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복음에서 예수께서는 바리사이들보다

창녀나 세리가 먼저 하늘나라에 들어간다고 말을 하고 있습니다

왜 그런가?

이유는 여러 가지이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리사이들이 겸손하지 못해서입니다

바리사이란 선택된 자라는 의미가 담겨져 있습니다

그들은 자신들은 사람들이 구원을 얻을 수 있는지

판단할 수 있는 자격이 있는 사람들이라고 생각을 하였는데

그러한 그들의 생각을 예수께서는 아주 싫어하셨습니다

그래서 마음이 겸손한 세리나 창녀가 그들보다 먼저

천당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씀을 하신 것입니다

우리 교회에서는 겸손을 상당히 중요한 덕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겸손이란 신학적인 의미는 자신이 인간임을 인정하는 것

신의 자리를 넘보지 않는 것이란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삶에 대하여 이러쿵저러쿵 판단을 하는 것은

하느님의 자리를 넘보는 대죄라는 것입니다

바리사이들은 바로 이러한 죄를 지었기 때문에 예수님께 질책을 당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영성심리학에서는 겸손을 두 가지로 구분을 합니다

건강한 겸손과 병적인 겸손

우선 병적인 겸손이란 무엇인가?

제가 질문을 하나 드리지요

어떤 사람이 나를 칭찬을 했을 때 무슨 생각이 드십니까

맞아 맞아 하십니까

혹은

화를 내면서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소리를 치십니까

혹은 나는 그런 이야기를 들을 자격이 없다고 하십니까

유교문화권에서는 누군가를 칭찬을 했을 때

그 사람이 자신을 낮추고 자기 자신을 깎아내리면

'음 사람이 됐어, 겸손한 사람이야'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러나 병적인 겸손에는 두 가지 현상이 따라다닌다고 합니다

첫째는 상대방이 나를 칭찬을 했을 때

속으로 나는 절대로 아니야 하는 생각이 떠오른다고 합니다

두 번째는 누군가가 내 단점을 지적을 했을 때

속에서 화가 부글부글 끓어오른다고 합니다

이 두 가지가 같이 공존하고 있을 때

병적인 겸손상태에 놓여있다고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사람이 어떻게 한 마음 안에 두 가지 생각을 가지고 있을 수 있는 것인가?

왜 그런 것인가?

병적인 겸손상태에 놓인 사람은

다른 사람의 칭찬을 부담스러워 하면서도

속으로는 사실 누군가가 자기를 칭찬을 해주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칭찬을 들으면 거북하고 부담스러우면서도

한편으로 비난을 당하면 참지를 못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병적인 겸손상태에 놓여있는 것인가

자기가 자기를 비하를 하고 자학을 하기 때문에

병적인 겸손에 빠진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이런 자기비하는 어디에서 오는 것인가

이런 자기비하는 갑작스럽게 오는 것인가

그렇지 않습니다

대부분은 어린 시절 부모나 형제들로부터 들은 이야기에서 비롯된다고 합니다

야야 그게 뭐야

넌 뭐 제대로 하는 게 없어

저런 밥도 빌어먹지 못할 놈 같으니라고

못 되 처먹은 년 등등

이렇게 수도 없이 들었던 소리들이 내 머릿속에 입력이 되어서

나중에는 자기생각처럼 자리를 잡고서

나를 열등감과 병적인 겸손의 상태에 빠뜨린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병적인 겸손상태에 놓인 분들은

자신이 가해자이면서 피해자가 되는 모순된 삶을 살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이런 병적인 겸손에서 건강한 겸손으로 가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자기 자신을 이해를 하고 자기 감정을 소중히 여겨야 합니다

우리는 무조건 참고 살라는 말을 많이 듣고 살아왔습니다

참을 인자 셋이면 살인도 면한다고 들어왔습니다

그러나 자기 자신을 누르고 자신의 마음을 학대를 하는 것은

다른 사람들로부터 괜찮은 사람이란 칭찬을 들을지도 몰라도

정작 본인은 신경성이란 이름이 붙은 병이란 병은 다 걸리는 신세가 되고

마음도 병적인 겸손이란 병에 걸린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건강한 겸손이란 양보하고 참으면서

억울하게 사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렇게 살면 오래 살지도 못하고

죽어서도 원귀가 되어 구천을 떠돌게 되는 것이지요

건강한 겸손이란 자기 마음을 잘 이해를 하고

마음에 맺힘이 없게 할 때에 생기는 것입니다

여러분에게 한 가지 숙제를 드립니다

내가 가진 겸손이 건강한 것인지 아니면 병적인 것인지

체크를 해보시기 바랍니다

-도반신부님 강론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