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어떤 상황일지라도..
작성자이지은 쪽지 캡슐 작성일2004-10-17 조회수1,245 추천수4 반대(0) 신고
최악의 상황 속에 살아라.


자신에게 처한 괴로움을
지혜롭게 극복하는 방법으로
최악의 상황으로 마음을 몰아가보는 것은
하나의 좋은 방편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의 상황을...
치달을 수 있는 가장 괴로운 상황,
최악의 상황으로 가정을 하고 난 뒤
그 상황에서 하나하나 다시 시작하는 것 말입니다.

살다보면 감당키 힘든 괴로움이 몰려와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발휘해 보지도 못하고
짓눌린 상황에 이끌려 몸도 마음도
허무하게 무너져 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어떤 괴로운 상황이라도 우린 능히
지혜롭게 이겨낼 수 있다는 사실을
우린 너무 쉽게 잊고 지내는 듯합니다.
마음만 잘 다룰 수 있다면 그 어떤 상황도
이겨낼 수 있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상황은 우릴 이겨낼 수 없습니다.
우리의 마음은 그림을 잘 그리는 화가와도 같다고 했습니다.
마음 내어 그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능숙한 삶의 화가이기에
화가의 손에서 자유롭게 그림이 그려져야지
그림에 따라 화가의 손이 왔다갔다 해서는 안 될 일입니다.

최악을 가정하는 삶은
자칫 포기하기 쉬운 괴로운 상황을
지혜롭게 극복하는 일미(一味)의 방편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진급이나 시험에서 떨어졌다고 했을 때
그 괴로운 상황에 안주하여 머물고 있으면,
그 상황은 나에게 더 큰 실망감과 자괴감 등을 몰고 옵니다.
그런 괴로운 마음은 앞으로의 삶에 있어
그 어떤 도움도 줄 수 없을 뿐더러
지금부터라도 열심히 했을 때 오는
희망마저 빼앗아 가기 쉽습니다.

빨리 마음을 비워야 빨리 다시 시작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마음을 비운다는 것이 그리 쉽지는 않습니다.
그렇기에 방편으로 최악을 가정해 보라고 하는 것입니다.

그럴 때 오히려 더 괴로운 상황,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보는 것입니다.
낙방 정도가 아니라 강제 퇴직을 당하여 직장을 잃고
퇴직하면서도 동료들의 야유를 받으며,
직장이 없다보니 그나마 있던 집도 팔아야 하고
자식 학비 걱정에 먹고 살 일이 걱정이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몸까지 아파 일을 할 수 없다고
가정해 보는 것입니다.

그야말로 시쳇말로 갈 때까지 갔다고 생각해 보는 것입니다.
그 바탕위에 하나 하나 다시 시작해 보는 것입니다.
이제 더 이상 떨어질래야 떨어질 곳도 없습니다.
그렇다면 이제부터는 즐거운 일만 있게 됩니다.

그나마 퇴직 당하지 않았으니 다행이라
더 열심히 일해야겠고,
진급은 못 했어도 위로해 주는 동료가 있으니
야유하고 비난하지 않아 준 것에 감사하고,
따뜻한 집에 아내와 자식들 잘 크고 있음에 감사하며,
다시 시작할 수 있도록 이 몸 건강함에
새삼 감사할 수 있을 것입니다.

더 이상 떨어질 곳이 없으니
이처럼 남은 것은 올라갈 일밖에 없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게 감사할 일과 즐거운 일 뿐이며
이제 남은 것은 더욱 열심히 일하는 것일 뿐입니다.
그렇게 마음 다스리고 나면
다시금 시작할 수 있는 자신감이 생기게 됩니다.

한 부자 사업가가 시한부 인생 선고를 받았습니다.
1-2년 정도를 살고 죽을 것이라는 것입니다.
믿지 못할 괴로움의 끝까지 다녀왔습니다.
그러나 더 이상 괴로워만 할 수가 없었습니다.

죽음을 앞두고 가만히
지나온 삶을 되돌아보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나보다 더한 사람이 있겠지 하며
더욱 심한 최악의 상황을 설정해 보니
감사할 일뿐이었습니다.

그래도 남들에게...
미움 주지 않고, 괴로움 주지 않고
고요히 눈 감을 수 있음에 감사하고,
당장 내일 모레 죽지 않음에 감사하며,
남은 생을 보람되게 보낼 수 있음에
감사해 할 수 있었습니다.

남은 날 동안 그간의 벌어 놓은 돈을 널리 회향하고자
또한 일에 시달여 평생 원하던 해외여행을 해보고 죽으려
돈을 싸들고 여행을 떠났습니다.

죽음을 선고받을 때는 정말 괴롭던 마음도
죽음에 대해 받아들이고 나니 한결 마음이 편했습니다.
환한 웃음으로 해외를 떠돌며
많은 어려운 이를 만나고 도움을 주고
그렇게 몇 달 간을 떠돌아 다녔습니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 보다는 바로 죽을 수도 있었을텐데
이렇게 남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음에 감사해 하며
그렇게 해외여행을 마쳤을 땐
신기하게도 이미 몸이 완쾌되어 있었습니다.

삶과 죽음 또한 마음으로 짓는 일입니다.
마음이 변하면 생사의 인연도 변하게 마련입니다.

상황 자체가 괴로움일 수는 없습니다.
다만 우리의 마음이 그 상황에 놀아나기에
마음이 괴로운 것일 뿐입니다.
이처럼 그 상황을 묵묵히 받아들이고
집착된 괴로운 마음을 비워버리고 나면
뜻하지 못했던 상황이 우리를 반길 수도 있습니다.

이렇듯 죽음을 목전에 두고도
더 떨어질 최악의 상황이 있으니
우리 앞에 펼쳐질 그 어떤 상황이면 어떻습니까.

그렇듯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두면
앞으로 닥치는 일들이 즐겁고 감사해지며
그렇게 마음을 비우고 나면
안 될 일들이 다시금 되어지는 도리가 나옵니다.
마음이 변하면 주위가 변하고 세계가 변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괴로운 상황이 문제가 아니라
그 상황에 안절부절하는 우리의 마음이 병통인 것입니다.

옮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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