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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복음산책) 행복한 영적 가족공동체
작성자박상대 쪽지 캡슐 작성일2004-10-09 조회수1,119 추천수15 반대(0) 신고
 

◎ 2004년10월9일(토) - 연중 제27주간 토요일


[오늘의 복음]  루가 11,27-28

<당신을 낳은 여인은 얼마나 행복합니까! 하느님의 말씀을 듣는 사람들이 오히려 행복하다.>


  27) 예수께서 이 말씀을 하고 계실 때 군중 속에서 한 여자가 큰 소리로 “당신을 낳아서 젖을 먹인 여인은 얼마나 행복합니까!” 하고 외치자 28) 예수께서는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그 말씀을 지키는 사람들이 오히려 행복하다.” 하고 대답하셨다.◆


[복음산책]  행복한 영적 가족공동체


  행복이란 무엇일까? 행복(幸福, Full of Happiness)의 사전적 의미는 ‘생활의 만족과 삶의 보람을 느끼는 흐뭇한 상태’를 말한다. 오늘날 행복이란 신체적인 건강과 정신적인 편안함을 기반으로 한 ‘웰-빙(Well-being)’의 개념과도 통한다. 2004년 현재 IBS컨설팅 회장이자 서울과학종합대학원 부총장인 윤은기 경영학 박사가 말하는 행복의 7가지 비결을 들어보자. ① “매일 매일 운동을 하라.” 운동을 하는 동안에도 기분이 좋아지지만 운동 후에 상쾌한 기분이 드는 것은 엔도르핀이 분비되기 때문이다. 매일 운동을 하면 육체적 건강뿐만 아니라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 ② “정신적 자극을 하라.” 지적인 친구와 추상적인 주제를 가지고 토론을 하면 머리가 정돈되고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 토론을 통해 상대방의 견해도 들을 수 있지만 자신의 견해가 정리되거나 발전하는 것을 체험할 수 있다. ③ “예술적 자극을 하라.” 연주회, 미술관, 공연장, 극장을 가거나 시를 읽거나 석양이 곱게 물든 것을 바라보라. 종교적인 체험도 행복감을 높여준다. 교회, 성당, 절에 가면 영적 충만감을 얻을 수 있다. ④ “작은 선행을 반복하라.” 다른 사람이 주차하는 것을 도와주거나 길을 안내해 주거나 엘리베이터를 양보하는 등 작은 선행을 지속하면 기분이 좋아지게 마련이다. 거금을 기부하거나 큰 행사를 후원하는 일은 실천이 쉽지 않지만 일상적인 선행은 마음만 먹으면 매일매일 실천이 가능하다. ⑤ “좋은 친구와 휴식시간을 가져라.” 마음이 통하는 친구와 커피 한 잔, 술 한 잔도 좋고 식사를 함께 하거나 산책을 하는 것도 좋다. 우리는 청소년기에 좋은 친구와 담소를 즐기며 살아왔지만 성인이 되면서 바쁜 생활 때문에 친구와의 담소를 포기하기 쉽다. 그러나 좋은 친구와의 교류는 매우 중요한 행복의 요소다. ⑥ “스스로 격려하라.” 매일 자신을 즐겁게 할 수 있는 목록을 작성하고 한두 가지씩은 반드시 실천하라, 누구에게 보고할 것도 없기 때문에 메모지에 자신에게 도움이 될만한 아이디어를 수시로 기록하고 실천한다. ⑦ “하루를 마감할 때 스스로를 칭찬하라.” 오늘 한 일 중에서 잘한 일을 찾아내서 스스로 칭찬하면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 이렇게 행복으로 가는 7가지 비결을 사실 비결이라기보다 습관이다. 습관은 이론이기보다 이론을 바탕으로 한 행동이다. 따라서 행복한 삶을 유발시키는 좋은 습관은 곧 행복을 보장하는 소중한 자산인 셈이다. 그러나 행복할 수 있는 길이 어디 이뿐이랴!


  오늘 복음은 일년 365일의 매일미사 복음 중에서 가장 짧은 복음으로 기억된다. 비록 단 두절의 복음이긴 하나 그 담고 있는 내용은 실로 엄청난 것이다. 오늘 복음은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있던 군중 속에서 한 여인이 감격하여 외친 행복찬사와 이에 대한 예수님의 대응찬사로 엮어져 있다. 희랍어 원문(原文)을 보면 “복되도다! 당신을 품은 태와 당신이 먹고 자란 젖은!”(27절) 하고 여인이 외쳤다. 여기서 태와 젖은 어머니를 가리키는 비유법으로서 예수의 어머니, 성모 마리아를 의미한다. 아들이 잘되어 존경을 받으면 그를 낳아 기른 부모도 덩달아 존경을 받기 마련이다. 제자가 잘되면 스승이, 부하가 잘되면 상관이, 자식이 잘되면 부모가 덩달아 기뻐하고 자랑스러울 것이며, 사람들은 당사자뿐 아니라 당연히 그들을 가르치고 키운 사람들까지 존경하고 부러워하게 된다. 그런데 이것은 어디까지나 인간적인 계산법이다.


  예수님의 생각은 다르다. 예수님은 진정 당신을 따르는 방법으로 모든 혈통과 인연과의 단절뿐 아니라 모든 물질적 소유와의 이별을 요구하셨고, 심지어는 자기 자신마저 버릴 것을 요구하셨다.(마태 19,29; 마르 8,34) 그분은 세상에 칼을 내리쳐 가족끼리 서로 맞서게 하려 하셨다.(마태 10,34-35) 예수께서는 어머니와 형제들이 와서 만나려고 했을 때도 “누가 내 어머니이며 내 형들인가? 바로 이 사람들이 내 어머니이며 내 형제들이다.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실천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다 내 형제요 자매요 어머니이다.” 하고 힘주어 말씀하셨다.(마태 12,48-50; 마르 3,33-35; 루가 8,20-21) 이렇게 예수께서는 인간적이고 물리적인 혈통에 근거를 둔 가족공동체의 벽을 무너뜨리고,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그 말씀을 지키며 그 뜻을 실천하는 사람들로 구성될 새로운 의미의 영적(靈的) 가족공동체를 선포하신 것이다.


  오늘 복음이 함께 외치는 한 여인의 마리아에 대한 행복찬사는 유효하다. 그러나 그 찬사는 어디까지나 예수님의 실존(實存) 속에서 유효성을 가진다. 즉 여인이 외친 예수의 어머니에 대한 행복찬사가 예수님의 대응찬사 속에서 의미를 찾는다는 말이다. 여인이 감격하여 침묵을 깨고 예수의 어머니를 행복하다고 외친 이유는 바로 예수님의 말씀을 들었고 또 감격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예수님의 대응찬사는 당신의 어머니를 외면하려 하신 것이 아니라, 어머니 마리아를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가장 완벽하게 실천한 여인임을, 그래서 가장 행복한 여인임을 역설적으로 강조하는 것이다. 마리아는 “이 몸은 주님의 종입니다. 지금 말씀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루가 1,38) 하고 대답함으로써 하느님의 뜻이 자신을 통하여 실현되도록 사셨던 분이 아니신가? 그래서 성모 마리아는 비록 당신의 삶이 외롭고 힘들었을지언정 모든 여인 중에 복되시고, 모든 복된 사람들 중에 진복자(眞福者)가 되신 것이며, 영적 가족공동체의 어머니이시다.◆[부산가톨릭대학교 교목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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