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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복음산책) 나의 죽음 - 세상의 종말
작성자박상대 쪽지 캡슐 작성일2004-08-25 조회수1,511 추천수9 반대(0) 신고
 

◎ 2004년 8월 26일 (목) - 연중 제21주간 목요일


[오늘의 복음]  마태 24,42-51

<늘 준비하고 있어라.>


  42) “너희의 주인이 언제 올지 모르니 깨어 있어라. 43) 만일 도둑이 밤 몇 시에 올는지 집주인이 알고 있다면 그는 깨어 있으면서 도둑이 뚫고 들어오지 못하게 할 것이다. 44) 사람의 아들도 너희가 생각지도 않을 때에 올 것이다. 그러니 너희는 늘 준비하고 있어라. 45) 어떤 주인이 한 종에게 다른 종들을 다스리며 제때에 양식을 공급할 책임을 맡기고 떠났다면 어떻게 하여야 그 종이 과연 충성스럽고 슬기로운 종이겠느냐? 46) 주인이 돌아올 때에 자기 책임을 다하고 있다가 주인을 맞이하는 종이 아니겠느냐? 그런 종은 행복하다. 47) 나는 분명히 말한다. 주인은 모든 재산을 그에게 맡길 것이다. 48) 그러나 그가 만일 악한 종이어서 속으로 주인이 더디 오려니 생각하고 49) 다른 종들을 때리고 술친구들과 함께 먹고 마시기만 한다면 50) 생각지도 않은 날, 짐작도 못한 시간에 주인이 돌아와서 그 꼴을 보게 될 것이다. 51) 주인은 그 종을 자르고 위선자들이 벌 받는 곳으로 보낼 것이다. 거기에서 그는 가슴을 치며 통곡할 것이다.”◆


[복음산책]  나의 죽음 - 세상의 종말


  우리는 지난 며칠동안 마태오복음 23장을 통하여 예수께서 유대교의 지도자들에게 내뱉은 신랄한 비난과 7번의 불행선언에 관한 말씀을 들었다. 마태오는 23장을 마무리하면서 유대교 신앙의 상징인 성도(聖都) 예루살렘의 멸망과 그리스도교를 박해하는 유대교의 총체적인 멸망을 예고하였다.(23,34-39) 이는 곧 이스라엘 역사의 종말을 의미한다. 마태오는 이스라엘의 종말에 관한 테마를 근거로 인류역사의 종말을 제고한다. 인류역사의 종말은 마태오가 엮은 예수님의 종말설교(24-25장) 안에서 논리적으로 다루어질 것이다.


  마태오는 자신의 복음서에서 산상설교(5-7장), 파견설교(10장), 비유설교(13장), 공동체설교(18장)에 이어 마지막으로 종말설교(24-25장)를 논리적으로 엮었다. 마태오의 종말설교는 대략 같은 내용을 다루고 있는 마르코복음 13장의 구조를 따르고 있으나, 한층 포괄적이고 조직적이다. 마태오의 종말설교는 크게 7부분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그것은 ① 예루살렘 성전파괴 예고(24,1-3), ② 종말예고의 전조들 / 재난의 시작(24,4-14), ③ 종말직전의 전조들 / 가장 큰 재난 발생(24,15-28), ④ 종말사건들 / 인자의 내림(24,29-31), ⑤ 무화과나무의 비유(24,32-35), ⑥ 그 날과 그 시간에 대한 말씀(24,36-44), ⑦ 종말에 관한 비유 4편(24,45-25,46)이다. 종말에 관한 네 편의 비유는 충성스런 종과 불충한 종의 비유(24,45-51), 열 처녀의 비유(25,1-13), 달란트의 비유(25,14-30), 그리고 최후심판의 비유(25,31-46)이다. 이 마지막 최후심판의 비유로서 사실상 수난과 죽음과 부활을 앞둔 예수님의 공적 가르침은 끝난다.


  오늘 복음은 종말설교의 ⑥ 그 날과 그 시간에 대한 말씀의 마지막 단락(24,42-44)과 ⑦ 종말에 관한 4편의 비유 중 첫 번째 비유에 해당하는 충성스런 종과 불충한 종의 비유(24,45-51)를 매끄럽게 연결시켜 들려준다. 종말에 관한 비유들의 주제는 무엇인가? 그것은 종말을 깨어 준비하라는 것이다. “사람의 아들도 너희가 생각지도 않을 때에 올 것이다. 그러니 너희는 늘 준비하고 있어라.”(44절)는 첫 단락의 말씀이 종말에 관한 비유 전체를 해석하는 열쇠가 된다고 하겠다.


  이렇게 종말에 관한 비유들의 특징과 요구사항은 종말을 깨어 준비하라는 것이다. 문제는 이미 예수께서 언급하신 바와 같이 ‘종말의 그 날과 그 시간은 아무도 모른다.’(24,36)는 것이다. 이는 곧바로 들이닥칠 수도 있고, 시간을 두고 더디 올 수도 있다는 말이다. 기다림의 마음은 초조하기 마련이다. 곧 들이닥칠 것이라고 생각했던 세상의 종말과 인자의 재림이 늦어지면서 초기 그리스도교 공동체 안에 적지 않은 문제들이 발생했을 것이라는 예상은 충분히 해 볼만하다. 이와 같이 ‘재림지체현상’은 종말의 시기와 모양에 대한 새로운 조명을 가능하게 했던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종말설교에 담겨있는 4편의 종말비유를 묵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종말이 오리라고 생각했던 시점에서 2,000년의 시간이 흘렀다. 언제 종말이 닥칠지는 아무도 모른다. 한 인간이 삶을 다하고 죽는 순간이 바로 세상의 종말이라고 생각해도 좋을 것이다.


  사람이면 누구든 필시 죽어야 한다. 그러나 살아 있는 동안에는 죽음보다는 삶을 생각해야 한다. 하느님께서 우리를 살아 있도록 허락하신 기간 동안에는 누구든 삶에 애착을 가지고 열심히 살아야 의무가 있고 동시에 권리도 있다. 그러나 삶이 곧 죽음의 준비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우리의 삶이 죽음으로 모든 것을 마감한다면 그 준비는 큰 의미가 없다. 하지만 그 준비가 헛되지 않도록 분명히 다시 오실 주님께서 점검해 주실 것이다. 그래서 마지막을 준비시킬 책임을 맡은 종의 임무가 한층 돋보이는 것이다. 책임이 크면 압박감도 크지만 그에 대한 즐거움과 보람도 크기 마련이다. 행복하여라, 마지막 날을 향하여 하느님의 백성을 잘 준비시키는 데 밤낮으로 봉사하는 사람들이여.◆[부산가톨릭대학교 교목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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