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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복음산책) 현대인의 이기적 '10죄종'
작성자박상대 쪽지 캡슐 작성일2004-09-09 조회수1,361 추천수11 반대(0) 신고
 

◎ 2004년 9월 10일 (금) - 연중 제23주간 금요일


[오늘의 복음]  루가 6,39-42

<소경이 어떻게 소경의 길잡이가 될 수 있겠느냐?>


  39) 예수께서는 또 이렇게 비유를 들어 말씀하셨다. “소경이 어떻게 소경의 길잡이가 될 수 있겠느냐? 그러면 둘 다 구덩이에 빠지지 않겠느냐? 40) 제자가 스승보다 더 높을 수는 없다. 제자는 다 배우고 나도 스승만큼 밖에는 되지 못한다. 41) 너는 형제의 눈 속에 든 티는 보면서도 어째서 제 눈 속에 들어 있는 들보는 깨닫지 못하느냐? 42) 제 눈 속에 있는 들보도 보지 못하면서 어떻게 형제더러 ‘네 눈의 티를 빼내 주겠다.’고 하겠느냐? 이 위선자야, 먼저 네 눈에서 들보를 빼내어라. 그래야 눈이 잘 보여 형제의 눈 속에 있는 티를 꺼낼 수 있다.”◆


[복음산책]  현대인의 이기적 ‘10죄종’


  오늘 복음은 형제에 대한 비판과 선입견을 금지하는 가르침으로 어제 복음의 마지막 부분(37-38절)과 연결된다. ‘남으로부터 비판을 받지 않으려거든 남을 비판하지 말라.’는 가르침은 ‘너희는 남에게서 바라는 대로 남에게 해 주어라.’(31절)는 황금률의 범주 안에서 이미 언급되었다. 오늘 복음은 남을 비판한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가를 3개의 아주 짧은 비유를 통해 설명하고 있다. 주는 대로 받는다는 지극히 당연한 원리는 현세에서 행하는 만큼 내세에서 보상받을 것이라는 종말론적 동태보상률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런데 예수께서는 오늘 복음에서와 같이 비유를 들어 이를 구체적으로 설명하심으로써 종말론적 인과율을 지금 현재의 상황에 적용시키신다. 즉 현재의 시점에서 행하는 하나의 원인은 반드시 현세 안에서 원인에 따른 결과가 밝혀진다는 것이다.


  이 관점으로 오늘 복음의 비유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오늘 복음의 비유는 세 가지 내용을 담고 있다. 첫째는 소경이 소경의 길잡이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결과는 둘 다 구덩이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39절) 마태오는 바리사이파 사람들을 소경에 국한시켜 비유하였지만 루가는 이를 보편적으로 확대시키고 있다. 둘째는 제자가 스승보다 더 높을 수 없고, 제자가 스승으로부터 배울 것을 다 배웠다 하더라도 스승을 능가할 수 없고 스승만큼만 될 수 있다는 것이다.(40절) 참으로 의미심장한 비유가 아닐 수 없다. 이는 예수님을 스승으로 모시는 제자들 중 누구도 하느님께서 아들에게 요구하는 그 이상으로 요구받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수께서 자비로운 분이시라면 제자들도 그 만큼이면 된다. 그러나 분에 넘치거나 인색해서는 안 된다. 그분께서 십자가 죽음의 길을 가셨다면, 제자들도 그만큼까지 요구받는다. 그 이상은 아니다. 셋째는 타인의 눈 속에 있는 티와 자신의 눈 속에 들보의 비유이다. 자기 눈 속에 들어 있는 들보를 제거하지 않고서는 누구도 타인의 눈 속에 있는 티를 꺼내주기는커녕 제대로 볼 수도 없다.(42절) 자신이 허물을 지닌 채 타인의 허물을 논(論)한다면 위선자가 된다. 만약 어떠한 허물도 없는 자라면 그는 타인의 허물을 탓할 그런 소인배(小人輩)는 아닐 것이다.


  우리 인간의 일상(日常)은 오늘 비유말씀과 크게 다르다. 자기에게는 관대하고 남에게는 무자비한 사람들이 우리가 아닌가? 자신이 소경이면서도 소경의 길잡이가 되려하고, 스승보다 더 나은 제자가 되려고 안간힘을 다 쓰며, 자신이 비록 허물을 가졌다 하더라도 남의 허물을 탓하는 우리들이다. 그렇지만 자신의 처지가 용이하지 않다고 해서 그 자리에 주저앉아 소극적으로 살아가는 것보다는 선의(善意)의 비판과 판단, 부단한 노력과 용기는 필요한 것이라 생각한다. 적극적이고 진취적이며 창조적인 삶의 태도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그러나 어떠한 경우에도 불의(不義)에 대한 최종적인 응징(膺懲)은 하느님의 몫이다.


  자기에겐 한없이 관대하고 남에게는 꼼꼼하게 무자비한 현대인들의 ‘이기적 10 죄종’이란 글이 있어 소개하겠다.

1. 내가 하면 로맨스이고, 남이 하면 스캔들이고,

2. 내가 하면 창조적 권고이고, 남이 하면 거짓말이고,

3. 내가 침묵하면 그만큼 생각이 깊은 것이고, 남이 침묵하면 원래 생각이 없는 것이고,

4. 내가 화를 내면 그만큼 소신이 뚜렷한 것이고, 남이 화를 내면 그릇이 작은 것이고,

5. 내가 자리를 비우면 바쁜 만큼 유능한 것이고, 남이 자리를 비우면 또 어디서 노는 것이고,

6. 내가 통화중이면 업무상 긴급한 것이고, 남이 통화중이면 사적인 일이 너무 많은 것이고,

7. 내가 아프면 아픈 만큼 쉬어야 하고, 남이 아프면 기본적이 체력마저 의심스러운 것이고,

8. 내가 가족사진을 걸어 놓으면 가정의 화목이 자랑스러운 것이고, 남이 가족사진을 걸어 놓으면 직장에서도 집 생각만 하는 것이고,

9. 내가 회의 중이면 남은 잠깐 기다려야 하고, 남이 회의 중이면 나는 잠깐 만나야 하고,

10. 내가 약속을 어기면 사람이 그럴 수도 있는 것이고, 남이 약속을 어기면 사람이 그럴 수 없는 것이다.◆[부산가톨릭대학교 교목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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