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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하느님을 따르는 자세"(9/5)
작성자이철희 쪽지 캡슐 작성일2004-09-04 조회수1,031 추천수6 반대(0) 신고
 

연중  23 주일 (다해)

             지혜서 9,13-18       필레몬 8ㄱ-10.12-17       루가 14,25-33

     2004. 9. 5.

주제 : 하느님을 따르는 자세

 

찬미 예수님.

 

오늘은 9월, 순교자 성월의 첫 번째 주일입니다.  순교자성월은 우리보다 먼저 살았던 분들이 보여준 삶을 기억하고 우리가 현실에서 그 본보기를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겠는지 찾고 닮을 수 있도록 노력하는 때입니다.  오늘날 우리가 생각하는 순교는 200년 전 세상과 같은 모습은 아닙니다.  오늘날에는 신앙을 가졌다고 우리를 죽이려고 하는 사람도 없기에, 순교라는 말도 새롭게 알아들어야 할 것입니다.


오늘 순교자성월의 첫째 주일에 들은 말씀에서, 예수님은 우리에게 신앙인으로서 갖추고 살아야 할 삶의 정신을 이야기합니다.


예수님께서 가르침을 주실 때의 세상과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에는 분명히 차이가 있습니다.  사는 장소도 달라졌고, 세상을 채우던 사람들도 바뀌었으며, 그 사람들의 마음과 삶의 자세에도 분명한 차이가 있을 것입니다.  한두 가지가 변한 것이 아니므로, 오늘 독서와 복음을 들으면서 글자 그대로 해석하는 것보다는 새로운 세상에 맞춰 새롭게 해석할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당신을 따르는 조건으로 주변에서 만날 수 있는 부모나 처자나 형제자매나 자기 자신마저도 미워해야 하고 자기 자신의 십자가를 짊어질 것을 말씀하십니다.  예수님의 말씀이 잘못된 것이라고 말할 사람은 없을 것이므로 그 말씀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올바르게 해석해야 할 일입니다. 


첫째로 복음에 나오는 미워해야 한다는 말의 의미를 올바로 알아들어야 합니다.  오늘 복음에 나오는 낱말인 ‘미워한다’는 말을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사용하는 말로 알아들을 사람은 없어야 합니다.  이 말은 마음의 첫 자리를 부모나 가족이나 형제자매에 두어서는 안 된다는 것으로 알아들어야 합니다.  특별히 재산과 관련된 것이 아니라면 가족을 미워할 사람은 없습니다.  더더구나 아무리 못 생겨도 자기 자신을 미워할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다른 사람들 앞에 나서기 위해서라면 어떻게든지 겉꾸밈을 좋게 하려는 것이 사람인데 그것을 미워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따라서 그 말에 대한 의미는 ‘삶에서 찾는 중요성’을 자기 가족이나 자신에게서 찾거나 두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의 말씀과 그 가르침에 두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둘째로 우리가 들은 복음에는 ‘십자가를 짊어지라’고 돼있습니다만, 짊어진다는 것은 짐으로 대하는 태도입니다.  짐은 우리의 삶을 힘겹게 만들고 고통스럽게 합니다.  짐이 이러한 역할을 하는 것이라면 겉모양이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거부하는 것은 기본 상식입니다.  무거운 짐을 지고 마음 편하게 갈 사람은 없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십자가를 진다는 말도 내 삶에 다가오는 어려움을 멀리하는 일 대신에 기꺼운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부둥켜안아야한다는 말씀으로 알아들어야 합니다.  멀리 한다고 해서 짐이 달아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짊어지는 것과 자유의지로 부둥켜안는 것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습니다.  똑같은 일도 받아들이는 방법에 따라 내 삶의 태도가 달라지며, 내 삶의 태도가 달라지면 그 삶을 통해서 만드는 결과도 분명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가 싫어한다고 해서 피할 수 있는 일들이 세상에는 과연 얼마나 있겠습니까?


삶의 자세가 새로워지면 세상의 모습은 달라집니다.  세상이 실제로 달라질 수도 있지만, 받아들이는 나의 자세가 달라질 것이므로 세상은 달라지는 것입니다. 


삶을 꿰뚫어보는 지혜서는 우리에게 올바른 지혜를 알려줍니다.  인간의 의도는 수시로 변하는 것이므로 하느님에게서 오는 지혜를 올바로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고 말입니다.  물론 말 몇 마디로 쉽사리 달라질 자세는 아닙니다.  때로는 내가 삶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이라고 단정하는 이익도 한 걸음 물러서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하며, 내가 주장할 수 있는 권리를 다른 사람을 위해서도 양보할 줄 알아야 합니다.  그것이 순교자성월을 시작하는 첫 번째 주일에 우리가 가져야 할 올바른 마음일 것입니다.


하느님의 뜻은 우리더러 무조건 손해를 감수하면서 살아야 한다고 말씀하시는 것은 아닙니다.  사람은 삶의 모든 순간을 한꺼번에 살필 수 있는 능력이 없으므로 어리석은 마음과 생각으로 하느님의 뜻을 거부하는 일은 하지 않고 살 수 있도록 마음을 모아 기도할 수 있어야 할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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