠납니다

이사를 가도 마음이 심란한데 도망 길을 얼마나 마음이 힘드셨겠습니까!

그러나 이런 어수선한 정황 속에서도 주님께서 주시고자 하는 은총은 분명합니다


어떤 은총인가?

사회적인 눈을 뜨게 하려는 공부, 세상을 보다 더 넓게 보게 하려는 은총,

곧 '지혜의 은총'인 것입니다


에집트는 어떤 곳입니까?

이스라엘 민족이 떠돌이 생활을 마치고

도시생활, 문명생활을 처음 맛을 본 곳이 바로 에집트인 것입니다


우리말에 '말은 제주도로, 사람은 서울로 보내라'고 하는 말도 있습니다

시골 분들이신 마리아와 요셉, 이 두 분의 사회를 보는 눈을 뜨게 해주시려고

하느님의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 바로 에집트로 피난가시는 대목입니다


두 분의 눈이 넓어야 두 분이 아기 예수를 키우실 때에도 교육적인 측면을 더 생각할 것이기 때문에,

두 분이 본의 아니게 에집트 유학길에 오르신 것입니다

우리는 다급한 상황이 되면 '하느님이 우리를 버렸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울며불며 하느님께 매달립니다 '내가 잃어버린 것을 돌려달라'고

그러나 하느님은 고통 속에서도 우리에게 무엇인가 더 좋은 것을 주시고자 하십니다

그런데도 우리가 그것은 알지 못하고 깨닫지 못하는 것은 우리의 미성숙함 때문입니다


마리아와 요셉을 보십시오

그분들이 만약 당신들 고향을 떠나서 타향살이를 하게 된 것에 대하여

매일 같이 울고불고 하였다면 에집트에서 얻을 것이 무엇이 있었겠습니까?

아무 것도 얻을 것이 없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두 분은 당신들의 생활을 잘 받아들이셨기에

에집트에서의 삶이 기쁨의 삶-배우는 삶이 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어려움 속에서 의미를 찾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매일같이 자기만 어려운 사람이라고 징징거리며 사는 사람이 있습니다

후자의 경우 주님께서 주시는 경고는 '있는 자는 더 가질 것이요 없는 자는 빼앗길 것'이라 하는 경고입니다

 

3. 세 번째로 주시는 가르침은 '내가 감당하기 어려운 상대나 상황은 잠시 피하는 것이 좋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때때로 자신이 감당할 수 없는 일이나 사람들을 감수하려고 하는 만용을 부립니다

그러나 주님께서 보여주시는 '지혜는 피하는 것'입니다


중국 권법 중에서도 가장 마지막에 배우는 것이 삼십육계라고 하지 않습니까?

 

힘이 되지 않을 때 힘을 키우기 위해서 길을 비켜가는 것,

피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은 비겁함이 아니라,

지혜인 것입니다


만약에 마리아와 요셉이 그저 기도만 하면서 그곳에 머물러 있었다면 어떤 일이 생겼을까요?

알 수 없는 일이지요

때로는 내가 사는 자리가 나를 질식케 할 때에 그 곳을 떠날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도반신부님 강론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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