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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우리가 갖춰야 할 삶의 자세"(9/20)-한국 순교자 축일
작성자이철희 쪽지 캡슐 작성일2004-09-18 조회수1,440 추천수6 반대(0) 신고
 

성 김대건 안드레아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대축일 [0920]

              지혜서 3,1-9     로마서 8,31ㄴ-39    루가 9,23-26

      2004. 9. 19. 퇴계원.

주제 : 우리가 갖춰야 할 삶의 자세

찬미 예수님!

오늘은 우리민족에 전파된 그리스도교 신앙 역사에서 본보기를 남기셨던 성인들을 기억하고 그분들에게서 무엇인가를 배워 우리 삶에 적용시킬 것을 다짐하는 축일, 한국 순교자 대축일입니다.  오늘 우리가 기억하는 성인들이 살았던 때와 우리가 사는 현실은 분명히 다르듯이, 현실의 우리가 옛날에 보았던 순교의 모습을 그대로 따른다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고 불가능한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좋게 이야기하면 정치하는 사람들이 옛날과 달리 똑같은 모양으로 사람들을 억압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의 지성이 깨고 자율권과 책임이 늘어난 민주주의 시대에 살고 있기에 전제주의 시대에 일어났던 모습과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정치는 바뀌고 현실은 우리에게 자율권을 더 주기는 했지만, 신앙의 조상들이 박해를 받던 때보다는 신앙에 대해서 성실한 사람으로 사는 것이 상대적으로 더 어려워진 시기라고 할 것입니다.


한국인 최초의 사제였던 김대건 안드레아가 보여준 삶의 모습이나 신자 공동체의 대표자로 활약했던 정하상 바오로 성인의 삶을 아는 것은 제가 이 자리에서 말씀드리지 않아도 쉬운 일입니다.  우리가 생각만 있다면 오늘 기억하는 우리의 성인들이 보여주신 삶의 모범을 확인하는 일은 생각보다 쉬운 일입니다.  그러므로 오늘은 여러분에게 그 삶의 모양을 요약해서 전달하는  대신에 우리가 신앙인으로서 갖춰야 할 입장은 무엇인지 묵상하고자 합니다.


신앙인으로 사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길입니다.  이런 말씀을 들을 기회도 많았고 실제로 많이 들었을 터이지만, 신앙을 소홀히 여기는 사람들은 생각보다 많습니다.  혹시라도 신앙생활의 목적을 ‘하느님이 갖고 베풀어주시는 축복을 얻어 누리고자 하는 것’은 아닌지, ‘사람들 사이에서는 발견하고 누리기 힘든 평화를 얻고 싶은 것’ 때문은 아닌지 돌아볼 수 있어야 합니다.  최근에 들어서 생긴 문제이기는 합니다만, 마음만 먹으면 종교인이 되는 것은 쉬운 일입니다.  천주교 신앙인으로 살아가는 것이 생각보다 어렵다고 말하는데도 세례 받고 하느님의 자녀로 태어나는 과정만 어려운 것이지 남들 눈치 보며 대충 살아도 신앙인으로 사는 일에 내가 스스로 부끄럽게만 여기지 않으면 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 탓입니다. 


하느님의 축복을 얻고자하는 것은 우리 신앙들이 가져야 하는 삶의 목적 가운데서 그 등급이 가장 낮은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보여주셨고, 우리 신앙의 조상들이 보여주었던 삶의 모습을 본받아서 그것을 현실로 드러내는 것이 첫 번째 목적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성실히 살려고 할 때 하느님의 축복은 선물로 오는 것입니다.


김대건 안드레아,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이 보여주었던 삶의 목표를 오로지 하느님의 축복을 얻기 위한 것이었다고 볼 수는 없는 일입니다.  우리가 그렇게 말하는 것은 우리의 자유이지만 그 판단이 진실에 근거한 것이 아닐 때 우리 삶은 더욱 혼란스러워지기 마련입니다.  지금쯤은 성인들이 축복을 누릴 거라고 우리가 생각하는 축복 역시 사람이 애쓴다고 해서 만들어지는 것은 아닌 하느님의 선물이기 때문입니다.


신앙을 가진 사람들의 삶의 자세는 그렇지 않은 사람들과 달라야 합니다.  그래야만 실제 삶에서도 다른 결과를 맺을 수 있는 법입니다.  여러분은 오늘 1독서 지혜서의 말씀을 들으면서 어떤 생각을 하셨습니까?  하느님에 대해서 올바른 생각과 삶을 보였던 의인들이 정말 어리석은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자기 권리를 주장하지 못하고 세상에서 벌 받은 사람들처럼 살았겠느냐는 것입니다.  세상에 사는 사람들은 그 누구도 자기 생명의 길이가 몇 년 혹은 몇 십 년이 남았는지 아는 사람은 없습니다.  내가 살아보지도 않은 생명이나 삶에 대하여 함부로 판단할 것도 아니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갖춰야 할 올바른 삶의 자세는 세상을 내 맘대로 할 수 있다고 믿는 어리석은 사람들을 닮아서는 곤란한 일입니다.  하느님의 뜻을 따르려는 사람을 보고서 어리석은 삶이라고 말하는 일은 잘못이라는 것입니다.  세상 삶에 드러난 화려함에만 눈길을 두고 겉으로 드러난 아름다움을 있게 한 참된 선(善)은 볼 줄 모르는 까막눈이어서는 헛된 곳에 힘을 쓴 것과 같다는 것입니다.


쉽지 않은 세상의 삶, 우리가 하느님의 뜻에 따라 태어난 세상의 삶에서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는 기쁘고 참된 결실을 맺을 수 있는 삶이되기를 마음모아 기도하고 실천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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