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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하느님의 기준 -하깨서2
작성자이광호 쪽지 캡슐 작성일2004-10-15 조회수1,046 추천수5 반대(0) 신고

하느님의 기준

 

 <오늘의 말씀> 
 나 만군의 야훼가 말한다. 너희가 어떻게 지내 왔는지 돌아 보아라. 산에 가서 나무를 찍어다가 나의 성전을 지어라. 나는 그 집을 기꺼이 받아 들이고 거기에서 내 영광을 드러내리라. 나 야훼의 말이다 (하깨 1:7-8)

 

 <묵상>

솔로몬의 성전은 레바논에서 들여온 소나무와 순금 그리고 인근 나라에서 들여온 최고 품질의 재료를 사용해서 최고의 기술자들이 7년 동안 공을 들여 지었습니다. 그 성전이 바빌론의 침공에 의해서 파괴되었고 이제 새 성전을 지어야만 했던 것입니다.

 

솔로몬의 시대는 이스라엘이 그 지역에서 패권을 차지한 종주국의 영광을 누리던 때였기 때문에 화려한 성전을 지을 수 있었지만 바빌론 유수를 마친 지금은 황폐한 터전 - 하루하루 먹고 살기도 힘든 상황에서 백성들이 성전을 지어야만 했습니다. 

 

하느님도 이 사정을 아셨습니다. 화려했던 내 성전이 무너졌으니 어떻게든 옛날처럼 만들어 놓으라고 말씀하신 것이 아니라 산에 올라가 나무를 찍어서 성전을 찍으라고 말씀하십니다. 광야지대가 많은 이스라엘 산에 좋은 품질의 소나무가 있을 리 없습니다. 쭉쭉 뻗은 소나무보다는 우리 나라 소나무처럼 이리저리 배배 꼬인 소나무가 많고 그것은 건축재료로는 그리 좋은 목재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하느님은 그 나무라도 찍어다가 성전을 지으라고 하십니다. 그 좋지 않은 목재로 지어진 성전이 결코 옛날처럼 화려할 리는 없지만 그래도 하느님께서는 그 초라한 집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거기에서 당신의 영광을 드러내 주시겠다고 약속하시는 것입니다.

 

그 집이 결코 당신을 위한 집이 아니라 백성들에게 당신의 은혜를 부어주시기 위한 통로라는 것을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어려운 생활 환경과 여건이지만 하느님께 순종하는 마음으로 온 백성이 힘을 모아 성전을 건축하는 가운데  함께 해 주시겠다는 말씀을 하신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화려하고 대단한 곳에 임하시는 것이 아니라 작고 보잘 것 없지만 일치와 화합이 있는 곳에 임하셔서 당신의 영광을 드러내 주시는 것입니다. 당신의 아드님 예수님도 그런 마음을 품은 사람들 사이에서 태어나셨습니다. 화려한 장소보다도 하느님을 모시려는 그 마음을 하느님께서는 기뻐하시겠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도 지상에서 가장 초라하고 더러운 곳, 당신을 마음으로 섬기는 사람들이 세상의 방해를 피해서 모일 수 있었던 곳 - 마굿간을 스스로 택하여 태어나셨던 것입니다.

 

신약의 예수님도 과부의 헌금을 기뻐하셨습니다. 5000명의 군중을 먹여야 했던 예수님께 필요했던 건 200 데나리온의 돈이 아니라 가진 바를 다 드린 소년의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였을 뿐입니다. 주님은 인간이 마음을 다해 바친 극소량으로 거대한 기적을 이루어 영광을 드러내셨던 것입니다.

 

하느님께 무언가를 드리려할 때 인간적인 가치기준이나 사람들의 비웃을까 하는 시선을 두려워 해서는 안됩니다. 하느님은 당신의 영광을 당신 혼자 이루려 하시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사람들이 보고 놀랠 거창하고 거대한 것을 주님께 드리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지금 당장 산에 올라가서 못생긴 쭉정이 나무 같은 나무라도 열심히 해 오는 것 - 보잘 것 없지만 내 가진 바를 드리는 것입니다. '내가 조금만 더 성공해서 더 큰 것을 나중에 드릴테니 지금은 참아주세요'라는 하느님 나라를 미래로 자꾸 미루려는 마음보다 하느님은 작지만 현재 가진 바를 바치는 그 작은 마음을 더 기뻐하십니다.

 

우리도 모르게 세상의 화려함을 추구하려는 우리의 기준과 하느님의 기준은 이처럼 다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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