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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Re:죄인
작성자유정자 쪽지 캡슐 작성일2004-09-16 조회수884 추천수2 반대(0) 신고

오상선님의 (십자가),   (고통,),  그리고 이제 ( 죄인)을 읽고서 올립니다.

글 중에 목자라는 말이 나오는데 그럼 신부님이신지요?

처음부터 어째 글이 좀 예사롭지 않다는걸 느끼고는 있었습니다.

글속에 우리는 모두 빚을 진 죄인이라고 하셨고 그 죄를 탕감받기 위해선  이웃사랑하는 것으로써 대신해야 한다는 뜻으로 말씀하셨습니다.

 

전 요즘 자신이 전생에 무슨 빚을 많이 지고 산게 아니었나 싶은 생각을 합니다.

이웃이, 아니 정확히 말하면 형제가 빚쟁이처럼 도움을 요구합니다.

형편이 도저히 안되는데 막무가내로 그것도 한 두번에 끝날일이 아니므로 정말 괴롭습니다. 아무리 사정얘기를 해도 들으려하지 않습니다.

너희는 잘먹고 잘사는 집으로 뇌리에 인식이 박혀있는 그 사람의 옹고집을 바꿔볼 도리가 없습니다. 아무려면 너희가 나보다 더 어렵겠냐? 는 식입니다.

 

내자식들도 힘들게 일해 부모에게 폐 끼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데 멀쩡한 자식들이 5남매나 되는 그 사람이 아프다는 핑계로 도움을 요구합니다.

제 눈엔 빈둥빈둥 노는 그집 아이들도 못마땅하고 늙어가는 동생에게 돈을 요구하는 그 부모들도 뻔뻔해보입니다.

나도 여러가지로 복잡한 사정이 많은데 빚을 지면서까지 도와주어야하나 하는 생각에 마음으로 많이 미워하는 감정때문에 죄를 짓고 있습니다.

 

젊었을때도 수년간 괴롭힘을 당하고  산 기억때문에 요즘 전 이 끈질긴 인연의 사슬이 지겨운 생각마저 듭니다.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감정때문에 남편과의 관계도 불편해집니다. 아무래도 남편은 피를 나눈 자기형제이니 딱한 마음도 들겠지요.

그러나 빠듯한 살림을 꾸려가야하는 제 입장에선 도저히 용납이 되지 않습니다.

더 큰 문제는 그집 아이들이 계속 놀고 있는한 한연없이 도와줘야 한다는게 문제입니다. 직장일이 너무 힘들어 그만두고 싶어도 집안 생각하고 못 그만두는 내자식 보기가 이렇게 안쓰러운데 한 쪽에선 불로소득을 요구하며 (그것도 아주 당당하게)괴롭히는 그 행위가 너무 뻔뻔하고 염치없게 느껴져 더 미운 감정에 빠집니다.

 

겉옷을 빼앗거든 속옷까지 벗어주어라.

빼앗긴 것을 돌려받을 생각을 하지마라.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그럴수가 없습니다. 얼마나 어려우면 그럴까?싶다가도 나를 곤경에 빠뜨리는 그들이 밉습니다. 미운 감정때문에 괴롭습니다.

 

한편으론 주님께서 나를 시험하시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여유있는 상태에서 남을 도와주면 그건 그리 대단한 일도 아니지 않은가!

없는 상태에서 나누어주는게 참된 나눔이고 사랑이고 희생이 아닌가 생각은 하면서도 그러나 머리로는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감정으론 그게 되지 않음을 느낍니다.

빚까지 져가며 꼭 도와줘야 한단 말인가!

그렇잖아도 학자금 대출받은 빚이 아직도 수천만원이나 남아있는데....

그러다간 내가 빚더미에 올라앉을 판인데도 불구하고?

 

허울만 좋고 알고보면 속 빈 강정인 우리집 경제사정을 아무리 설명해도 변명이고 엄살이라 생각하는 그집 식구들과 잘하면 동거동락까지도 할지 모르는 이 상황이 난 지금 너무 두렵습니다. 얼마전까지 행복을 노래했던 내가정을 위협하는 그들이 너무도 싫어집니다. 이러면 안되는데, 미워하면 안되는데 하면서도. 내마음에 죄를 짓게 하는 그들이 그래서 또 미워집니다.

비록 돈은 없어도 행복하던 내 마음에 돌을 던지는 그들이 죄인인가요? 아니면 내가 죄가 많아서일까요?

주님 ! 어찌하면 좋을까요? 신부님! 어찌하면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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