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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65) 청자는 밖에서 물이 새지 않는다.
작성자이순의 쪽지 캡슐 작성일2004-08-20 조회수961 추천수3 반대(0) 신고

2004년8월20일 금요일 성 베르나르도 아빠스 학자 기념일ㅡ에제키엘37,1-14;마태오22,34-40ㅡ

 

        청자는 밖에서 물이 새지 않는다.

 

 

어느분께서 사내를 키우려면 팔다리에 깁스를 경험해야 끝이나고, 담배 꽁초를 주워 봐야 끝이 나며, 주머니 돈을 털려봐야 끝이 나고, 주머니 돈이 안 털리면 참고서 값이라도 사기를 당해봐야 끝이난다고! 그리고 사춘기 풋사랑도 사랑이라고 여자 때문에 반항을 해 봐야 끝이나며, 술 마시고 인사불성에 토사물을 치우고 술국을 끌여 봐야 비로소 아들을 키웠다고 말 할 수 있다고 했다.

 

그거 거쳐보지 않으면 성향이 나약하거나 내성적인 아들이고, 도에 지나치게 빈번하면 조폭의 기질이 있는 아들이며, 사내라면 모름지기 아무리 순한 놈도 경미하게라도, 아니면 부모네 모르게 라도 거치는 필수과목이라고 들었다.

 

그러고 보니 나는 복이 많은 엄마다.

아들이 치루어내야 할 숙제를 모두 살펴볼 수 있었으니 아들은 하나를 키웠어도 공부는 제대로 마친 엄마가 된 것이다.

"우리아이도 그랬어요." 라고 말할 수 있는 현명한 엄마가 된 것이다.

 

내 아들은 초등학교 1학년때 이미 연필이며 젖가락이랑 대롱처럼 생긴 것은 모조리 손가락 사이에 꼬아들고 입술을 후후 불어가며 담배를 피우고 재를 터는 시늉을 했다.

 

어느 날에 담배를 한 갑을 사다놓고 마주 앉으라고 했다.

"아빠는 담배를 안피우시는데 우리 아들이 담배를 피우고 싶어하셔서 엄마랑 같이 배웁시다." 라고 일렀다.

호기심에 신이난 어린 아들이 엄마랑 맞담배를 태울요량으로 다가 앉으며 쫑알거렸다.

 

"엄마! 둘째 삼춘은 이렇게 피워서 이렇게 털구, 셋째 삼촌은 요렇게 피워서 요렇게 털구, 막내 삼촌은........."

엄마의 입장에서는 그 말을 다 들어 줄 수가 없어서 잘라 말했다.

"어이구! 내 아들이 담배에 대하여 연구를 많이 하셨으니까 오늘은 연필이나 젖가락이 아니라 진짜로 엄마랑 피워봅시다."

 

그리고 각자 한 대씩 입에 물고 불을 붙여 웃으며 맛나게 빨았다.

당연히 어린 아들놈은 콜록콜록 기침을 하면서 웃어댔다.

그런데 문제는 그만 태우고 싶다고 멈출 수 있는 시작이 아니란 걸 몰랐던 것이다.

담배를 그만 태우겠다고 웃을 때는 살살 달래서 계속 피우라고 했고, 고만 피운다고 울을 때는 회초리를 들어서 종아리를 두둘겨 패면서 더 피우라고 했다.

 

"네가 계속 손가락 사이에 담배(?)를 끼우고 다녔을 때는 좋아서 그렇게했으니까 배가 부를 때 까지 담배를 피워야한다."

더 이상 견디지를 못 하고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고 맵다고 제 손으로 조각 조각을 내서 던져버리고야 말았다. 그래서 일찌감치 담배는 해결이 났다.

 

그런데 생활이 어려워지면서 일자리를 구해 엄마가 일을 다니게 되었고, 당연히 혼자있는 시간이 길어지고, 혼자 먹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엄마없는 집이 싫고, 혼자는 먹기도 싫어졌다. 주머니 돈이 필요해진 것이다. 결국 아빠의 주머니에 손을 댓고, 그것이 길어지면서 그것만 노리는 친구들의 질긴 공격의 대상이 되어버렸다.

 

그때 "수렁에서 건진 내 딸"이라는 영화 제목이 생각 났다.

주님의 도우심으로 가해학생들을 처벌하지 않고 내 아들을 수렁에서 건졌다고 만족하며 일단락이 되었다. 그러나 아들의 변명이 더 고마웠다.

"엄마가 그랬잖아? 세상의 모든 돈은 남의 것이니까 죄가 되지만 부모 돈은 전부 자식 주려고 태워진 돈이니까 돈이 필요하면 학교폭력해서 돈 뜯지 말고, 엄마아빠 것 가지는 것이 죄가 아니라고! 그래서 남을 괴롭힌 적은 한 번도 없어요. 적어도 나는 저런 쓰레기 같은 자식들하고는 달라요."

 

훗날 그 아이들은 습관을 버리지 못 해서 다시 내 아들의 것을 갈취하려다가 정말로 너그러운 주님의 마음을 빌린 우리부부의 용서를 받았다. 그런데 분명한! 피해사실이 확실한 증거에도 불구하고 '내 아들은 그러지 않다'는 그 부모네들을 보면서 자식을 수렁에서 건지지 못 하는 것도 이유가 있을 것 같았다. 자기의 자식이라고 해서 제대로 안다는 것은 그 만큼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학교 생활을 하면서 팔꿈치에 금이 가서 깁스도 한적이 있다. 

이것이 중학교때 치른 열병들이다.

 

그리고 작년에 고교1학년에 5개월 동안의 두뇌싸움에서 승자는 그래도 엄마였다.

아들이 마음을 닫지 않도록, 아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 아들의 행동과, 아들의 절제능력과, 아들의 책임이 어디까지인지 알아내기 위해서는 007첩보 작전을 능가하는 요령과 아량으로 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꼬래 사내자식이라고 여자친구를 제외한 세상은 존재적 가치로도 보지 않았으니까!

신앙적으로 최고의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었던 나에게 더 중요한 것은 자식이었다.

그러니 엎친데 덮쳐서 피를 토할 수 밖에........

 

이제 고교2학년!

'사춘기의 어려운 고비는 다 넘어갔으려니!' 라고 안심을 할 만큼 열심히 진짜로 열심히 공부에 전념을 하고 있다.

그런데 워째 한 가지가 빠져 있었나 보다.

기어이 오늘 다리에 깁스 할 일이 생겼다. 그래서 깁스를 했다.

체육시간에 농구를 너무 열심히 너무너무 열심히 해서............

 

외출을 해서 먼데에 가서 있는데 호출령이 떨어졌다.

차~~암! 에미하기 힘들다.

커피 한 잔도 못 마시고 돌아왔다.

정신이 없어서 머리에 쓰고 간 모자도 놓고 와야했다.

언젠가 작은언니가 이런 말을 했다.

 

"나는 아들도 키우고 딸도 키우는데, 딸은 안으로 품는 동물이고, 아들은 밖으로 내두르는 동물이더라.

내가 아무리 그렇게 키우지 않으려고 해도 신이 준 남성성과 여성성 조차 넘볼 수는 없는 것이드라.

그래서 네 형부를 생각해 보고 네 조카를 곰곰히 생각해 봤다.

저 두 화상이 여자인 내가 품어주지 않으면 고삐풀린 망아지 새끼 날뛰듯이 날뛰다가 인생 말아먹을 팔자구나 싶드라.

죽으나 사나 나는 이렇게 남편도 품고 아들도 품어서 산다.

딸은 덜 품어도 안으로 파고 드는데, 아들하고 남편은 파고들지를 않아서,고삐를 최대한으로 꽉 잡고 줄만 늘려 줬다 땡겨줬다 하는거야.

너두 살아봐라!"

 

허구헌 날 방구석에서 방콕 하느라고 굿뉴스하고만 노는데, 그거 한나절 멀리 갔더니 망아지새끼가 "히히힝!" 하고 사고를 쳐 버렸다.

발바닥에 바퀴 달고 연기나게 뛰어가 보니, 새끼라고 멀쩡해서 가슴을 쓸어내린다.

어라 그놈의 고삐를 다시 꼭 쥐고 있어야 것다.

방학이 끝나고 숨통이 좀 트이는 줄 알았더니 망아지 새끼가 고삐잡고 있으라고 난리 병통을 저질러 놓았다.

 

그런데 이놈이 조심하지 않았다고 구박하는 어미에게 잘난척을 한다.

"차로 태워다 주시던 선생님께서 나더러 잘 컸데요!

엄마한테 전화하면서 "네. 어머니" '네. 어머니" 라고 꼬박꼬박 존대말 쓴다고 나더러 참 잘 컸다고 하셨어요.

엄마는 나더러 집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서도 샌다고 구박하시는데요.

청자는 밖에서 물이 새지 않는다니깐요."

 

대답은 달리했지만 기분은 좋다. 멀쩡해서 그런 말도 할 줄 알고.........

"미친놈! 너가 청자냐? 망아지 새끼지?

술 처먹고 쳐낼 일이 아직 남었다. 이놈아!"

 

< Oh~!  My god~~!    >

 

ㅡ그들 중 한 율법 교사가 예수의 속을 떠보려고 "선생님, 율법서에서 어느 계명이 가장 큰 계명입니까?" 하고 물었다. 마태오22, 35-36ㅡ

 

<바로 앞 선 글이 아들의 글이라서, 맨날 아들의 이야기만 쓰느냐고 거절했으나 오늘의 이야기는 본인이 써 달라고 졸라서 씁니다.  이렇게 과거의 행적이 몽땅 들통이 난다는 걸 모르기 때문일거예요, 히히히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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