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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내 삶의 보상"-8월29일. 연중 22주일
작성자이철희 쪽지 캡슐 작성일2004-08-29 조회수1,151 추천수6 반대(0) 신고
 

연중 22 주일 (다해)

             집회서 3,17-18.20.28-29     히브리 12,18-19.22-24ㄱ     루가 14,1.7-14

     2004. 8. 29.

주제 : 내 삶의 보상

찬미 예수님!

어느덧 무덥다고 생각했던 8월도 마지막 주간이 됐습니다.  8월이라고 해도 사흘 후에는 새로운 달을 맞이했다고 말할 것이며, 겉으로는 크게 달라지는 것이 없어도 새로운 마음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말할 것입니다.  사흘이 지난다고해서 세상이 갑작스레 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의 마음자세가 달라진다면 겉으로 변화되는 것과는 상관없이 우리 눈이 새로운 것을 보게 될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오늘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함께 나눌 주제는 ‘내 삶에 대한 보상’이라고 정했습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기 자신을 사랑합니다.  세상이 하도 다양하게 변하다보니, 그 자신에 대한 사랑이라는 것도 사람에 따라서는 다르겠지만 사람이 자기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은 변하지 않을 진리입니다.


높은 자리에 오르고 싶고, 다른 사람이 알아주기를 바라며 내 행동으로 다른 사람에게 기쁨을 주는 일을 하고 싶은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갖는 욕심이자 바람입니다.  합당하지 않은 자세로 살면서 꿈만 높이 갖는다면 욕심이라고 말할 것이고, 합당하게 살았기에 자신에게 그 일이 조만간 이뤄질 가능성을 바라는 것이라면 ‘바람’(=희<希>)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들 각자의 삶은 자기 자신이 가장 잘 안다고 할 것이므로 여러분이 지금 갖는 입장이 어떤 것인지는 각자가 대답해도 충분한 일입니다.


살면서 다른 사람의 축하 잔치에 변변한 초대 한번 받지 못했다면 우리는 실패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십상입니다.  그래서 누구한테서 초대라도 받는다면, 자신의 모습을 최대한 드러내고 싶어서 높은 자리, 초대받은 사람의 눈에 띄는 가장 좋은 곳을 찾아가는 것은 기본적으로 누구나 할 일입니다.  그렇지만 그렇게 드러내 보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드러내는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의 차이를 간파하신 예수님은 자리를 차지하되 낮은 자리부터 앉을 것을 권고하십니다.  하지만 예수님의 이러한 주문은 우리가 쉽사리 받아들일 일은 아닙니다.


우리나라의 경제상황이 어렵다고 말하는 것은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얼마 전에 전화 한통화로 1,000원씩 돕는다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습니다.  거기에 소개되는 사람들을 보면 한결같이 왜 그리도 어렵고도 힘들게 사는지.......하는 안타까운 생각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사람의 목숨이라는 것이 생각만큼 쉽사리 처리할 수 있는 간단한 것은 아니라서 그러한 사람들을 돕겠다고 전화로 참여하는 숫자는 한 시간 가까이에 ‘팔천만 원’을 훌쩍 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힘들고 어렵다고 말하는 경제 상황에서도 사람들의 마음까지도 똑같이 냉랭해진 것은 아니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사람들은 세상에 살면서 자신이 베푼 선행의 결과를 이 세상에서 확인하고 싶어 합니다.  전부 그렇다는 소리는 아닙니다만, 내가 베푼 선행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감동하는지, 내가 베푼 선행을 누가 알아주는지 확인하려고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하고 있으니 나 한 사람 더 그렇게 생각한다고 해서 문제될 것은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그런 사람이 한 두 사람 더 있어도 커다란 문제는 생기기 않습니다.  산골짜기 위에 떨어지는 비 한 방울을 무서워할 사람은 없습니다.  그러나 비오는 때에 계곡에서 야영을 한 경험이 있거나 떨어진 빗물이 모여 바윗돌을 굴리는 것을 본 사람이라면 사태의 심각함을 짐작할 수는 있을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나 혼자 갖는 생각은 작은 것일지 몰라도, 그 하나하나가 모인다면  내 생각과 예상과는 다른 엄청난 일을 만들 수 있다는 것입니다.


미사에 오신 여러분 각자의 힘이 약하다고 할지는 몰라도 여러분이 모여서 소공동체를 이루고, 우리 본당을 이루며, 우리나라 교회를 만드는 것입니다.  모르는 분은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늘 그렇듯이 아는 것과 실천하는 것이 같은 길을 가지 않을 때 우리 삶에는 문제가 생기는 것입니다. 


자신을 높이고 다른 사람들에게 삶의 도움을 베푸는 것은 참으로 좋고도 훌륭한 일입니다.  그러나 그로 인한 대가를 내가 지금 당장 얻으려고 하는 것이어서는 곤란하다는 것입니다.  하느님이 우리 삶에 대한 올바른 평가를 해주시고 그 가치를 인정해주시는 순간이 언제일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이러한 판정은 올림픽에 나가서 재주를 자랑하며 금메달을 따는 것과는 차원을 달리하는 특별한 일입니다. 


하느님의 뜻을 겸손하게 들을 줄 아는 지혜를 갖춘다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지만 그렇고 불가능한 일도 아닙니다.  우리가 갖는 자세에 따라, 하느님은 우리에게 자비로운 분으로 보일 수도 있기도 하고, 얼굴을 마주 대할 용기가 없어서 피하고만 싶은 분이 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를 찾아오시는 하느님을 기쁜 마음으로 맞이할 수 있어야 할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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