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비위를 거스리지 않는 것과 비위가 상하는 것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04-08-09 조회수1,125 추천수6 반대(0) 신고

8월 9일 (월)요일 (마태오17, 22-27)

 

"그러나 우리가 그들의 비위를 건드릴 것은 없으니 이렇게 하여라. 바다에 가서 낚시를 던져 맨 먼저 낚인 고기를 잡아 입을 열어 보아라. 그 속에 한 스타테르짜리 은전이 들어 있을 터이니 그것을 꺼내서 내 몫과 네 몫으로 갖다 내어라." (27절)

 

새벽에 봉사하고 있는 일로 이웃본당의 미사에 가게 되었습니다. 꿈지럭대다가 걸어서 가기에는 시간이 촉박하여 택시를 탔습니다. 행선지를 말씀드렸지만 연세가 지긋하신 기사분이 잘 알아듣지를 못하셔서 세번이나 말씀드렸습니다.

 

종종 택시를 타고 이웃본당을 갈 때마다 기본요금이 나오는 거리이지만 노선이 복잡해서 기사분들에게 일일히 길을 안내해야 하는데, 오히려 할아버지 기사분께서 성당은 모르셨지만 제가 가는 곳을 어떻게 가야하는지 제일 잘 이해를 하셨습니다. 그리고 골목길에서도 서행을 해주셔서 편안했습니다.

 

70은 넘으셨을까 해서 연세를 여쭈어 보았더니 81세라고 하셨습니다. 50년째 일을 하고 계신데 집에서 쉬는 것보다도 일을 할 때가 가장 행복하다는 말씀이셨습니다. 새벽4시 정도에 나오셨다가 오후4시에서 5시경이면 들어가시는데 할머니께서도 역시 80이 넘으셨지만 밥을 지어주신다고 하셨습니다.

 

할아버지의 손주 며느리가 쌍동이를 낳았는데, 8개월만에 낳았기 때문에 두 달정도 병원에 입원을 해야 되는 상황이라 할아버지께서 입원비에 보태쓰라고 백만원을 주셨다고 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 성전을 사용하지도 않으셨고, 굳이 성전세를 바치지 않아도 되었지만 성전세를 바치셨듯이, 이 할아버지 기사님께서도 굳이 증손자의 병원비까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되실 연세에 건강하신 모습으로 즐겁게 일하시며 사랑으로 도와 주시는 모습이 참 아름답게 느껴졌습니다.

 

이와 반대로 우리의 일상에서 다른 사람으로부터 비위를 상하는 일을 당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우리에게는 예수님의 수난과 부활이 중요한 것이지, 다른 사람으로부터 비위를 거스르는 말과 모욕을 당하는 것을 그렇게 중요하게 생각하지 말자. 그러기에 더위에 짜증나는 일이 있더라도 슬기롭게 잘 대처하자" 는 신부님의 강론 말씀을 마음에 새기며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일로 휘말려드는 자신을 뒤돌아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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