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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8월9일 야곱의 우물과 함께)♣ 길 떠남 ♣
작성자조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04-08-08 조회수1,251 추천수6 반대(0) 신고

 ♣ 길 떠남 ♣  
오늘 복음은 우리에게 주어진 삶을 신앙인으로서 얼마나 충실히 살아가느냐, 우리 자신을 얼마나 그리스도화해 나가느냐고 묻는다. 믿음의 생활른 피동적 으로 기다리는 삶이 결코 아니다. 비유에 나오는 주인은 자기가 여행에서 돌아오는 순간까지 종이 충실히 일하기를 바란다.
발목까지 내려오는 겉옷 자락을 올려 띠로 묶은 것은, 즉시 일할 준비를 갖춘 모습이라고 한다. 이는 또한 이스라엘인들이 과월절을 지낼 때 취하는 여행자의 자세이며 (출애12,11) 메시야를 기다리는 몸가짐이라고 한다.
이런 신앙을 온몸으로 살아간 분이 오늘 제2독서에서 보여주는 아브라함이다. 아브라함은 어느날 고향과 친척과 아비의 집을 두고 떠나라는 하느님의 명령을 받고 곧바로 길을 떠난다. 아브라함을 떠나게 한 것은 무엇이었을까? 포기와 이별의 아픔을 그리고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게 한 것은 무엇이었을까?
길을 떠난다는 것, 낯설고 기댈 곳도 없고 아는 이도 없이 그저 보고 보이는 대로 자신의 목숨을 걸고 떠나는 것은 마치 주인이 언제 올지도 모르는 채 자기가 해야 할 일을 묵묵히 하는 종의 마음이 아닐까 싶다. "여러분은 마음을 가다듬고 정신을 차려 예수 그리스도가 나타나실 때에 여러분에게 내려주실 은총을 끝까지 기다리십시오." (1베드 1,13) 《 2004년 "야곱의 우물"에 나오는 매일 성서묵상 8월 8일자. 미국 LA에 거주하는 송화숙 님의 글입니다. 》
※오늘의 복음: 루가 12,32-48절 말씀입니다.※ 그때에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내 어린 양떼들아, 조금도 무서워하지 말라. 너희 아버지께서는 하늘나라를 너희 에게 기꺼이 주시기로 하셨다.
너희는 있는 것을 팔아 가난한 사람들에게 주어라. 헤어지지 않는 돈지갑을 만들고 축나지 않는 재물창고를 하늘에 마련하여라. 거기에는 도둑이 들거나 좀먹는 일이 없다.
너희의 재물이 있는 곳에 너희의 마음도 있다. 너희는 허리에 띠를 띠고 등불을 켜놓고 준비하고 있어라. 마치 혼인잔치에서 돌아오는 주인이 문을 두드리면 곧 열어주려고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처럼 되어라.
주인이 돌아왔을 때 깨어 있다가 주인을 맞이하는 종들은 행복하다. 그 주인은 띠를 띠고 그들을 식탁에 앉히고 곁에 와서 시중을 들어 줄 것이다.
주인이 밤중에 오든 새벽녘에 오든 준비하고 있다가 주인을 맞이하는 종들은 얼마나 행복하겠느냐? 생각해 보아라. 도둑이 언제 올지 집주인이 알고 있었다면 자기 집을 뚫고 들어오지 못하게 하였을 것이다. 사람의 아들도 너희가 생각지도 않은 때에 올 것이니 항상 준비하고 있어라."
이 말씀을 듣고 베드로가 "주님, 지금 이 비유는 저희에게만 말씀하신 것입니까? 저 사람들도 모두 들으라고 하신 것입니까?"하고 묻자 주께서 이렇게 대답하셨다.
"어떤 주인이 한 관리인에게 다른 종들을 다스리며 제때에 양식을 공급할 책임을 맡기고 떠났다면 어떻게 하는 사람이 과연 충성스럽고 슬기로운 관리인이겠느냐?
주인이 돌아올 때 자기 책임을 다하고 있다가 주인을 맞이하는 종이 아니겠느냐? 그 종은 행복하다. 틀림없이 주인은 그에게 모든 재산을 맡길 것이다.
그러나 만일 그 종이 속으로 주인이 더디 오려니 하고 제가 맡은 남녀 종들을 때려가며 먹고 마시고 술에 취하여 세월을 보낸다면 생각지도 않은 날 짐작도 못한 시간에 주인이 돌아와서 그 종을 동강내고 불충한 자들이 벌받는 곳으로 처넣을 것이다.
자기 주인의 뜻을 알고도 아무런 준비를 하지 않았거나 주인의 뜻대로 하지 않은 종은 매를 많이 맞을 것이다. 그러나 주인의 뜻을 몰랐다면 매맞을 만한 짓을 하였어도 덜 맞을 것이다.
많이 받은 사람은 많은 것을 돌려주어야 하며 많이 맡은 사람은 더 많은 것을 내어놓아야한다." [오늘의 잠언 8장 34절]
날마다 내 집 문을 쳐다보고 내 집 문 앞에 지켜 서서 내 말을 듣는 사람은 복받으리라.
† :) †
안나 아지매도 3년 하고 5개월 전에 한국을 떠났습니다. 아브라함도 믿음이 있었기 때문에 하느님께서 그를 불러 장차 그의 몫으로 물려주실 땅을 향하여 떠나라고 하실 때 그대로 순종했습니다. 사실 그는 자기가 가는 곳이 어떤 곳인지도 모르고 떠났던 것입니다. [히브리서 11,8] 히브리서의 말씀을 읽으며 믿음의 선조들을 묵상하면서 앞으로 되어질 일은 모두 하느님께 맡기고 떠났습니다.
중학교때 '선교사'가 되고픈 꿈을 꾸었지만 어머니를 두고 멀리 떠날 수가 없었습니다. 친정 어머님은 앗!나에게 떠날 수 없을 정도로 아리디 아린 존재셨기 때문입니다.
20대에는 미국이라는 땅을 동경하면서 이태원으로 영어회화를 1:1로 배우기 위해 퇴근 한 후 겨울 빙판길도 두려워하지 않고 꼭대기를 오르락거리며 열심히 영어공부를 했었습니다.
그러나,미국비자 라는 것이 혼자인 여자에게는 주어지지 않음을 알았기에 일찌감치 포기했습니다. 저는 미국에 가고픈 마음은 간절하지만 외국인과 결혼하는 것은 그땐 받아들여지지 않더군요.
세월이 흘러 흘러...
2000년 5월에 친정 어머님은 아름다운 나라로 가시고, 앗!나는 덩그러진 이 넓은 세상에 낙동강 오리 알처럼 되고 말았습니다.
어머님이 계시기에 나는 어디로도 떠날 수 없었다고 했었는데... 떠나시면서... '얘야,이제...먼 길을 떠나거라...나 때문에 그 동안 짊어졌던 짐을 벗어 던지고 멀리 멀리 가그레이...' 하시듯 날개를 달아주셨습니다.
그렇듯 바로 지난 7월 26일 안나의 축일에 쓴 글처럼 태평양을 건널 수 있었던 기회가 된 것입니다.
저는 한국에서 5년 동안 좌석버스를 운전했습니다. 버스 기사는 '신호등과의 전쟁'에서 이겨야 합니다. 그래야 조금 더 쉴 수 있고, 홍일점인 동료들 틈에서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만들어 갈 수 있습니다. 빨간 신호등! 빨리 빨리 가라는 표시라도된듯 빨리 지나 가야만 하는 싸인이었습니다. 노란 신호등은 놀라서 멈추는 표시지요.^^ 빨간 신호가 들어오면 멈춰야만 합니다. 가면 안됩니다. 서야 되지요.
나아갈 바를 알지 못하고 떠났던 아브라함을 생각하면서... 그저 한 남자를 사랑하기에 먼 길을 떠났습니다만 삶에도 빨간 신호등이 들어 올 때가 있더군요. 앞으로 달려오기만 했던 시간에서 멈춰!!서라는 싸인이 들어오는데 삶 전체로 받아 들이기란 참 힘들었습니다.
삶에서의 빨간 신호등이란 고통 그 자체였습니다. 벗 님들에게도 각자 다른 모습으로 빨간 신호등이 들어올 때가 있으시지요...
지금은 빨간 신호등에 대해서뿐이 쓸 수 없습니다. 어느 날인가...야곱의 우물을 깊은 곳에서 길러 올 수 있는 내 영혼의 모습이 되었을 때에는...빨간 신호등이었던 시간도 벗겨낼 것입니다.
지금은 파란 신호등이 켜졌습니다. 그래서 달려야만 합니다. 믿음을 갖고 있기에... "아무것도 소유하지 못했지만, 멋지게 살겠습니다. 길이 안 보여도 두려움 없이 걷겠습니다. 의지할 아무것도 없지만 확신을 지니고 하느님을 의지하면서..." 힘껏 달리겠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하느님께서 설계자가 되시고 건축가가 되셔서 튼튼한 기초 위에 세워 주실 도시를 바라며 살았던 것입니다. [히브리서 11,10] 아브라함이 바라며 살았던 것처럼... 안나도 그리 살아가렵니다.
벗 님들도 성서의 말씀 한 구절을 붙들고 묵상하며 본향을 향한 순례의 여정으로 나아가기를 바라는...

    안나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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