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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감사한 마음을 드러내기 "(10/10)
작성자이철희 쪽지 캡슐 작성일2004-10-09 조회수789 추천수7 반대(0) 신고
 

연중 28 주일 (다해)

              2열왕기 5,14-17              2디모테오 2, 8-13            루가 17,11-19

      2004. 10. 10.  홍제 4동

주제 : 감사한 마음을 드러내기

찬미 예수님!

 

한 해를 보내면서 그 결실을 돌려주는 가을이 되었습니다.  어제는 많은 분들이 ‘배론’으로 성지순례를 다녀왔습니다.  사정이 있어서 함께 하지 못하신 분들도 우리 신앙의 선조들이 어떤 삶을 보이셨는지 그 삶에 대해서 배우고 실천하는 것도 시월, ‘전교의 달’을 보내는 또 한 가지 자세가 될 것입니다.  내가 받아들인 신앙을 내 몸으로 드러내는 일은 어느 때만 하는 일이라는 특별한 제한이 없기 때문이고, 우리가 늘 실천해야 할 삶의 자세이기 때문입니다.


어느 나라 사람이든지 장점이 있고 그에 상대되는 단점이 있는 것은 비슷하겠습니다만, 특히 한국 사람들에게 부족한 것을 말하라면 흔히 ‘감사하는 표현이 부족’하다고 손꼽습니다.  굳이 외국 사람들이 한국 사람들보다 잘한다고 부러워 할 일은 아닙니다만, 외국 사람들이 하는 말에는 ‘감사하다’는 말이 자동으로 따라붙는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 사람들의 입에서는 그 소리를 기대하는 일은 ‘옆구리 찔러 절 받는 일’처럼 민망할 때가 많습니다.  그 이유는 어디에 있겠는지 생각해본 적이 있습니다. 


유대인의 역사는 꽤 깁니다.  우리의 역사도 단군시대부터 계산해서 반만년 역사라고 말을 합니다.  그리고 근세에 이르러 독립국가를 이루고 살아온 역사의 길이도 유대민족에게나 한국민족에게나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적잖은 세월동안 외세에 눌려 살았던 것도 비슷한 일이라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역사적인 배경을 갖는 유대민족이나 한국민족에게 공통적인 특징의 첫 번째로 손꼽는 ‘머리좋은 사람들’이라고 하는 판단과 더불어 ‘다른 대상에게 감사를 표현하는 일에 대단히 인색하다’는 말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가 삶에서 감사할 일은 얼마나 있겠습니까?  모두 내 손으로 움직인 것이고 내 몸이 힘을 써서 얻은 것이라고 한다면 실제로 감사하다는 말을 할 기회는 없을 것입니다.  제가 여러분에게 드리는 말에 실제로 그렇다고 느낀다면 역사의 바탕과 더불어 마음자세도 살펴야 할 일입니다. 


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 사마리아와 갈릴래아 사이를 지나시다가 일어난 일을 전합니다.  지금 이스라엘 땅의 북서편인 사마리아 지역은 유대인들이 철저하게 무시하던 사람들, 사마리아 사람들이 살던 곳이었습니다.  유대인들은 이 사마리아 사람들과 만나지도 않고 서로 어울리려고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묘한 감정이 깃들어있는 장소 사이를 지나시다가 베푼 기적을 전하는 오늘 복음을 들으면 예수님의 안타까운 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자신에게 일어난 일에 대하여 감사의 마음을 드러내는 사람이 왜 유대인에게는 없느냐는 것입니다.  물론 이런 질문에 쉽사리 답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하느님을 알지 못하기에 그 뜻을 실천하지도 못한다고 차별대우 당하던 이방인인 사마리아 사람은 하느님께 감사드리는데, 하느님을 안다고 생각했을 것이고 어려서부터 그런 교육을 수없이 받았을 유대인들은 마음이 닫혀 있다고 안타까워하시는 것입니다.

감사하다고 말하는 것이 실제 삶을 변화시킬 일은 별로 없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말 한 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거나 ‘고기는 씹어야 맛이고 말은 해야 맛’이라는 우리의 격언과 속담을 되새길 수 있다면, 사람이 표현하는 한 마디 말은 속으로 삼킨 수많은 감정보다는 훨씬 더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을 아는 일은 참으로 중요한 것입니다. 


엘리야예언자의 뒤를 이은 엘리사예언자 시대는 이스라엘 백성의 통치자들이 하느님을 불신하던 시대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래서 하느님의 뜻을 전하는 예언자들은 이스라엘 백성을 상대로 하여 하느님의 힘을 드러낼 일이 없던 때였습니다.  그 시대에 엘리사 예언자는 이스라엘 백성이 아닌 이방인, 자기 민족을 침략하기 위해서 군대를 이끌고 쳐들어왔던 나라, 시리아의 장수 나아만의 병을 고쳐줍니다.  하느님의 뜻은 사람이 정한 기준과는 다르다는 것을 볼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그러자 나아만은 하느님을 기억하면 어떤 일이 올바른 것인지 봉헌방법을 문의합니다.


기적을 체험했기 때문이 아니라 하느님을 향하여 감사의 자세를 봉헌한다는 것은 참으로 중요한 일이고 우리가 첫 번째로 가져야 할 자세입니다.  그 마음자세가 세상의 삶을 바꾸는 힘이 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참여하고 함께 하는 미사를 가리켜 ‘감사의 제사’라고도 합니다.  하느님은 우리가 봉헌하는 물건을 자비를 베푸시는 분은 아닙니다만, 마음의 첫 자리에 갖는 감사하는 마음은 우리 삶을 바꾸는 힘이 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일입니다.  하느님께 봉헌하는 감사의 마음은 하느님께 갔다가 다시 우리에게 기쁨과 행복으로 돌아온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될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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