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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복음산책) 불행선언 1, 2, 3
작성자박상대 쪽지 캡슐 작성일2004-08-23 조회수1,458 추천수7 반대(0) 신고
 

◎ 2004년 8월 23일 (월) - 연중 제21주간 월요일


▣ 리마의 성녀 로사 (1586-1617) 동정


  “남미(南美) 성교회의 첫 번째 거룩한 꽃잎”이라 불리는 로사는 스페인 출신으로서 1586년 페루의 리마에서 태어났다. 그녀의 세례명은 이사벨라였지만 어머니가 그녀를 로사(장미)라 불렀다. 어릴 적부터 로사의 생각은 온통 하느님께 향해 있었다. 1606년 로사는 동정으로 시에나의 성녀 카타리나(1347-1380)처럼 도미니코회 제3회의 회원이 되었다. 로사는 놀라울 정도로 강한 고행을 통하여 민중의 회개와 스페인 정복자들의 대속(代贖)을 위해 정진하였다. 성녀는 1617년 8월 24일 세상을 떠났고 전 라틴아메리카의 수호성인으로 공경된다.◆


[오늘의 복음]  마태 23,13-22

<너희 같은 눈먼 인도자들은 화를 입을 것이다.>


  13)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파 사람들아, 너희 같은 위선자들은 화를 입을 것이다. 너희는 하늘나라의 문을 닫아 놓고는 사람들을 가로막아 서서 자기도 들어가지 않으면서 들어가려는 사람마저 못 들어가게 한다. 15)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파 사람들아, 너희 같은 위선자들은 화를 입을 것이다. 너희는 겨우 한 사람을 개종시키려고 바다와 육지를 두루 다니다가 개종시킨 다음에는 그 사람을 너희보다 갑절이나 더 악한 지옥의 자식으로 만들고 있다. 16) 너희 같은 눈먼 인도자들은 화를 입을 것이다. 너희는 ‘성전을 두고 한 맹세는 지키지 않아도 무방하지만 성전의 황금을 두고 한 맹세는 꼭 지켜야 한다.’ 하니, 17) 이 어리석고 눈먼 자들아, 어느 것이 더 중하냐? 황금이냐? 아니면 그 황금을 거룩하게 만드는 성전이냐? 18) 또 너희는 ‘제단을 두고 한 맹세는 지키지 않아도 무방하지만 그 제단 위에 있는 제물을 두고 한 맹세는 꼭 지켜야 한다.’ 하니, 19) 이 눈먼 자들아, 어느 것이 더 중하냐? 제물이냐? 아니면 그 제물을 거룩하게 만드는 제단이냐?  20) 사실 제단을 두고 한 맹세는 제단과 그 위에 있는 모든 것을 두고 한 맹세이고 21) 성전을 두고 한 맹세는 성전과 그 안에 계신 분을 두고 한 맹세이며 22) 또 하늘을 두고 한 맹세는 하느님의 옥좌와 그 위에 앉으신 분을 두고 한 맹세이다.”◆


[복음산책]  불행선언 1,2,3


  지난 토요일의 복음을 잠시 떠올려 보자. 거기에서 예수께서는 유대교의 지도층인 바리사이파 사람들과 율법학자들을 총체적으로 책망하셨다.(마태 23,1-12) 이유는 그들의 위선(僞善)과, 말과 행동이 서로 다르고, 겉과 속이 다른 표리부동(表裏不同)함 때문이었다. 예수께서는 그들을 책망한 것으로 끝내지 않으시고, 이를 근거로 해서 마치 저주(咀呪)와도 같은 엄청난 불행선언을 내리신다. 유대교의 지도층인 바리사이와 율사들에 대한 예수님의 불행선언은 모두 7번에 달한다. 불행선언을 개요하면 ① 하늘나라의 문 / 열쇠(13절), ② 개종노력 / 지옥의 자식(15절), ③ 성전맹세 / 황금맹세(16-22절), ④ 십일조 율법 / 정의, 자비, 신의(23-24절), ⑤ 잔과 접시 / 겉과 속(25-26절), ⑥ 옳은 듯한 겉 / 위선과 불법(27-28절), ⑦ 예언자 무덤 / 책임회피(29-32)와 같다. 오늘부터 우리는 3일 동안 이 불행선언을 나누어 복음으로 듣게 될 것이다. 오늘 복음은 ①~③의 불행선언을 다루고 있다.


  우선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위선자’로 간주된다. 그들이 율법의 세칙들은 곧잘 지키면서 율법의 기본정신을 저버린 까닭이다. 예수께서 그들을 ‘위선자’로 낙인을 찍은 일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예수께서는 공생활 중에 순서 없이 자주 이들을 싸잡아 위선자로 지칭하셨다.(마태 6,2; 6,5; 6,16; 7,5; 15,7; 22,18; 루가 6,42; 12,1; 12,56; 13,15) 잠시 불행선언에 대한 다른 복음서의 기록을 살펴보면, 마르코복음(12,38-40)에는 간단히 언급되어 있고, 루가복음(11,37-52)에는 6번의 불행선언이 언급되었으나, 3번은 바리사이파 사람들에게, 3번은 율법학자들에게 해당되며 전후 문맥을 따져볼 때 마태오복음보다 비조직적이다. 마태오복음은 이 대목을 통해서 철저하게 유대교를 와해시키고 그리스도교를 홀연히 세우려는 의도를 품고 있다. 이는 곧 예수를 유대교로부터 완전히 떼어내는 작업이기도 하다. 그래서 마태오는 산상설교처럼 예수께서 간헐적으로 하신 불행선언을 한데 모아 이 대목에 집약해 놓은 것이다.


  오늘 복음은 3개의 불행선언을 담고 있다. 첫째는 하느님의 말씀을 관리하는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파 사람들이 하늘나라의 열쇠(지식의 열쇠: 루가 11,52)를 쥐고서 문을 닫아걸고 들어가려는 사람들에게 열어주기는커녕 막고 섰다는 것에 대한 불행선언이다. 이는 곧 그들이 백성들에게 하느님나라의 참 지식을 백성들에게 전해야 하는 임무를 소홀히 한 것에 대한 불행선언이다. 둘째는 개종자 하나를 얻기 위해 하늘과 땅을 뒤흔드는 엄청난 낭비를 강행하고도 개종자를 얻으면 그를 자기도취에 빠진 유대교 광신자로 만들어 버린 것에 대한 불행선언이다. 셋째는 맹세의 잘못된 관행에 대한 불행선언이다. 예수님은 사실상 어떠한 경우에도 맹세를 금지하셨다. 하느님의 이름을 두고 맹세하는 자체가 하느님의 명예를 손상시킨다는 것이 예수님의 입장이다.(마태 5,33-37) 


  마태오복음사가가 오늘 복음의 대목을 자신에게 속한 그리스도 공동체를 위해 기록했다면, 이는 곧 오늘날 모든 가톨릭의 지역교회와 전체교회를 위한 지침이다. 교회가 만약 하늘나라의 사물을 이 땅에서 관리한다고 하여 이를 임의로 활용하려 하거나, 신자들을 하느님께 인도하기보다 자신에게 속한 자로 만들려 하거나, 하느님의 성전보다 성전 안에 있는 황금에 더 마음을 두거나, 제단보다 제단 위의 제물에 더 관심을 가진다면 오늘 복음이 선포하는 불행은 바로 우리들의 것이 되고 말 것이다. 한 교회의 지도자들이 이러한 위선과 욕심으로 자신들의 성무(聖務)를 수행한다면 이는 교회의 모두에게 불행한 일이다. 대사제들을 포함한 바리사이파 사람들과 율법학자들이 유대교의 지도자들이었고, 그래서 예수님으로부터 불행선언을 맞아야 했듯이, 가톨릭교회의 지도층인 교황을 포함한 주교와 사제들은 진솔한 태도와 행동으로 주님의 제자답게 교회를 돌보아야 할 것이다.◆[부산가톨릭대학교 교목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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