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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부서지게 마련인것을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04-08-05 조회수904 추천수3 반대(0) 신고

사목자의 주요 임무는 어떤 잘못된 이유 때문에 고통을 받지 않도록 사람들을 보호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많은 사람은 잘못된 전제 위에 인생의 기초를 두고 있기 때문에 고민한다. 그 잘못된 전제라는 것은 자기에게 두려움이나 고독, 혼란이나 회의가 있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는 전제이다.

 

그러나 그러한 고민들은 우리의 인간조건에 불가결한 상처로 이해함으로써만이 창조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사목자의 활동은 바로 "대결하게 하는 봉사" 라고 하겠다. 사목자의 봉사는 사람들이 불사(不死)와 완전성의 환상을 가지고 살기를 허용하지 않으며, 인간은 죽게 마련이고, 부서지게 마련이라는 사실을 계속 상기시키고 동시에 그 상태를 받아들이면 해방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리는 것이다.

 

사목자는 아무도 구원할 수 없다. 그는 다만 두려워하는 사람들에게 인도자로서

자기자신을 제공할 수 있을 뿐이다. 그러나 역설적이긴 하지만 바로 이 인도자에게서 희망적인 최초의 표시를 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왜냐하면 함께 나눈 그 고통 자체가 해방에의 길로서 이해될 때 이미 그것은 사람을 위축시키는 것이 아니라 가동하게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고통으로부터 도피할 것이 아니라 그것을 삶에 대한 공동의 추구로 이용할 수 있는 것이라고 깨닫게 될 때, 그 고통자체가 절망의 표현에서 희망의 표시로 된다.

 

                          <상처입은 치유자/헨리 나웬> 발췌

 

일상의 삶에서 순간순간 밀려오고 부딪치게 되는 고통에 대해 어떤 마음가짐으로 대해야 할지 안내해 주는 글입니다.

 

내 앞에 고통이 닥쳐오면 도망가고 싶고, 혹 옆에서 고통을 당하고 있는 이웃을 보면 안쓰러우면서도 내게 아직 그와같은 고통이 없는 것에 안도 하기도 합니다.

 

딸이 어렸을 때, 주변에 성실하게, 예쁘게 잘 살아가는 분이 고통을 당하는 것을 보며 왜 그런분이 고통을 당해야되느냐고 제게 물어온 적이 있습니다.

 

아마도 고통은 본인이 뭔가 잘못한 결과로 초래되는 것으로 이해한 모양입니다.

 

그로부터 십년이 흐른 지금 딸이 오늘 복음 말씀에 대한 묵상을 한 글입니다.

 

베드로는 하느님으로부터 예수님이 살아계신 하느님이시며 메시아시라는 것을  알 수 있는 은총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베드로의 이 고백위에 교회를 세우시고, 하늘과 땅이 죽음으로 끊어지지 않고 이어져 있음을 말씀해 주십니다.

 

우리도 하느님으로부터 예수님이 메시아임을 믿을 수 있는 은총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베드로가 그 후에 인간적인 마음으로 고통을 부정하는 말을 하였듯이 우리도 여러 고통 앞에 수없이 넘어집니다.

 

이런 우리에게 예수님은 단호히 말씀하십니다. "사탄아 물러가라."

그리고 "나를 따르려는 사람은 누구든지 자기를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따라야 한다." 하고 말씀하십니다.

 

자기를 포기하면 하느님으로부터 은총이 내려집니다. 그리고 자기를 버리지 못하면 고통 앞에 넘어집니다. 

 

지금은 엄마보다 훌쩍 커버린 딸의 시선이 대견하게 느껴집니다.

 

본인의 과오로 초래된 고통도 있지만, 예수님의 고통과 같이 우리들의 잘못을 대신 희생보속하는 아름다운 고통도 있습니다.

 

수많은 성인 성녀들의 삶이 그래왔고, 현실에서도 딸을 살리며 트럭에 치어죽은 어느 어머니의 삶이며 숭고한 삶의 모습이 말해주는 것은 고통은 꼭 피해야만 되는 것은 분명 아닌 모양입니다.

 

헨리 나웬 신부님이 말씀하시듯 고통을 인간조건의 불가결한 요소로 받아들이고 당당하게 맛대결해야만, 딛고 넘어서야만 하는 것으로 이해하니 한결 마음의 짐이 가벼운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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