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앞장서 가시는 분 ♣
[루가 12,49-53]
그때에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이 세상에 불을 지르러 왔다.
이 불이 이미 타올랐다면 얼마나 좋았겠느냐? 내가 받아야 할 세례가 있다.
이 일을 다 겪어낼 때까지는 내 마음이 얼마나 괴로울지 모른다.
내가 이 세상을 평화롭게 하려고 온 줄로 아느냐? 아니다.
사실은 분열을 일으키러 왔다.
한 가정에 다섯 식구가 있다면 이제부터는 세 사람이 두 사람을 반대하고
두 사람이 세 사람을 반대하여 갈라지게 될 것이다. 아버지가 아들을 반대하고
아들이 아버지를 반대할 것이며 어머니가 딸을 반대하고 딸이 어머니를 반대할
것이며 시어머니가 며느리를 반대하고 며느리가 시어머니를 반대하여 갈라질
것이다.”
◆루가복음에서 22,`55를 제외하고는 ‘불’이라는 단어는 모두 예수님의 심판을
상징하는 말로 사용되었습니다.(3,`9.`1617;9,`54;12,`49;17,`29) 불은 물과
더불어 정화의 상징입니다. ‘불을 지르러 왔다’라는 파격적인 말씀은 긍정적인
의미로, 세상을 정화하겠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몇 해 전 고향 동네에 큰 산불이 났습니다. 불은 삽시간에 숲을 잿더미로 만들었
고 산은 흉측한 몰골을 드러내 놓고 지날 때마다 얼굴을 찡그리게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작년부터인가 어머니는 자주 산에 가실 일이 생겼습니다.
불난 산에는 고사리가 많다는 말을 들었나 봅니다. 불난 산에 고사리가 많기도
하겠지만 불이 난 곳에선 유독 고사리가 눈에 잘 띄기 때문이겠죠.한번은 고사리
를 꺾다가 보니 점점 깊은 산으로 들어가게 되어 길을 잃고 헤메는 사건이 벌어지
기도 했습니다. 그러고도 뭐가 그리 재미난지 한동안 계속 산에 오르셨답니다.
불길이 휩쓸고 간 자리, 아무것도 없는 그곳에서 성장이 빠른 고사리는 어머니의
표적이 되고 만 것입니다.
세상이 겪어야 할 ‘성령과 불의 세례’(루가 3,`16 참조)는 하느님 나라에 가기
위한 관문입니다. 그 너머 불난 자리에 고사리순이 쑥쑥 자라듯 하느님 자녀들이
또렷이 서 있을 것입니다. 예수께서는 수난의 여정을 ‘세례’라는 말로 표현
합니다. 그것은 몹시도 괴로운 현실이었습니다.
분열과 고난의 세례는 예수께서 우리보다 먼저 겪으신 일이었습니다. 그분은
하느님께조차도 버림받은 채 혼자서 그 길을 가셨지만 교회는 앞장서서
승리하신 그분과 함께 그 세례를 받을 것입니다.
이정석 신부(전주 가톨릭신학원)
† 【 안나의 묵상나누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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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가요*^^*
《 소스입니다. 》
♣ 앞장서 가시는 분 ♣
[루가 12,49-53]
그때에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이 세상에 불을 지르러 왔다.
이 불이 이미 타올랐다면 얼마나 좋았겠느냐? 내가 받아야 할 세례가 있다.
이 일을 다 겪어낼 때까지는 내 마음이 얼마나 괴로울지 모른다.
내가 이 세상을 평화롭게 하려고 온 줄로 아느냐? 아니다.
사실은 분열을 일으키러 왔다.
한 가정에 다섯 식구가 있다면 이제부터는 세 사람이 두 사람을 반대하고
두 사람이 세 사람을 반대하여 갈라지게 될 것이다. 아버지가 아들을 반대하고
아들이 아버지를 반대할 것이며 어머니가 딸을 반대하고 딸이 어머니를 반대할
것이며 시어머니가 며느리를 반대하고 며느리가 시어머니를 반대하여 갈라질
것이다.”
◆루가복음에서 22,`55를 제외하고는 ‘불’이라는 단어는 모두 예수님의 심판을
상징하는 말로 사용되었습니다.(3,`9.`1617;9,`54;12,`49;17,`29) 불은 물과
더불어 정화의 상징입니다. ‘불을 지르러 왔다’라는 파격적인 말씀은 긍정적인
의미로, 세상을 정화하겠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몇 해 전 고향 동네에 큰 산불이 났습니다. 불은 삽시간에 숲을 잿더미로 만들었
고 산은 흉측한 몰골을 드러내 놓고 지날 때마다 얼굴을 찡그리게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작년부터인가 어머니는 자주 산에 가실 일이 생겼습니다.
불난 산에는 고사리가 많다는 말을 들었나 봅니다. 불난 산에 고사리가 많기도
하겠지만 불이 난 곳에선 유독 고사리가 눈에 잘 띄기 때문이겠죠.한번은 고사리
를 꺾다가 보니 점점 깊은 산으로 들어가게 되어 길을 잃고 헤메는 사건이 벌어지
기도 했습니다. 그러고도 뭐가 그리 재미난지 한동안 계속 산에 오르셨답니다.
불길이 휩쓸고 간 자리, 아무것도 없는 그곳에서 성장이 빠른 고사리는 어머니의
표적이 되고 만 것입니다.
세상이 겪어야 할 ‘성령과 불의 세례’(루가 3,`16 참조)는 하느님 나라에 가기
위한 관문입니다. 그 너머 불난 자리에 고사리순이 쑥쑥 자라듯 하느님 자녀들이
또렷이 서 있을 것입니다. 예수께서는 수난의 여정을 ‘세례’라는 말로 표현
합니다. 그것은 몹시도 괴로운 현실이었습니다.
분열과 고난의 세례는 예수께서 우리보다 먼저 겪으신 일이었습니다. 그분은
하느님께조차도 버림받은 채 혼자서 그 길을 가셨지만 교회는 앞장서서
승리하신 그분과 함께 그 세례를 받을 것입니다.
이정석 신부(전주 가톨릭신학원)
† 【 안나의 묵상나누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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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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