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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원수를 사랑하라
작성자박용귀 쪽지 캡슐 작성일2004-08-21 조회수1,579 추천수10 반대(0) 신고

 

마태오복음 5장 43절~


원수를 사랑하라


참으로 듣기에는 그럴듯한 말이지만 실제로 하기에는 너무나 힘든 말씀입니다


예수님께서 이 말씀을 하신 것은 지난 주 강론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원수들에 대한

대대적인 보복살상을 하는 것을 막으시려 하신 말씀입니다


그리고 지금 현대에 와서 영성심리학에서는

자기 안의 어두운 부분을 미워하지 말라는 것으로 가르칩니다


자신을 많이 미워하면서 사는 사람들은 마음이 늘 불편하기 때문에

세상이나 다른 사람들에게 늘 짜증을 내면서 살게 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자신이 살이 많이 찐 것에 대하여 불만을 가지고 사는 분들은

살이 찐 사람들에 대하여 화를 내게 된다는 것입니다

 

부모는 대개 자식들에 대하여 사랑을 느끼고 아이가 하는 행동을 귀여워합니다

그런데 가끔씩 자기 자식을 미워하고 자식을 괜스레 야단을 치는 부모가 있습니다


그런 경우를 보면 대개 자신의 어린 시절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자기 자식이 자기와 똑같은 행동을 하는 것을 보고

민감하게 반응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란 것입니다


그래서 내가 만일 원수같이 미워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은 사실은 상대방이 문제가 아니라

자신 안의 어두운 부분을 미워하는 자신의 문제라고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미운 사람은 사랑하려면 자기 자신부터 사랑해야 한다고 하는 것입니다

간혹 바깥사람들에게는 잘 하는데

자신에 대해서는 아주 자학을 심하게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것을 우리는 외유내강이라고 칭찬을 해주곤 하는데 천만의 말씀입니다

그렇게 자기 자신을 들볶아대면서 남들에게는 잘해주는 것은

사실 진심으로 잘해주는 것이 아니고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의 모습을 보이기 싫은 욕구 때문에 그런 경우이거나

혹은 그렇게 해서 남들로부터 관심을 끌고 싶은 수단으로 그렇게 행동을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어찌되었건 싫어하는 사람을 용서하는 일은 절대로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래서 영성론에서도 분노를 해소하는 것이 가장 큰 일이며

사람이 가진 십자가 중에 가장 큰 것이라고 말을 하는 것입니다

 

그럼 용서를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가장 중요한 것은 용서할 마음이 없는 나 자신을 하느님께 보여드리고

용서할 수 있는 힘을 달라고 기도를 하는 것입니다


사람의 마음은 그리 쉽게 바뀌지를 않습니다

또 사람의 의지는 일을 해낼 수는 있지만 감정을 조절하는 힘은 부족합니다

그래서 그런 때에는 하느님의 도우심이 필요한 것입니다


두 번째는

내가 용서하지 못하는 부분에 대하여

하느님 혹은 성모님과 충분한 대화를 나누어야 합니다

소위 그분들께 고자질을 하시라는 것입니다

이것이 왜 중요한가?


그렇게 실컷 나 자신의 입장만을 변명하고 상대방을 비난하는 이야기를

하느님이나 성모님께 하고 나면

그러고 난 후에 반드시 그 분들이 내 마음을 정리해준다는 것입니다


어떤 부부가 있었습니다

아주 잉꼬부부로 소문이 난 부부인데 어떻게 그렇게 사이가 좋은가 했더니

부부싸움을 하는 요령을 터득을 해서 그렇다는 것입니다


부부간에 불만이 생기면

남편이 도무지 대화가 되질 않고 불 같이 화를 낸다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남자가 쫀쫀하게 화를 낸다고 대답을 했다가 손찌검까지 당했는데

가만 보니 남편이 화를 내는 것이 오래가는 것이 아니라

확 냈다가 풀어지면 괜찮아지더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남편이 화가 났을 때 그냥 두었답니다

남편이 물건을 던지고 욕을 하게..

그리고 다 하고 난 후에 청소를 해주고 커피를 한 잔 주었더니 되게 고마워하더라는 것입니다


이처럼 화가 났을 때는

왜 그까짓 것 가지고 화를 내냐고 나를 비난하지 않고

내 화를 들어줄 사람이 필요합니다


그 역할을 가장 잘 하시는 분이 성모님이십니다

돈까밀로와 빼뽀네 아시지요

기도는 그 돈까밀로 신부처럼 해야 하는 것입니다


돈까밀로 신부는 괴팍한 행동을 하지만 늘 성모님을 떠나지 않고 대화를 나눕니다

그런 신앙이 정말 믿음이 깊은 신앙이고 어린아이의 신앙이며

자신 안에 분노를 쌓아두지 않는 방법이란 것입니다

 

-도반신부님 강론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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