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팔공산 갓바위에 올라
작성자권상룡 쪽지 캡슐 작성일2004-09-02 조회수969 추천수2 반대(0) 신고

팔공산 갓바위에 올라


거친 숨을 들이쉬며
가파른 정상에 오르면
갓바위를 쓴 것은
기울어진 돌부처가 아니라
우리네 삶을 기울게 만드는
세상 속의 근심과 소원이
저마다 머리 위에 이고 온 갓바위인지도 모른다.

 

수험생을 둔
어미들의 간절한 마음이
촛불로 타오르며
병자 치유의 약사여래불 앞에
빗나간 이기심의 사열로 보일 수 있지만
세월의 비바람에도 젖지 않는 믿음은
보이지 않는 소망의 갓을 쓰고
살아있는 생불의 얼굴로 내려온다.

 

갓바위 정상에는
우리네 가슴속에 잠들지 않은
살아 숨쉬는 생불의 길이 있다.
겨자씨 한 알의 믿음으로
저절로 산이 옮겨지길 바라는 신앙이 아니라
스스로 산을 찾아 오를 줄 아는
깨어있는 믿음의 길이 있다.
거기엔 말을 버리고
침묵 속에 정성된 마음으로
끝없이 자기를 낮추는 절로
하늘과 땅과 인간이 하나되는 믿음이 있었다.
2001년 10월 28일 일 갓바위 축제(10월 27일-28)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