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안다고 증언하면

나를 안다고 증언하면 나도 안다고 할 것이요, 나를 모른다고 하면 나도 모른다고 할 것이다

어떻게 생각하면 맞는 말씀이지만 어떻게 보면 참으로 깍쟁이 같은 말씀입니다

그리고 오늘 복음은 어떤 면에서는 우리의 강박증을 자극하는 말씀으로 잘못 들리기도 합니다

교우 분들 중에 가끔 자신은 하느님에 대한 확신이 없어서

하느님을 믿는 신앙인이란 말을 하기가 어렵다고 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여러분은 어떠십니까?

여러분 중에 하느님께 대한 확신

주님이 분명히 내 인생을 책임져주는 분이란 확신

나는 주님을 안다고 하는 확신을 가지고 사는 분들이 계십니까

그런 확신을 가지고 사는 분들은 정말 극소수입니다

대부분의 분들은 긴가민가하면서 종교를 믿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정상적인 것이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피조물인 인간이

초자연적 존재인 신에 대한 확신을 갖는다는 것 자체가 신이 누구신지 알겠다고 하는 것 자체가

상당히 허황된 생각이기 때문입니다

왜냐 신은 태양입니다

빛의 덩어리인 태양을 바로 볼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그러나 빛의 느낌으로 태양이 있음은 압니다

그리고 태양에 비추인 달

즉 하느님의 사람들인 성인들을 통하여

하느님의 빛을 간접적으로 느끼기도 합니다

이런 간접적인 방식으로 하느님을 체험하기 때문에

우리는 하느님을 안다, 확신한다는 등의 말을 하기가 어려운 것입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느님께서 나의 삶 깊숙이 관여를 하심을 알기 위해선

하느님과의 정을 쌓기 위해서는

어떤 기도를 해야 하는가

하느님과 눈을 맞추는 기도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사람과 사람사이에 관계를 설명할 때

눈 맞춤이란 말을 쓸 때가 있습니다

언제 그런 말을 쓰나요

처녀 총각이 눈이 맞았다고 하지요

감정적으로 무엇인가 통교가 이루어졌을 때

우리는 눈이 맞았다고 합니다

사실 눈은 많은 것을 상대방에게 알려주는 정보통의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상대방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 가를 알기 위해서는

상대방의 말을 듣지 말고 상대방의 눈을 보라고 합니다

또 눈은 상대방과의 교감을 하기 위한 통로라고 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아이와 정을 쌓기 위해서는 아이의 눈을 들여다보아야 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부부관계의 경우 하루 10분이상은 서로 눈을 보며 대화를 해야 부부관계를 원만하게 만들 수가 있다고 합니다

이처럼 사람과 사람사이의 감정의 통교가 눈 맞춤으로 이루어지듯이

하느님과의 교감 역시 눈 맞춤으로 이룰 수가 있는 것입니다

그럼 어떤 기도가 눈을 맞추는 기도인가

예수님이나 성모님의 성상을 바라보면서 그분들의 눈을 들여다보는 기도가 좋습니다

성인들의 상본이나 교황님이 기도하는 모습 중에

아주 그윽한 눈으로 성상을 들여다보는 그런 사진을 보곤합니다

이것이 바로 눈 맞추는 기도인 것입니다

물론 성상자체는 무 생명체이지만

그것을 들여다보노라면 우리도 모르는 어떤 감정

영적인 영역의 감정이 꿈틀거림을 느낄 수가 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흔히 하는 기도는 대개 머리를 조아리는 기도입니다

그런데 이 기도는 사실 주종관계에서 하는 기도이지

대화적인 관계, 하느님을 진정한 아버지로 받아들이는 그런 기도는 아닌 것입니다

그래서 여러 분께 머리를 조아리는 기도가 아닌 눈을 맞추는 기도를 하시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이렇게 하루에 십여 분이라도 눈을 맞추신다면

나중에 하느님께서 우리를 보시고

아는 사람이라고 하실 것입니다

-도반신부님 강론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