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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진실하게 깨닫는 순간을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04-09-05 조회수1,250 추천수6 반대(0) 신고

9월 5일 (일)요일 (루가14, 25-33)

 

"너희 가운데 누구든지 나의 제자가 되려면 자기가 가지고 있는 것을 모두 버려야 한다." (33절)

 

주님께서 무엇을 버리라고 말씀하실까? 처음에는 내가 가지고 있는 부정적인 것들, 사람들에게 인정받으려는 것, 교만, 판단, 시기, 질투, 분노, 탐식, 탐욕, 집착, 명예심, 이기심 등이 성찰되었습니다.

 

다시 또 들여다보니 내 생각, 내 마음, 내 욕구 등 하늘로부터 오지 않는 것 모두를 버리라는 말씀으로 다가옵니다. 순간 순간을 당신께 온전히 투신할 것을 이야기하고 계십니다.

 

여전히 어정쩡하게 나를 버리지 못하고 붙잡고 있는 것들이 너무 많은 저를 보며 주님께서 뭐라 하실지 마음이 아프기도 합니다.

 

신흥 영성, 뉴 에이지에 대한  대안으로 우리 성교회에서는 향심기도, 예수마음 호칭기도를 통한 영신 수련, 렉시오디비나, 가슴으로 드리는 기도, 이냐시오 영신수련 등 7가지 영성수련이 일반화 되어야 한다고 합니다.

 

저는 이냐시오 영신수련을 통한 복음묵상을 상당기간 해왔지만 깊이 기도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오래전에 예수회 신부님으로부터 지도를 받을 때, 수도자로서 매일 3시간씩 기도를 했어도 7년만에야 깊이 있는 기도를 하게 되었다는 말씀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만큼 예수님의 마음을 마음의 뿌리로부터 느끼고 받아 들이려면 마치 테니스등을 배우는 것처럼 배우고 수련해야함을 이야기 하신 것 같습니다.

 

이냐시오 료욜라 성인의 자서전 가운데 만레사에서 은둔 생활을 하고 있었을 때에 나오는 이야기 입니다. 

 

한번은 그가 신심으로 만레사에서 1마일쯤 떨어진 성당으로 길을 나섰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성 바오로 성당이라고 했던 것 같다. 길은 강가를 뻗어 있었다. 길을 가다가 신심이 솟구쳐 그는 강쪽으로 얼굴을 돌리고 앉았다.

 

강은 저 아래로 흐르고 있었고, 거기 앉아 있을 동안 그의 마음이 열리기 시작하더니, 비록 환시를 보지는 않았으나 영신사정과 신앙 및 학식에 관한 여러가지를 깨닫고 배우게 되었다. 

 

만사가 그에게는 새로워 보일만큼 강렬한 조명이 비쳐왔던 것이다. 비록 깨달은 바는 많았지만 오성에 더없이 선명한 무엇을 체험했다는 것 외에는 자세한 설명을 하지는 못했다.

 

그는 예순두 해의 전생애를 두고 하느님으로부터 받은 그 많은 은혜와 그가 알고 있는 많은 사실들을 모은다 하더라도 그 순간에 그가 받은 것만큼은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한참 만에 그 비추임이 끝나자 그는 십자가 곁에 무릎을 꿇고 하느님께 감사를 드렸다.

 

이냐시오 성인이 한순간에 깨달았다하지만 그는 만레사에서 음식을 구걸하며 지냈고 단식하고 하루에 7시간씩 기도하며 1년을 지낸뒤의 일입니다.

 

이냐시오 성인이 깨달은 것은 주님의 비추심과 이끄심에 의해서 였지만 동시에 성인께서도 주님께 다가가고자 했던 갈망과 열정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곡식과 과일들이 영글어 가는 계절입니다. 문득 9월 순교자 성월을 맞아 이름 없는 순교자의 무덤이라도 참배하고 싶고, 흘러가는 강가에 앉아 상념에 잠겨 감히 이냐시오 성인처럼은 아니더라도 예수님의 마음을 진실하게 깨닫는 순간을 허락해 주십사고 예수님께 청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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