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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9) 만남과 인연
작성자유정자 쪽지 캡슐 작성일2004-08-29 조회수1,302 추천수3 반대(0) 신고

내가 아는 어떤 사람이 이런 말을 했습니다.

(이제는 새로운 사람을 사귀는게 싫어. 그냥 알고 있는 사람들과만 만나고 싶어)

 

성격이 활달하고 붙임성이 좋아 언제 어디를 가나 사람을 잘 사귀는 딸아이가 언젠가 전화번호가 적힌 자기 수첩을 들여다보면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아이! 귀찮고 피곤해. 정리좀 해야지 안되겠어.)

너무 전화가 많이 오고 만나자는 친구가 많아 짜증나서 이제 그만 친구명단을 정리해서 추려낼건 추려내야겠다는 말이었습니다.

 

너무 많은 친교를 갖다보면 피곤하다는 얘기겠지요.

할일도 많고 바쁜 세상에 그 말도 어쩌면 이해가 가는 말이지만 그때까지 그렇게 많은 사람을 알고 있지 못한 나는 참 별 고민도 다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사람을 잘 사귀지 못하는 성격 탓에 나역시 새로운 사람과 만나는것에 대해서는 상당히 부담감이 느껴지는 편이었습니다.

 

그런 내가 며칠전 새로운 사람과의 만남을 가졌습니다.

이 게시판이 인연이 되어서였습니다. 게시판에 실린 내 글을 보고 전화를 한 어느 자매님과의 만남이었습니다. 처음 전화선을 타고 오는 목소리에서 그때 난 낯선 사람에 대한 서먹함을 전혀 느끼지 못했으니 만남의 인연을 이미 예고하고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소박하고 진실함이 느껴지는 음성과 말투에서 난 낯선 사람에 대한 어색함을 전혀 느끼지 않았고 마음의 문은 활짝 열려 있었습니다.

참 별일도 다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연이 되려고 그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그 자매님이 하고 있는 기도회모임에 함께 하자는 제의를 쾌히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늘 충실하지 못한 기도생활에 마음이 쓰였던 평소 생각과 어떻게 해야 제대로 된 기도인지 체계적인 기도에 대해 너무 모른다고 생각하던 것들이 마침 맞아 떨어져 흔쾌하게 받아들여졌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니 얼굴도 안 본 상태에서 자매님의 제의를 받아들였겠지요.

 

말투에서 느껴지던, 듣는 사람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던 그 느낌은 자매님을 직접 만나보고 크게 어긋나지 않았습니다.

지도 신부님께 함께 가서 인사도 드리고  오가는 차안에서 많은 이야기들을 주고 받았습니다. 처음 으로 단 한 번의 만남이었는데도 앞으로 좋은 친구가 될것 같은 예감이 느껴지는 자매님이었습니다.

 

이제 앞으로 일주일에 한 번씩 있는 기도모임에서 만남을 가지며 이 인연을 소중하게 가꾸어갈 생각입니다. 누군가가 그랬다지요? 인연이란 그것이 비록 악연이라 할지라도 인연은 인연이라구요. 하물며  아름답고 소중한 인연일진대.....

이 소중한 인연을 필연으로 만들어가는 것은 자신의 몫이라고 생각됩니다.

 

주님의 은총안에서 만나게 된 이 인연을 소중하게 가꾸어 나가며 기도생활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합니다. 이 나이에도 아직 낯가림이 심한 내가 수많은 얼굴모르는 교우분들과도 주님안에서 친숙해지기를 기도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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