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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수녀이면서 그것도 몰라요? (연중 25주 토요일)
작성자이현철 쪽지 캡슐 작성일2004-09-24 조회수1,518 추천수13 반대(0) 신고

                             수녀이면서 그것도 몰라요? (연중 25주 토요일)

 

 

  십자가를 안테나로!
  수년 전에 이모수녀님이 계시는 시골 성당을 어머니와 이모 수녀님의 동창 수녀님 몇 분을 모시고 다녀온 적이 있었습니다. 이모수녀님과 그 수녀님들은 절친한 친구들로서 무려 50년동안 휴가를 함께 보냈다고 합니다. 그런데 몇 년 전부터 이모수녀님이 무릎 관절염을 앓아 동창수녀님들은 이모수녀님이 계시는 곳에서 매년 휴가를 함께 보내셨다고 합니다. 저는 이러한 수녀님들의 의리(?)에 감탄하였습니다. 그런데 동창수녀들과 같이 온 동생 즉 저희 어머니에게 이모수녀님이 걱정하는 말을 한번 잘못하여 혼쭐(?)이 났었습니다. 사연인즉, 신학교를 3일만에 자퇴하고 나온 막내 남동생이 알콜중독으로 어머니를 힘들게 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마르가리타야, 네가 무엇이 부족하여 상이군인하고 결혼하여, 수십 년간 그렇게 고생을 하더니, 이제는 아들 때문에 또 고생을 하고 있니?" 그러자 저희 어머니는 정색을 하며,
  "아니, 언니! 언니는 수녀이면서 그것도 몰라요? 이 고통은 내 십자가예요, 내 십자가..."


   어릴 때 이북 덕원에서 살면서 베네딕도 수도회의 많은 수사님들과 신학생들로부터 '노랑 머리의 아가씨'라고 귀염을 독차지했던 저희 어머니는 언니 수녀에게 나비처럼 날아 벌처럼 멋지게 펀치(?) 한방을 날린 격이 되었습니다.^^*

 

   오늘 복음(루가 9, 43- 45)에서도 예수님께서 당신의 제자들에게 수난을 예고하지만 그 제자들은 그 말씀과 수난을 알아들을 수도 없었고 이해하지도 못하는 모습을 우리는 보게 됩니다. 이러한 제자들의 모습은 삶의 고통(십자가)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이기도 하지요.


   오늘도 무거운 십자가(이제는 큰아들인 저^^*)를 씩씩하게 지고가시는 저의 어머니를 여러분들의 기도 중에 기억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참고로 이미 이 게시판에 올린 어머니에 관한 글(엄마 닮았네, 천사의 바지, 십자가 안테나(8)- 꾸오 바디스 오마니?)을 읽어 보세요.^^* 가브리엘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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