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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97) 짝궁의 다리통
작성자이순의 쪽지 캡슐 작성일2004-10-28 조회수1,055 추천수6 반대(0) 신고

2004년10월28일 목요일 성 시몬과 성 유다(타데오) 사도 축일 ㅡ에페소서2,19-22;루가6,12-19ㅡ

 

              짝궁의 다리통

 

 

나는 가끔

짝궁과 보낸

첫날 밤을 생각한다.

누구에게나 첫 밤은 로맨스일 것이다.

 

서툰대로.

기쁜대로,

떨리는대로,

두려운대로

어색한대로,

...........! 

 

그러나 나의 첫 날 밤은

짝궁의 다리통이다.

그렇게 굵고 단단한!

불뚝거리는!

사내의 다리통은

처음이었다.

진짜 굵고 무서웠다.

 

지금 짝궁의 다리통은

가늘어 지기만 한 것이 아니다.

고단한 잠결에 누운

머리결은 백발이고

검고 거칠어진 피부에

세월만큼! 

흔적만큼!

굳어진 얼굴은

웃어도 근심을 담고

쓰려도 미소가 흐른다.

  

아직은

힘이 모자라 보이지는 않지만

탱탱하지 못하고

벌써 쪼글한!

처진!

힘 잃은!

가죽이

쓰다 남은 살들을

부여잡고 있다.

 

맞다.
첫 날밤에 짝궁의 다리통은 엄청 굵었는데

기둥보다 단단한 힘으로 서 있었는데 

지금은 새 다리 되어

기운없이 누워있다.

만저보니

출렁거린다.

 

하지만

짝궁의 다리통은 있다.

없어지지 않고!

차돌보다 탱글탱글하고!

참나무보다 기운 센!

자식놈의 장단지다. 
내 아들 놈의 다리통은

이 어미의 허리통 하고 맞묵는다.
짝궁의 다리통 살만 묵고

새끼가 자랐는가 보다.

저렇게 옹골진 내 아들은

짝궁의 살점인가 보다.

 

ㅡ그 무렵 예수께서는 기도하시려고 산에 들어가 밤을 새우시며 하느님께 기도하셨다. 날이 밝자 예수께서 제자들을 불러 그 중에서 열둘을 뽑아 사도로 삼으셨다. 루가6,12-13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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