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전교주일-우리가 맡은 일(10/24)
작성자이철희 쪽지 캡슐 작성일2004-10-23 조회수1,231 추천수10 반대(0) 신고
 

‘민족들의 복음화(福音化)’를 위한 미사 - 주일

             이사야 2,1-5          로마서 10,9-18       마태오 28,16-20

     2004. 10. 24.  홍제4동

주제 : 우리가 맡은 일

찬미 예수님!

소리도 소문도 없이 어느덧 계절은 바뀌어 가을이 되었습니다.  한 달 전쯤 추석을 지내면서 가을이 시작될 거라는 생각을 했습니다만 그때는 날씨가 무척이나 더웠는데, 엊그제는 가까운 인왕산도 점차로 가을 옷을 입으려고 준비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저는 쉬운 걸음에 인왕산에만 갔습니다만, 아마 건너편의 안산도 마찬가지 모습일 것입니다.


가을은 수확의 계절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홍제동 지역은 농사짓는 곳이 아니기에 농작물의 수확을 말하는 이야기하는 가을에 수확하는 모습을 보기는 어렵습니다.  직장에 다니는 사람은 매달 한 번씩 월급을 받을 것이 수확의 모습일 것이고,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은 쉬는 날을 빼고는 늘 그날이 그날인 것처럼 지내는 삶을 모아 미래의 어느 순간에 수확의 기쁨을 얻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도시에 사는 우리는 1년에 한 번씩 특별한 자세로 농작물을 거둬들이며 거기에서 기쁨을 얻는 모습과는 다른 생활을 합니다.


이러한 가을, 수확의 계절에 맞춰 교회에서도 오늘을 전교주일, 민족들의 복음화 주일로 지냅니다.  수확이란 씨앗을 뿌리고 그 씨앗이 우리에게 돌려주는 결실로 양식을 삼으려고 하거나  다음해에 다시 쓰기위해서 거두어들이는 것을 말합니다.  하지만 교회에서 말하는 수확의 의미는 조금 다릅니다.  교회가 말하는 수확은 우리가 유지하고 사는 신앙과 내가 드러내는 신앙인의 삶에 다른 사람들을 초대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렇기에 수확이라는 표현은 같은 것을 쓰더라도 우리가 드러낼 삶의 자세는 달라야한다는 것입니다.


신앙인으로 사는 우리가 드러내야 할 올바른 자세는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이 질문에 응답하는 방법은 ‘내가 언제 신앙인의 모습을 보이는가?’하는 질문에 대답하는 것입니다.  한 주일에 한 번 성당에 올 때만 신앙인이고, 성당 공간을 벗어나거나 대문을 나서기만 하면 신앙인이 아닌 사람처럼 산다면 보통 문제가 아닙니다.  성당을 향할 때는 신앙인이라고 미사를 마치고 집으로 향할 때에 신앙인이라는 정신을 잊어버리는 삶이라면 심각한 수준이라고 할 것입니다.


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이 세상에 남겨놓고 하늘로 오르시기 전, 올리브산 위에서 제자들에게 하신 마지막 부탁의 내용을 전하고 있습니다.  복음에는 제자들이 어떤 일을 해야 할 것인지 그 내용만 적고 있습니다만, 각자가 하는 일이 힘을 발휘하여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합당한 자세를 갖추어야 할 일입니다.  합당한 자세란 옷을 멋있게 차려입고 머리를 잘 매만져서 다른 사람들이 나를 쳐다보고 칭찬하려는 듯이 겉모습에만 신경을 쓰는 것은 아닙니다.  비록 겉모습으로는 다른 사람들이 멋있다고 말해주지 않아도, 예쁘고 멋있다는 소리를 들을 만큼도 아니고, 다른 사람들이 나를 흉내 낼 만큼은 아니어도 사무엘 역사서에 나오는 것처럼 ‘사람들이 보는 겉모습과는 달리 속마음을 보시는 하느님(1사무엘 16,7)’의 뜻을 헤아리고 헤아린 만큼 실천하는 일이 합당한 자세가 된다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말씀하십니다.  당신은 하늘과 땅의 모든 권한을 받았다고 말입니다.  제자들 앞에서 그 말씀을 하신 것은 그 권한을 제자들에게도 주신다는 뜻으로 알아들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하느님께서 인간에게 주신 권한을 행사하는 사람들이 어떤 자세로 살아야 하는지 생각할 수 있어야 할 일입니다.


그것은 하늘과 땅을 내 뜻대로 움직이고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권한을 거만하고 오만한 자세로 내 마음대로 하라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을 기억하고 하느님을 공경하는 자세로 하늘과 땅을 대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럴 때에야 우리가 하는 행동들이 하느님의 뜻과 일치할 수 있으며, 그럴 때에야 하늘과 땅은 인간에게 순종한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신앙인들입니다.  그 신앙의 내용은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하여 자신의 온 몸과 정신을 바치신 예수그리스도의 삶의 정신을 근간으로 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신앙을 가진 사람들로서 올바로 살 때에 지금까지 하느님을 알지 못하고 자기 뜻대로 살았던 사람들도 우리가 보이는 삶에 초대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 이사야 예언서의 말씀입니다.  우리가 하는 일을 따라서 이민족의 사람들도 하느님을 찬미하고 공경할 수 있도록 본보기의 삶을 사는 것은 참으로 중요한 일이면서 소홀히 여기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오늘은 전교주일, 신앙을 가진 사람으로서 기쁘게 살고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이웃들에게 기꺼운 마음으로 보여주어 우리와 같은 삶에 이웃을 초대하는 날입니다.  내 주변 다른 사람들이 나와 같은 믿음을 가진 사람으로 살 수 있느냐 그렇지 않으냐하는 것은 전적으로 우리가 이웃들을 향하여 보이는 삶의 본보기가 어떠한가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을 기억해야 할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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