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를 따르려면

예수께서는 이 복음에서 아주 쌀쌀맞은 말씀을 하십니다

장례를 치르겠다는 제자에게 죽은 자들의 것은 죽은 자들에게 맡기라고 하시고

어디든지 따라가겠다고 하는 제자에게는 반가운 인사말을 하시는 것이 아니라

머리 둘 곳조차 없는 삶이라는 냉담한 반응을 보이십니다

예수께서는 왜 이런 말씀을 하신 것인가?

왜 어떤 제자에게는 따라오라고 하시고

이 제자들에게는 차가운 반응을 보이시는가?

제자들의 콤플렉스를 보셨기 때문입니다

어떤 콤플렉스인가?

폴리야나 콤플렉스란 것이 있습니다

일명 해파리 콤플렉스입니다

이 콤플렉스의 특징이 몇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로는 모든 것을 다 낭만적으로 봅니다

예를 들면 청소부아저씨들이 낙엽을 쓸고 있는데

낙엽이 참으로 아름답다고 하면서 질겅질겅 밟으면 가는 것입니다

자기미화가 지나치게 심한 것입니다

이 분들은 수녀원이나 신학교를 가면 어머, 이런 곳에서 살고 싶어요

이곳에서 사는 분들은 정말 좋겠다고 합니다

또 시골에 가서 농사를 짓는 분들을 보고서 공기 좋은 곳에서 사셔서 좋겠다고 합니다

현실적인 삶을 잘 모르는 것입니다

네가 와서 살아보라는 소리나 듣겠지요

둘째는 고통스런 자리에는 절대로 가지 않고 우아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자리에만 갑니다

즉 직장생활은 죽어도 하지 않지만 우아하게 봉사하는 자리에는 늘 있습니다

청소를 할 때는 안 나타나는데 사진을 찍을 때는 나타나는 분들입니다

셋째는 돈, 시간 감각이 약합니다

왜냐하면 대체로 유한 계급층에서 많이 보이는 콤플렉스이기 때문입니다

이 분들이 가지는 결정적인 단점은 자기 변화를 꾀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좋은 강의 괜찮은 신부나 수녀들을 줄줄이 꾀고 아는데

정작 자신의 마음을 변화시키려는 노력은 하지를 않습니다

바로 이런 콤플렉스를 보셨기 때문에 주님께서는 아주 단호한 어조로 경고를 하신 것입니다

신앙생활은 절대로 낭만적인 것이 아닙니다

신앙은 영신수련이란 말처럼 마음을 훈련시키는 과정입니다

만약 아직도 신앙을 꿈처럼 낭만처럼 여기는 분들이 계시다면 꿈 깨시기 바랍니다

-도반신부님 강론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