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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하느님이 바라시는 일"(8/22)
작성자이철희 쪽지 캡슐 작성일2004-08-21 조회수974 추천수5 반대(0) 신고
 

연중 21 주일 (다해)

             이사야 66,18-21        히브리 12,5-7.11-13       루가 13,22-30

     2004. 8. 22. 

주제 : 하느님이 바라시는 일

찬미예수님!

한참 사람들이 힘들어하던 무더위도 태풍 ‘메기’와 함께 우리들 곁에서 떠난 듯합니다.  10년만의 더위를 이야기하고, 견디지 못할 것처럼 이야기하던 사람들도 이제는 그런대로 지낼 수 있다고 말할 시기가 됐습니다.  이제 매미가 우는 것만 그치면 될 것이고,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르는 기름 값만 진정된다면 조금 더 살만하다고 말할 것입니다. 


같은 사실도 바라보는 시선에 따라 다릅니다만, 우리 삶을 정말로 힘겹게 만드는 기름 값이 지금처럼 한 없이 오르게 된 배경에는, 죽을죄를 지은 것도 아닌 이라크를 미국이 힘을 앞세워 침략했고 그 전쟁으로 세계경제를 휘청거리게 했다는 것입니다.  미국 측에서 눈을 불을 켜고 찾으려고 했던 화학무기는 발견하지 못했고, 자기 민족을 먼저 생각했다는 죄 아닌 죄 때문에 후세인은 미국의 뜻대로 자리에서 쫓겨났지만, 수없이 많은 사람들을 죽게 했으면서도 미국은 그에 대한 합당한 변명 한마디 없습니다.  이 나라는 그러한 미국에게 잘 보이려고 영국 다음으로 많은 군인을 파견했지만 실제로 얻은 효과는 아무것도 없다고 했습니다.  경제효과가 있다면 그것은 다른 사람의 희생위에 세워지는 것이니 온당하지 않은 일인 것은 분명합니다.


사람들은 문제를 만들고 그로 인한 어려움을 불러들였으면서도, 문제의 원인이 자기에게 있음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잘못된 일의 탓을 다른 사람에게 돌리면 좀 더 편해지는지 그것을 함부로 말할 수 있는 것도 아닌데 사람들은 별로 의식하지 않고 그렇게 합니다.  그러면서 자신이 고난을 겪는 것은 순전히 다른 사람의 탓으로 돌립니다.


오늘 복음에서 들은 말씀도 지금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과 똑같이 생각할 수 있습니다.  구원받을 사람이 얼마나 되겠느냐는 질문에 예수님은 응답으로 ‘좁은 문의 비유’를 말씀하십니다.  ‘그 문이 좁기는 하지만 들어갈 수 있도록 있는 힘을 다해야 한다’고 하십니다.  인간적인 조건과 핑계를 앞세우고 자기 앞에 닥친 일들을 먼저 하느라고 하느님의 일에 시간을 내지 않거나 같은 목표를 알면서도 먼 곳으로 빙 돌아서 온 사람들이 ‘이미 닫힌 문을 아무리 두드려봐야 소용없다’는 말씀도 하십니다.  사람에게 주어진 재능을 이용하여 일을 어렵게 만들어놓는 것은 쉬운 일이지만, 아무런 일도 없었던 것처럼 현상을 돌려놓는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자신만큼은 세상에서 누구보다도 현명하고 성실하게 산다고 말하는 것이 자기 삶에 대한 사람들의 평가일 것입니다.  그러나 현명하고 성실한 삶은 말을 앞세운다고 해서 저절로 되는 일도 아니고, 다른 사람들의 칭찬으로 되는 것도 아닙니다.  문이 닫히기 전에, 문이 좁기는 하지만, 문이 왜 좁으냐고 따지면서 시간을 낭비하는 대신에 좁게 생각하는 그곳을 통과하려고 힘써야 할 일입니다.  그것이 내가 만들 수 없는 구원이라는 결과에 닿을 수 있는 유일하고도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우리가 복된 삶으로 나가는 일은 우리 노력 없이 저절로 되지 않습니다.  구원은 하느님이 주시는 일이므로 우리가 그분의 뜻을 알아듣지 못한다면, 또 내가 하느님의 뜻을 알아들었다고 하더라도 실천하지 않는다면, 나름대로는 아무리 열심히 살았다고 해도 헛다리짚는 결과를 만들 수도 있는 것이 사람의 생활입니다.  나름대로 신앙생활을 잘 하고 있다고 말할 자격이 있는 사람은 자기 삶에 일어나는 일에 불만을 갖지 않습니다.  불만을 갖고 마음 불편하게 살아봐야 실제 삶에서 달라질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실제로 삶에서 불만을 드러내는 사람이거나 복음에 나오는 몇몇 사람들처럼 미래의 결실을 더 궁금하게 여기는 사람들 이라면 마음과 생각을 달리 가져야 할 것입니다.


좁은 문으로 들어간다는 것은 나보다 먼저 문에 가까이 다가선 사람을 끄집어내는 일도 아니고, 나보다 늦게 출발하여 내 뒤에 선 사람을 밀어내는 일도 아닙니다.  그렇게 하는 것은 인간의 생각으로는 할 일일수도 있지만, 예수님이 바라시는 일은 한눈팔지 말고 올바른 삶의 모습을 보이라는 것임을 알아들어야 합니다.


첫째와 꼴찌 할 사람이 처음부터 사람들이 처음부터 정해진 것은 아닙니다.  매순간 우리 앞에 펼쳐지는 일들을 내가 어떤 마음으로 맞이하느냐에 따라서 그 순서가 내가 만드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내 삶을 단련시키고 내 안에서 옳은 힘을 드러낼 수 있도록 허락하시는 고난과 힘겨움을 잘 이겨내고 훌륭한 결실을 만들 수 있기를 다짐하고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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