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죄인
작성자오상선 쪽지 캡슐 작성일2004-09-16 조회수1,296 추천수9 반대(0) 신고

주위에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고생하는 사람들이

너무도 많이 보여서 마음이 아프고 괴롭습니다.

그들을 위해 무엇하나 해드릴 수 없기 때문입니다.

IMF 이후 급증한 신용불량자 문제 해결을 위해

악의성 없는 소액 신용불량자는 빚을 탕감해 주어서라도

다시 신용을 회복시켜주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습니다.

그렇게라도 탕감시켜 주어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었으면 참으로 기쁘겠습니다.

마음같아서는

모든 빚진 자들의 빚을 다 탕감해 주고

새로운 인생, 행복한 인생 설계를 할 수 있게 된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한편,

이렇게 어려운 경제 여건 속에서 수많은 교우들도 빚더미에 허덕이고 있는데,

목자라는 이유로, 하느님을 섬긴다는 이유로

그러한 어려움은 모른채 호의호식(?)하며 살아가는 제가 부끄럽습니다.

그러기에 더욱

빚 때문에 고생하는 이들을 위해

작은 기도를 바칩니다.

하느님께서 탕감해 주실테니

인내하면서 희망을 갖고 사실 수 있도록 해달라고...

 

<예수의 발에 값비싼 향유를 뿌린 행실 나쁜 여인>에 대한 기사를 묵상하면서

죄인이란 곧 빚쟁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우리 모두는 빚쟁이입니다.

죄인인 한, 빚쟁이가 아닌 사람이 없습니다.

그 빚이 얼마나 많고 적은가의 차이가 있을 뿐입니다.

우리 인간적인 눈에는 저사람이 더 빚이 많고

저사람은 빚이 적을 거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하느님의 눈에는 빚의 경중이 다를 수 있습니다.

그러니 아무도 행실이 나쁜 여자라고 판단을 내리면 안된다는 것이겠지요.

 

문제는 죄를 통해 얻은 빚을 어떻게 갚아 나갈 것인가 하는 것입니다.

두가지 방법을 통해서 가능하리라 봅니다.

우선 빚을 완전히 다 갚는 것은 우리의 노력으로는 턱도 없습니다.

그러니 주인으로부터의 탕감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그 탕감의 양은 우리의 자세에 달려 있습니다.

우리가 겸손되이 청하며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그 빚을 갚아 나가려 노력할 때

주인은 더 많은 빚을 탕감해 줄 것입니다.

 

우리 모두는

늘 공적이거나 사적이거나

드러나는 것이나 감추어진 것이나

죄 때문에 고민을 많이 하고 살아갑니다.

이는 마치 빚 때문에 고민하는 것과 똑같습니다.

그 빚을 다른 사람의 빚을 끌어 대어서 해결하려 한다면

그 빚은 더 크게 될 가능성이 많습니다.

돌려막기의 폐해가 어떤 것인지를 우리는 신용불량자들의 예를 통해

이미 잘 배워 알고 있습니다.

 

가진 것이 없지만

내 몸둥아리를 비롯해 최선을 다해 사랑과 겸손으로 갚아나가려 노력한다면

3% 밖에 갚을 능력이 못되어도

자비로우신 주인께서는 그 빚을 탕감해 주실 수 있다는 것을

복음이 우리에게 가르쳐 줍니다.

이게 기쁜 소식이 아니겠습니까?

이게 복음이 아니겠습니까?

 

경제적으로 신용불량자인 사람들도 많지만

우리 모두는 죄를 통해 하느님과 이웃에게 빚진 사람들이기에

우리 모두가 신용불량자입니다.

따라서 "행실이 나쁜 여자"라고 바리사이적 자세로 다른 사람을 판단하지말고

같은 신용불량자로서

신용회복을 위해 서로 위로하고 격려합시다.

더 최선을 다해 하느님을 섬기고 이웃을 섬기는 사랑으로서만

신용회복을 이룰 수 있습니다.

그럴 때 복음은 참으로 나에게 기쁜 소식으로 다가올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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