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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복음산책) 예수님의 족보에 내 이름도?
작성자박상대 쪽지 캡슐 작성일2004-09-08 조회수1,650 추천수9 반대(0) 신고
 

◎ 9월 8일 (월) - 복되신 동정 마리아 탄신 축일


▣ 복되신 동정 마리아 탄신 축일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탄신을 기념하는 축일은 동방교회에서 먼저 지냈다. 이는 마리아가 탄생한 곳으로 여겨지는 예루살렘에 건축된 성녀 안나 성당의 축성기념에서 유래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다른 기록에는 마리아의 탄생 장소가 나자렛임을 주장한다. 서방교회에서는 제84대 세르지오 교황의 재임기간(687-701) 중에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4대축일을 정하고 우선 로마교회를 중심으로 이를 경축하였다고 한다. 당시 마리아의 4대축일은 성모영보(주님탄생예고)축일, 성모승천축일, 성모성탄축일, 마리아 빛의 축일이다. 이들 축일들은 모두가 예수와 세례자 요한에 대한 성서상의 탄생예고와 출생, 그리고 마리아에 대한 초대교회의 신심에 근거한 것이다. 마리아의 4대축일 중 “마리아 빛의 축일”은 마리아의 입장에서 본 객관적인 축일이지 마리아 본인의 주관적인 축일은 아니다. 이 축일은 이미 동방교회에서 예수탄생 후 8일째 있었던 예수님의 명명(命名)과 예루살렘성전에서의 봉헌(루가 2,21-40)을 기념하려는 의도에서 출발한 것이었고 축일의 이름도 “예수와 이스라엘의 만남 축일”이었다. 이를 서방교회에서는 마리아의 축일로 받아들였고 후일 “초 축성과 촛불행렬”을 곁들였다. 1960년 가톨릭교회는 전례개혁을 통하여 이 축일을 “주님봉헌축일”(2월 2일)로 축일명을 변경하였다.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탄생에 관한 장소와 일자에 대하여 정확한 것은 아무 것도 없다. 그저 서방교회에서 9월 8일인 오늘 이 축일을 기념하였던 것이다. 이 날에 대한 역사적 근거는 없지만 1854년 교황 비오 9세가 “원죄 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을 9월 8일 성모의 탄신일에서 거꾸로 계산하여 12월 8일로 정하였다는 것에 주목하여야 한다. 즉 12월 8일 마리아의 잉태 후 9개월이 지난 9월 8일이 마리아의 탄생일이 되는 셈이다. 주님탄생예고축일(3월 25일)도 주님성탄대축일(12월 25일)에서 거꾸로 계산(9개월 전)하여 정해진 것이다.


[오늘의 복음]  마태 1,1-16.18-23 <또는 1,18-23>

<그의 태중에 있는 아기는 성령으로 말미암은 것이다.>


  1) 아브라함의 후손이요, 다윗의 자손인 예수 그리스도의 족보는 다음과 같다. 2) 아브라함은 이사악을 낳았고 이사악은 야곱을, 야곱은 유다와 그의 형제를 낳았으며 3) 유다는 다말에게서 베레스와 제라를 낳았고, 베레스는 헤스론을, 헤스론은 람을, 4) 람은 암미나답을, 암미나답은 나흐손을, 나흐손은 살몬을 낳았고, 5) 살몬은 라합에게서 보아즈를 낳았으며, 보아즈는 룻에게서 오벳을 낳았고, 오벳은 이새를, 6) 이새는 다윗 왕을 낳았다. 다윗은 우리야의 아내에게서 솔로몬을 낳았고, 7) 솔로몬은 르호보암을, 르호보암은 아비야를, 아비야는 아삽을, 8) 아삽은 여호사밧을, 여호사밧은 요람을, 요람은 우찌야를, 9) 우찌야는 요담을, 요담은 아하즈를, 아하즈는 히즈키야를, 10) 히즈키야는 므나쎄를, 므나쎄는 아모스를, 아모스는 요시야를 낳았고, 11) 이스라엘 민족이 바빌론으로 끌려갈 무렵에 요시야는 여고니야와 그의 동생들을 낳았다. 12) 바빌론으로 끌려간 다음 여고니야는 스알디엘을 낳았고 스알디엘은 즈루빠벨을, 13) 즈루빠벨은 아비훗을, 아비훗은 엘리아킴을, 엘리아킴은 아졸을, 14) 아졸은 사독을, 사독은 아힘을, 아힘은 엘리훗을, 15) 엘리훗은 엘르아잘을, 엘르아잘은 마딴을, 마딴은 야곱을 낳았으며, 16) 야곱은 마리아의 남편 요셉을 낳았고 마리아에게서 예수가 나셨는데 이분을 그리스도라고 부른다. [17) 그러므로 아브라함에서 다윗까지가 십사 대이고, 다윗에서 바빌론으로 끌려갈 때까지가 십사 대이며 바빌론으로 끌려간 다음 그리스도까지가 또한 십사 대이다.] 18) 예수 그리스도께서 태어나신 경위는 이러하다. 예수의 어머니 마리아는 요셉과 약혼을 하고 같이 살기 전에 잉태한 것이 드러났다. 그 잉태는 성령으로 말미암은 것이었다. 19) 마리아의 남편 요셉은 법대로 사는 사람이었고 또 마리아의 일을 세상에 드러낼 생각도 없었으므로 남모르게 파혼하기로 마음먹었다. 20) 요셉이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무렵에 주의 천사가 꿈에 나타나서 “다윗의 자손 요셉아, 두려워하지 말고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들이어라. 그의 태중에 있는 아기는 성령으로 말미암은 것이다. 21) 마리아가 아들을 낳을 터이니 그 이름을 예수라 하여라. 예수는 자기 백성을 죄에서 구원할 것이다.” 하고 일러주었다. 22) 이 모든 일로써 주께서 예언자를 시켜, 23) “동정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으리니, 그 이름을 임마누엘이라 하리라.” 하신 말씀이 그대로 이루어졌다. 임마누엘은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다.’는 뜻이다.◆


[복음산책]  예수님의 족보에 등재된 나의 이름.


  오늘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탄신축일에 봉독되는 복음은 17절과 마지막 24~25절을 뺀 마태오복음 1장 전체로서 예수의 족보에 관한 내용이다. 예수의 족보는 마태오복음(1,1-17)과 루가복음(3,23-39)에만 기록되어있다. 둘은 다 구약성서를 토대로 족보를 편집하였지만 비교해보면 조상들의 이름에서 많은 차이점이 발견된다. 뿐만 아니라 잘못된 표기도 있고 누락된 조상도 있다. 아무튼 루가는 예수님부터 아담까지 77대를 거슬러 올라가고, 마태오는 아브라함부터 예수님까지 42(14× 3)대를 내려가며 기록하고 있다. 확실한 것은 두 복음서가 기록하고 있는 예수의 족보 중 어느 것도 정확한 족보가 아니라는 점이다. 따라서 두 족보는 모두 고고학적으로 조상들의 계보를 밝히기보다는 신학적으로 예수의 정체와 이스라엘의 역사를 밝히려는 데 목적이 있다고 봄이 타당할 것이다. 예수님은 아브라함의 후손이요, 다윗의 후손으로서 약속된 메시아이시다. 그분은 이스라엘의 모든 조상의 계보를 통틀어 역사를 움직이시는 하느님의 아들이시라는 것이다.


  마태오가 편집한 예수 그리스도의 족보에서 신학적으로 두 가지 특이할만한 점을 지적하고 넘어가야 하겠다. ① 첫째는 족보에 예수의 어머니 마리아를 제외하고 부인 넷의 이름을 언급한 점이다. 여인들은 다말(3절), 라합(5절), 룻(5절), 그리고 우리야의 아내(6절)이다. 다말과 라합은 여호수아가 정복하게 되는 가나안의 원주민 출신이다. 다말은 유다의 며느리인데 나중에 유다에게서 베레스와 제라를 낳게 된다.(창세 38,6; 1역대 2,4) 라합은 예리고를 정찰하러 나간 이스라엘의 정탐꾼들을 숨겨주었다고 해서 여호수아가 그녀와 가족들을 이스라엘 가문으로 받아들였다.(여호 6,25) 룻은 나오미의 며느리로서 모압 출신이었지만 예루살렘에 들어가 보아즈를 만나서 아들 오벳을 낳게 된다.(룻기 참조) 우리야의 아내는 바쎄바로서 다윗이 우리야를 전장으로 내보내 죽게 한 다음 아내로 맞아 솔로몬을 낳는다.(2사무 11,3.15.17; 12,24) 이렇게 마태오의 족보에 등장하는 여인 넷은 모두 이방인 출신으로서 각각 기이한 인연으로 이스라엘 가문과 관계를 가지게 되어 가문의 혈통을 잇게 한다. 이 점은 언급된 여인들이 이스라엘의 역사 안에 차지하는 특별한 위치를 고려한 것이기도 하겠지만, 오히려 구원의 역사에 불가사의한 방법으로 개입하는 하느님의 섭리를 밝히고, 예수님을 또한 이방인의 메시아로 소개하려는 마태오의 강한 의도로 보인다.


  ② 두 번째로 지적할 점은 “야곱은 마리아의 남편 요셉을 낳았고 마리아에게서 예수가 나셨는데 이분을 그리스도라고 부른다.”(16절)는 대목에서 “마리아에게서 예수가 났다.”는 점이다. 족보의 모든 부분에, 또 등장하는 4명 여인의 경우에도 아버지가 “주격”으로 아들은 “목적격”으로 구사되지만 이 대목에서는 아들 예수가 “주격”으로 구사된다는 것이다. 이 대목은 구체적으로 두 가지 의도를 더 가지고 있다. 하나는 마리아의 동정녀 잉태를 강조하는 것이고(1,18-25), 다른 하나는 예수님, 즉 하느님이 모든 구원역사를 계획하시고 실행하시고 성취하시는 주역이라는 것이다. 이것은 다름 아닌 우리 인간과 함께 계시는 “임마누엘 하느님”(23절)께서 직접 자기 백성을 죄에서 해방시켜 구원하실 것(21절)이기 때문이다.


  교회는 마태오가 기록한 예수의 족보(마태 1,1-17)를 일년 중 3번 미사복음으로 봉독한다. 대림시기의 12월 17일과 성탄시기를 시작하는 성탄전야미사, 그리고 오늘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탄신축일이다. 반면 루가가 기록한 예수의 족보(루가 3,23-38)는 성서를 공부하는 개인의 몫으로 돌렸다. 마태오는 족보에서 예수가 아브라함의 정통 후손인 다윗의 왕통을 이어받은 메시아임을 보여주며, 루가는 예수의 아버지 요셉의 가문이 다윗과 아브라함과 아담을 거쳐 하느님께 이름을 보여준다. 우리는 오늘 만이라도 예수님의 족보를 소리 내어 천천히 읽어가면서 하느님의 놀라운 구원계획을 묵상해야 할 것이다. 하느님께서 어느 날 갑자기 예수 그리스도를 우리 죄 많은 인간이 사는 세상에 보내신 것이 아니다. 모두가 하느님의 철저한 구원계획에 천지창조 때부터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우리는 마태오와 루가복음이 전하는 예수님의 족보를 통해 하느님께서는 인류의 구원역사에 꼭 필요했던 사람들, 그가 비록 여자라고 해도 초대해 주셨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하느님의 구원계획과 그리스도의 강생으로 성취된 하느님 나라의 완성을 위해 일하는 사람은 누구든지 다 예수 그리스도의 후손이다. 그렇다면 오늘까지 이어진 예수님의 족보에 바로 우리 각자의 이름도 등재(登載)되어 있음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다.◆[부산가톨릭대학교 교목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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