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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달빛 죽비(카톨릭묵상)
작성자권상룡 쪽지 캡슐 작성일2004-09-02 조회수1,040 추천수4 반대(0) 신고

달빛 죽비

 

어둔 집안에
스위치 하나로 들어선
세상의 불빛들은
TV소리와 함께
세상에 길들여지는 것들로
나의 눈과 귀와 마음을 빼앗으며
참 나를 잊고 살아가게 한다.

 

늦은 밤
집안에 들어선
세상의 불빛들
다 내어 보내고서야
비로소 베란다 창가에
저만치 먼저 들어와 있는
저녁 달빛을 볼 수 있었다.

 

아! 번쩍
달빛 죽비가
나를 깨우쳐 준다.
세상의 불빛에 취한 동안은
님 오신 줄도 모르고
자기 안의 꺼진 등잔으로
보여지는 불빛의 노예가 되어
어리석게 살아가는
하루살이의 혼이 되구나!

 

내 삶 안에 들어선
세상의 불빛들
하나 둘씩
다 내어보내고서야
내 곁에

고요한 달빛으로 찾아오는
님의 얼굴 앞에

막달라 마리아처럼

내 안의 등불을 밝히는

작은 기도를 드릴 수 있었음...
2004년 9월 2일 목 자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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