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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마른 뼈들의 부활
작성자이인옥 쪽지 캡슐 작성일2004-08-20 조회수1,124 추천수3 반대(0) 신고




예수님~~
자비를 베푸소서~~
예수님~~
자비를 베푸소서~~
예수님~~
평안을 주소서~~
예수님~~
평안을 주소서~~

...........


그렇게
깊이 
숨을 들이쉬고
내쉬며
한참을
마음을 고르고
숨을 고른 후에
성서를 폈습니다.


" 야훼께서 손으로 나를 잡으시자 야훼의 기운이 
나를 밖으로 이끌어 내셨다.
그래서 들 한가운데 이끌려 나가 보니 
거기에 뼈들이 가득히 널려 있는 것이었다."
......."너 사람아, 이 뼈들이 살아날 것 같으냐?"
내가 "주 야훼여, 당신께서 아시옵니다" 하고 아뢰니...
"이 뼈들에게 내 말을 전하여라. '마른 뼈들아 이 야훼의 말을 들어라.'
'내가 너희 속에 숨을 불어 넣어 너희를 살리리라. 
너희에게 힘줄을 이어 놓고 살을 붙이고 가
죽을 씌우고 숨을 불어 넣어 너희를 살리면,
그제야 너희는 내가 야훼임을 알게 되리라."
..............

에제키엘 예언서 37장 1절부터 10절까지의 말씀을
조용히 읽어내려갔습니다.

읽어내려가면서 내 마음 안에 간절한 기도가 떠올랐습니다.
마른 뼈와 같은 이 사람들,
항상 목말라 가슴 타는 이 사람들에게
당신의 숨을 불어넣고 말씀을 들려주십시요.
그러면 그들의 살이 붙고,  힘줄이 이어져 살아 움직이리이다!
그리하여 당신이 '살아계신' 하느님이시라는 것을
알아뵙게 하소서!
........................


그리고 강의를 시작했습니다.
그곳엔 이미 내가 없었습니다.
달빛 아래 부끄러웠던 나는 온데간데 없고
아니, 그것은 차후의 일이고...
나는 그분의 충실한 도구로 그곳에 있어야 했습니다.

지금, 바로, 여기서 
이루어지는 하느님 나라
그 하느님 나라의 복된 소식을 전해야 했습니다.


바스락 바스락 부서지는
흩어져버릴 것 같은 뼈들을 바라보는
주님의 안타까움만이 내 마음 안에 가득했습니다.

"너를 사랑한다"는 
"너를 살릴 수 있다면 내가 대신 죽어 마른 뼈가 될 수 있다"는
그 구원의  외마디 사랑이 
그날의 장대비처럼 내 마음을 적셨습니다.


그것이 그날의 
'한분이신', '아버지', '전능', '창조주' 라는 
딱딱한 단어의 설명 안에
물컹물컹하게 배이기를 기도하면서....


5분만 쉬자는 제의도 뿌리치며
내처 2시간 10분을 꼼짝 않고 듣는 그들에게서
나는 희망을 건졌습니다.
살이 붙고 힘줄이 이어지는 생기를 느꼈습니다. 


강의가 끝나고 멀리서 찾아온 반가운 사람들과 인사를 할때, 
목은 이미 쉬었고, 몸은 가늘게 떨렸습니다.
금새 운전 할 기력이 없어 한참을 마당에서 서성거렸습니다.


아직도 미진한 것들이 마음 안에 남았고
그러나 그것은 늘 그렇듯이 과욕이라 눌러두었습니다.
내가 하는 것이 아니라
그분이 하는 것임을 또 잠시 잊었습니다.
.
.
.
비오는 텅빈 거리.
기진맥진한 마른 뼈 하나가 
주님의 폭포수같은 사랑의 비를 맞으며
덩달아 되살아남을 느꼈습니다. 

달빛 아래의 부끄러움은
그렇게
장대비 속에 씻겨내려갔습니다.

내 마음의 어둠은
그렇게
빛으로 줄달음칠 때 
슬며시
없어져버리곤 합니다
 
ps. 오늘의 독서와 복음 말씀을 읽고
문득 몇주 전에 써둔 글이 생각나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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