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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행복선언과 불행선언
작성자이인옥 쪽지 캡슐 작성일2004-08-25 조회수1,441 추천수3 반대(0) 신고

독서: 2데살 3,6-10.16-18
복음: 마태 23,27-32

 

마태오 복음의 구조를 다섯 개의 설교집으로 고정시키는 전통적인 방법은 이 복음서를 너무 단순화시켰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에 교차대구법적 구조를 주장한 학자들의 학설에 따라 이 복음을 다시 살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아래 참조]

 

이에 따르면 마태오 23장은 마태오 5장-7장의 산상설교와 대비해서 볼 수 있는 구조로 되어있다. 즉 5장의 산상설교가 마지막 때, 하느님 나라의 참된 제자들에 대한 요구사항들이라면 23장은 거짓 제자들에 대한 마지막 때의 심판에 대한 것이다. 5장은 그래서 참된 제자들에 대한 행복이 선언된다면, 23장은 거짓 제자들에 대한 불행이 선언된다.

 

5장이 참된 제자들이 갖추어야할 내면적인 완전함에 대해 이야기한다면, 23장은 외면만을 꾸미고 덧칠하는 위선에 대해 경고하고 있다.

 

"겉은 그럴싸해 보이지만 그 속에는 죽은 사람의 뼈와 썩은 것이 가득 차 있는 회칠한 무덤 같다." 석회암이 많은 이스라엘, 터어키의 성지를 갔을 때, 회칠을 하고 그 위에 온갖 성화와 문양으로 화려하게 장식한 무덤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아무리 겉을 화려하고 예쁘게 꾸며도 그 안에서는 시체가 썩고 있다는 말이다. 

 

어찌 바리사이파 율법학자들에 국한한 말일까? 겉으로는 모른다. 그 사람의 속을. 사람들 앞에서는 권위있고 거룩한 말만 해도 아무도 안보이는 곳에서의 행동은 비속하기 짝이 없을 수 있다. 밖으론 온갖 방면에 유능해도 집안은 구석 구석 썩어가고 있을 지도 모른다. 겉으론 겸손하기 그지없어도 속으론 교만이 하늘을 찌를 수도 있다. 그런 사람들을 너무나 많이 보아왔다. 

 

그렇다고 쉽게 흥분하지 말자. 이 말을 그대로 뒤집어 놓으면, 겉으로 봐선 모르기에 신중해야한다는 말이다.

 

겉으론 껄렁껄렁해 보여도 그 속엔 생각이 많을 수 있다. 겉으론 속되게 보여도 누구보다 신심깊은 사람일 수 있다. 겉으론 부실해보여도 속은 알찰 수 있다. 그런 사람들도 너무나 많이 보아왔다.

 

나의 판단은 그래서 늘 부정확했었다. 정의의 칼을 빼들고 이리저리 교통정리를 하고 심판을 하다가 큰 실수를 하던 때도 있었다. 그것은 어디까지나 나의 정의였었다. 그래서 우리보고 '판단하지 말라'는 말씀을 하셨다는 것을 뒤늦은 후회와 함께 알아들었다. 나의 불량 저울, 입장에 따라 변화하는 쫄쫄이 잣대로 섣불리 재려해선 안된다. 판단을 내리는 분은 그래서 어디까지나 그분이시다.

 

행복과 불행 선언은 그분께 맡기고, 먼저 나는 내 안의 거짓과 위선을 몰아내야 한다는 말씀으로 알아듣는다.

 

참조) 교차대구법적 구조로 마태오 복음의 구조를 본 예.

 

A. : 하느님의 아들, 메시아로서의 예수(1-4장)

  [소설교(d): 세례자 요한이 예수의 권위를 밝힘(3,7-12)]
    B 설교: 마지막 때 하느님 나라의 참된 제자들에 대한 요구사항들(5-7장)
      C 서술: 예수의 기적에 의한 초월적 권능(8-9장)
        D 설교: 제자들의 권위와 주의사항(10장)
          E 서술: 유대인들이 예수를 배척함(11-12장)
             F 설교: 하늘나라의 비유들(13장)
          E' 서술: 제자들이 예수를 영접함(14-17장)
        D' 설교: 교회의 권위와 주의사항(18장)
      C' 서술: 권위와 초청(19-22장)
    B' 설교: 거짓 제자에 대한 마지막 때의 심판(23-25장)        
A' 서술: 고난당하고 높여진 메시아로서의 예수(26-28장)
    [소설교(d); 예수께서 교회의 권세를 증거함(28,18-20)]
              
[A-A', B-B', C-C', D-D', E-E', F로 대비해서 보면 같은 주제가 서로 대조적으로 나타나는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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