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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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미래 모습은 현실 삶의 결과"(9/26)
작성자이철희 쪽지 캡슐 작성일2004-09-25 조회수873 추천수9 반대(0) 신고
 

연중 제 26 주일 (다해)

             아모스 6,1ㄱ. 4-7    1디모테오 6,11-16    루가 16,19-31

     2004. 9. 26. 홍제4동

주제 : 미래 모습은 현실 삶의 결과

찬미 예수님!

사람이 세상에서 살아가는 데에 필요한 것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러시아 문학가 톨스토이는 세상을 다 살고 난 사람에게 정말로 필요했던 것은 그 몸을 누일만한 한 평도 되지 않는 땅이라고 한 이야기를 읽은 적이 있습니다.  문학가가 바라본 세상, 그것을 읽은 사람들이 받아들이는 넓이나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그 정도면 충분하다고 말은 합니다만, 실제로 사람들이 살아가는 세상에서 필요한 것은 그 한계를 훨씬 넘습니다.  이 둘 사이에 있는 차이를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요?  이 차이를 극복하는 방법에 따라 세상의 삶이 성공했느냐, 아니면 아쉬움을 남기는 삶이었느냐가 달라질 것입니다.


우리는 오늘 연중 26주일 미사를 봉헌하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추석을 맞이하여 ‘고향 앞으로 가!’를 했기에 고속도로와 그에 가까이 있는 도로들은 지금쯤 몸살을 앓기 시작할 것입니다.  오늘 성당에 오신 여러분도 상황이 조금 다르겠지요?  신문에는 고향으로 가고 싶어도 가지 못하는 사람들 이야기가 적혀 있었습니다.  쉽사리 생각할 수 있는 한두 가지 문제나 환경 탓은 아닌 듯 했습니다.  하느님을 찬미하고 공경하는 제사에 참여한 우리가 그 사람들을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은 어떤 것이 있겠습니까?


미국이 이라크를 침략해서 생긴 충격 때문에 기름 값은 한 없이 오르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리고 합리적인 이유없이 그렇게 한 행동을 자랑삼아 이야기하고 그것이 정의라고 외치는 사람이 또 한 번 대통령을 하고 싶어서 설치는 것이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입니다.  그러저러한 일들 때문에 아무런 탓도 없이 사람들이 사는 세상은 점점 힘들어지기만 합니다.  그래도 시간은 흘러서 추수를 감사하는 시기를 맞이하였습니다.  이곳은 농촌이 아니기에 날씨 변화를 느끼고 달력을 보고 하늘을 봐야만 추수 때가 되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늘이 우리에게 주는 축복의 시간을 맞이하여 보름달이 세상을 밝혀주는 빛을 사람들이 받아 누리고 자신에게 남는 것은 다른 사람들과 나눌 수 있다면 더 좋을 듯합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비슷한 마음 자세를 갖고 살겠습니다만, 복음에 나오는 부자역시도 살았던 이 세상에서나 육신의 생명이 다한 하느님나라에서나 축복을 누리고 싶었던 마음은 간절했던듯합니다.  하지만 일을 제대로 완성시키려면 삶의 자세도 올바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오늘 복음은 우리에게 말해줍니다.  세상사에 한 개인의 마음대로 되는 일이 많지 않듯이 세상에서 나름대로 행복을 누리고 즐겁게 살았던 부자는 입장이 바뀐 세상에서는 반대의 삶을 살았던 라자로를 부러워하게 됩니다.  세상에서 부자로 산 사람이 반드시 복음에 나오는 부자와 같은 삶을 겪는다고 말하는 것은 잘못입니다.  복음서가 쓰일 당시의 세상과 우리가 지금 사는 세상이 달라졌기에 복음서에 쓰인 표현도 달리 알아들을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가장 조심해서 알아들어야 할 표현이 ‘부자의 삶과 그가 보인 태도가 과연 오늘날에도 글자 그대로 적용되는가 하는 것’입니다. 


이 부자는 아브라함에게서 들은 말에 따라서 자신에게는 물 한 모금 얻을 수 있는 기회가 없다는 것을 알자, 아직 세상에 살아있는 형제들을 걱정합니다.  하지만 그 형제들에 대한 아브라함 할아버지의 판단도 엄격한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사람이 아무리 간절히 원한다고 해도 그 원하는 것을 행동으로 드러내지 않는다면 희망사항은 그것으로 수명을 다한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자신만을 생각하고 사는 사람들의 본보기는 첫 독서 아모스 예언서에도 나옵니다.  세에서 우리가 보여야 할 올바른 삶의 방법을 외면하고 내가 세운 건축물에서 위안을 찾거나 하느님이 아닌 다른 것들에게서 삶의 위로를 찾으려고 하는 사람들에게 내리는 아모스 예언자의 선언은 새겨들어야 할 것입니다.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마찬가지입니다만, 내일 모레 그리고 그 이후에 만들어지는 미래의 삶은 갑작스레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 어제 그리고 오늘 실천하는 내 삶의 결과에 따라 만들어지는 것이라는 사실을 흔히들 무시합니다.  가장 사소해 보이는 가장 작은 문제가 때로는 돌이키기 힘든 결과를 만듭니다.  우리가 미처 생각하지 못하고 예측하지 못하는 것뿐입니다.


현실을 이렇게 생각할 수 있다면,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새삼스레 질문하는 일은 없어야 할 일입니다.  우리가 모르는 일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다만 오늘 독서에 나오는 말씀을 새길 수 있다면, ‘세상에 태어난 우리들 각자가 하느님에게서 받은 사명이 무엇인지를 깨달아 실천하도록 하는 일’입니다. 


며칠 남지 않은 추석명절과 연휴기간을 가족들과 함께 잘 지내시고 기쁨이 살아 숨 쉬는 가족관계를 만드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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