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신을 벗어라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04-09-23 조회수1,073 추천수5 반대(0) 신고

 

      신을 벗어라

 

                            

  출애굽기 (3, 1-6) 말씀 묵상

  

  "네가 서 있는 곳은 거룩한 땅이니 네 신발에서 신을 벗어라."(5절)

 

  하느님의 현존을 뵙기 위해 내가 벗어야 하는 신은 어떤 것일까? 탐욕과 허영과 나태의 신발이 아닐까?

 

  오늘 유치원의 방수공사를 하면서 묵은 쓰레기들을 버리게 되었습니다. 유치원을 지은지가 20여년이나 되다보니, 가끔 버린다고 해도 혹시 쓰게 되지 않을까 하여 보관하였던 것들도 결국은 버릴 짐이었습니다. 이 쓰레기들을 치우면서 내 마음에 차 있는 버려야 할 온갖 더러움들을 마주하는 것 같았습니다.

 

내 안의 치부들이 적나라하게 들어나는 것 같아 숨기고 싶고 마주하기가 싫었습니다.

 

필요하지 않은 것들을 잔뜩 안고 있을 때 복잡하고 지저분한것과 같이 내 마음도 버리지 못하고 안고 있는 찌꺼기들로 인하여 복잡하고 지저분하지 않을까?

 

얼마전에 하느님의 은총으로 마음의 묵은 쓰레기들을 한차례 버리고 난 후, 사람들로부터 편안하고 좋아 보인다는 소리를 이따금 듣게 되었습니다. 때를 같이 하여 생활주변의 쓰레기들을 정리하게 되니 주님의 섭리로 여겨지게 되었고 속과 겉의 큰 쓰레기를 버리고 정리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더우기 전에는 내가 주도하였기 때문에 힘이 들어갔지만, 이번 쓰레기를 치우는 일은 아들과 아주머니가 열심히 하는 바람에 나는 함께 이끌려서 같이 열심히 하게 되었습니다. 이 일을 하면서 하느님께서 이끌어 주시는데 저는 따라가며 협조한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아직도 미처 정리하지 못한 유치원의 버려야 할 묵은 짐 쓰레기들이 남아 있는 것처럼 내 마음에도 이와 같이 정리하지 못하고 버리지 못한 쓰레기들이 남아 있습니다. 열등감의 찌꺼기, 소외감, 외로움, 나태, 안일, 탐욕 교만 위선 등등....

 

주님의 은총으로 이냐시오 성인처럼 이러한 쓰레기들을 한 순간의 깨달음에 의해 말끔히 버린 경우도 있지만, 내게는 내게 맞는 방법으로 하느님께서 이끌어 주실 것이라는 신뢰가 느껴졌습니다. 

 

내가 내면의 쓰레기들을 말끔히 버리고, 곧 신발을 벗고  주님의 현존을 뵙게 될 날을, 주님의 현존을 늘 의식하면서 살아갈 날을 희망합니다.

 

  "예수님, 제가 신발을 벗고 당신 앞에 설 수 있도록 도와 주시리라 믿습니다. 개운하고 편안한 느낌과 해야 할 것을 해냈다는 안도감을 느끼도록 이끌어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