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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Re:(181) 칼에 날을 새워야만!
작성자유정자 쪽지 캡슐 작성일2004-09-24 조회수913 추천수4 반대(0) 신고

오늘 아침 정말 간만에 훌륭한 글을 읽고 너무 행복했습니다.

순의님은 칼에 대한 전문가 수준이십니다.

일상적으로 아무 생각없이 쓰는 칼에 대해서 어찌도 이렇게 재미있고도 철학이 느껴지는 글을 감칠맛 나게 쓰시는지..... 독특하면서도 공감이 팍팍 느껴지는 글입니다. 한 편의 훌륭한 수필로서 손색이 없는 글이네요.

 

칼을 놓고 이루어지는 내용들이 생생한 생활에서의 체험과 격조있는 의식으로 한데 어우러져 읽는 사람의 마음을 꽉 사로잡는군요.

님의 완벽하고 철저한 살림운영까지도 엿보이게 합니다.

나처럼 대충 사는 사람은 그냥 시멘트 바닥이나 항아리 뚜껑에다 쓱쓱 갈아서 그것도 몇년띠기로  그렇게 쓰는데 이런 모습은 생활자체를 그저 대충 산다는걸 의미하기도 한답니다.

 

숫돌 본지가 몇십년이 되었는지 열살미만일때 보고 못본것 같습니다. 시골 고향에 있을때 늘 할아버지께서 낫이나 칼을 갈았지요.

그리고 그 후 객지를 떠돌며 살때 늘 어머니가 항아리 입술(?)에 칼을 문지르는걸 보고 어느새 나도 답습하고 말았던것.

우리집 칼은 그래서 영 때꾸정 물을 벗을 날이 없어 잘 들지 않는 칼로 대충 삽니다.

요즘은 칼대신 가위질을 많이 하지요. 참 무늬만 주부입니다.

 

숫돌도 자기 몸이 깎이고 닳아야 칼을 제대로 갈 수가 있고 칼도 숫돌도 서로가 깎이고 닳아야 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말씀이 정말 크나큰 깨달음과 감동으로 다가오는 시간입니다. 님의 글을 읽으면서 노상 느끼는 것이지만 그 감칠맛 나는 표현들이 읽는 마음을 신선하게 자극합니다. 오래전에 윤흥길 작가의 소설 (장마)를 읽으며 느꼈었던 (.....뽀작뽀작 다가오고 있었다.)는 등등 독특한 방언에서 느껴지던 경이로움 같은 것이 새삼 기억나네요. 순의님의 글속에 그 방언들이 없으면 양념없는 반찬같을 겁니다. 그렇다고 만일 나같은 사람이 그런 표현을 쓴다면 빌려입은 옷처럼 어색하고 어울리지 않을 거예요.

 

칼을 통해 드러나는,  칼이 품고 있는 여러가지 함축된 의미들을 떠올리게 한 순의님의 글  감명깊게 읽었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좋은 글 볼 수 있었으면 기쁘겠습니다.

서로의 희생이 필요하고 사랑이 필요하다는 의미로 해석되는 님의 글에 박수를 보냅니다. 잘 갈은 칼로 맛있는 거 많이 만들어 풍성한 명절 보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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