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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8월11일 야곱의 우물 - ♣ 나막신에 우산 한 자루 ♣
작성자조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04-08-11 조회수1,311 추천수6 반대(0) 신고


 ♣ 나막신에 우산 한 자루 ♣   
"인생살이도 그러하겠지만 더구나 징역살이는 언제든지 떠날 수 있는 단출한 차림으로 살아야겠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러나 막상 이번 전방 때는 버려도 아까울 것 하나 없는 자질구레한 짐들로 하여 상당히 무거운 이삿짐(?)을 날라야 했습니다.
입방 시간에 쫓기며 무거운 짐을 어깨에 메고 걸어가면서 나는 나를 짓누르는 또 한 덩어리의 육중한 생각을 짐지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내일은 '먼길'을 떠날 터이니 옷 한 벌과 지팡이를 채비해 두도록 동자더러 이른 어느 노승이 이튿날 새벽 지팡이 하나 사립 앞에 짚고 풀발 선 옷자락으로 꼿꼿이 선 채 숨을 거두었더라는 그 고결한 임종의 자태가 줄곧 나를 책망하였습니다.
나막신에 우산 한 자루로 바람결에 머리 빗고 빗물로 머리 감던 옛 사람 들의 미련 없는 속탈(俗脫)은 감히 시늉할 수 없는 것이라 하더라도 10여년 징역을 살고도 아직 빈 몸을 두려워하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있으면 없는 것보다 편리한 것도 사실이지만 완물상지(玩物喪志), 가지면 가진 것에 뜻을 앗기며, 물건은 방만 차지함에 그치지 않고 우리의 마음 속에도 자리를 틀고 앉아 창의(創意)를 잠식하기도 합니다.
이기(利器)를 생산한다기보다 '필요' 그 자체를 무한정 생산해 내고 있는 현실을 살면서 오연(傲然)히 자기를 다스려 나가기도 쉽지 않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릇은 그 속이 빔(虛)으로써 쓰임이 되고 넉넉함은 빈 몸에 고이는 이치를 배워 스스로를 당당히 간수하지 않는 한, 척박한 땅에서 키우는 모든 뜻이 껍데기만 남을 뿐임이 확실합니다." - 신영복,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中에서 - 이 세상에서 마음을 모아 구하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무슨 일이든지 다 들어주실 것이라는 말씀을 묵상한다.
빈 몸에 고이는 이치를 배워 스스로 당당히 간수하지 않는 한 껍데기만 남을 것이 분명하다고 한 신영복 선생의 글에서 마음을 모아 구해야 할 것을 배운다. 나에게서 나오지 않은 것을 가지고 내 것인 양 할 수는 없는 노릇이 아닌가.
《 2004년 "야곱의 우물"에 나오는 매일 성서묵상 8월 11일자. 서울대교구 잠원동 천주교회 백민호 님의 글입니다. 》
※오늘의 복음: 마태 18,15-20절 말씀입니다.※ 그때에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어떤 형제가 너에게 잘못한 일이 있거든 단둘이 만나서 그이 잘못을 타일러 주어라. 그가 말을 들으면 너는 형제 하나를 얻는 셈이다.
그러나 듣지 않거든 한 사람이나 두 사람을 더 데리고 가라. 그리하여 '두 사람이나 세 사람의 증언을 들어 확정하라'는 말씀대로 모든 사실을 밝혀라.
그래도 그들의 말을 듣지 않거든 교회에 알리고 교회의 말조차 듣지 않거든 그를 이방인이나 세리처럼 여겨라.
나는 분명히 말한다. 너희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매면 하늘에도 매여 있을 것이며 땅에서 풀면 하늘에도 풀려 있을 것이다.
내가 다시 말한다. 너희 중의 두 사람이 이 세상에서 마음을 모아 구하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는 무슨 일이든 다 들어주실 것이다. 단 두세 사람이라도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함께 있기 때문이다. [오늘의 잠언 11장 25절]
남에게 은덕을 베풀어야 풍부해지고 남을 대접해야 저도 대접을 받는다.
† :) †
오늘 묵상 내용은 신영복 님의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에 나오는 글로 시작되었습니다. 징역살이라는 단어가 혹시 여러분에게는 멀게만 느껴지십니까.
안나는 예전에 그분들과 내가 서 있는 자리는 백지 한 장 차이라고 생각한 적이 있습니다. 나도 언제나 그 자리에 들어 갈 수 있는데... 내가 앉아야 할 자리에 그 형제가 앉아 있구나...
지난해 고등학교 동창한테서 재소자들에게 편지를 연결시켜 준다는 해바라기 선교회를 소개 받았습니다.선교회는 교도소나 구치소등 '갇힌 형제'들에게 "도서 보내기 운동"과 "사랑의 서신 보내기"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재소자들이 선교회로 편지를 하면 선교회에서는 편지하는 봉사자 분을 모집하여 선교회를 통해서 연락을 주고 받게 정해서 재소자와 봉사자간을 연결하는... 다리의 역할을 수행하는 단체로서의 기능을 갖은 곳입니다.
저는 세 형제와 편지를 나누고 있습니다. 한 분은 남아공화국 형제라서 영어로 편지를 써야하니 자꾸자꾸 뒤로 미루어집니다. 그리고 한 형제는 안양교도소에, 또 한 분은 대전교도소에 계십니다.
안양에 계신 형제는 11년을 갇힌 곳에서 세월을 보내신 분이십니다. 편지 오는 곳이 아무데도 없으니 함께 있는 다른 형제가 선교회로 편지를 보내 주어서 안나가 연결되어 지난 겨울부터 주고 받게 되었습니다.
얼마나 좋은 세상입니까. 인터넷을 열기만 하면 좋은 글들과 좋은 음악이 범람하고 있지만, 갇힌 곳에 있는 내 형제는 그렇게 좋은 것들을 볼 수도 없고, 들을 수도 없습니다.
누군가가...主님의 이름으로 사랑의 편지를 보내주지 않는다면 작은 사랑 마저도 느낄 수 없는 갇힌 곳에 있습니다. 저는 오늘 해바라기 선교회의 멜 주소를 남겨 놓으렵니다. 누구라도 마음이 동하시면 몇 자 또닥또닥 누르셔서 사랑의 우체통 회원이 되어주기를 간절히 바라기 때문입니다. E-mail 주소는 sinjisungsa@hanmail.net 입니다. sinjisungsa <신지성사>를 영어로 표기하면 됩니다. 사랑이 많으신 이 해인 수녀님은 '향기로 말을 거는 꽃처럼' 산문집에서
아주 간단한 말이라도 차가운 인쇄 글씨 아닌 따스한 친필로 적어서 사랑과 기도와 고마움의 마음을 전한다면 우리 서로에게 좋은 선물이 되리라 믿습니다. 편지를 쓰고 받고 기다리는 삶은 얼마나 겸손하고 따듯하고 아름다운 예술일까요.라고 말씀하십니다.
네가 누구인가 내가 누구인가 발견하고 사랑하며 편지를 쓰는 일은 목숨의 한 조각을 떼어주는 행위
글씨마다 혼을 담아 멀리 띄워보내면 받는 이의 웃음소리 가까이 들려오네
바쁜 세상에 숨차게 쫓겨 살며 무관심의 벽으로 얼굴을 가리지 말고 때로는 조용한 편지를 써야 하리
사계의 바람과 햇빛을 가득히 담아 마음에 개켜둔 이야기를 꺼내 아주 짧게라도 편지를 써야 하리 살아 있는 동안은.
- 이 해인 수녀님의 詩《편지 쓰기》에서 - 남에게 은덕을 베풀어야 풍부해지고 남을 대접해야 저도 대접을 받는다. [잠언11,25] 앗! 나도 오늘은 손으로 곱게 편지를 써서 태평양 바다를 향해 가을아! 어서 오이라...외치면서 날리겠습니다.
글씨마다 혼을 담아 멀리 띄워보내면...
한 형제라도 하느님의 자녀로 새 생명을 얻게되지 않을까여...*^^*
멀리 나가서 띠 두르고 전교는 할 수 없을지 모르지만, 내가 누리고 있는 문명의 이기에 감사해서...조금만이라도 나눈다면 분명히... 저는 날마다 새롭게 변화되어 가는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저는 점점 主님께로 가까이 가고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곳에 있으면서 무엇보다도 내 자신하고 싸우고 있고 반성 인내심을 깊게 생각하고 합니다,
이제는 앞으로 아니 다시는 가족을 생각하면서 열심히 살고 그래도 내 옆에는 항상 예수님이 있어서 너무나도 좋습니다...
.... 라는
아름다운 영혼의 편지들을 받을 수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함께 나누기를 원하는...
    안나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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